집을 계약했다. 이번 한주는 이것때문에 엄청 스트레스 받았는데 지금은 많이 가벼워졌다. 뭐 예상하지 않은 일은 벌어질 수 있고 그동안 죽 잘 해결해왔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가는 길에 보니 벚꽃이 너무 만발해서 참 뜻깊은 날에 계약했구나 싶었다.
불광천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이들, 연인들의 설레는 표정, 푸드트럭에서 뭘 사먹는 사람들을 구경하는데. 뭔가 여행 온 기분이었다. 난 변화를 두려워하는 편이라 스무살때부터 죽 살았던 서울 북동쪽에서 벗어나기 싫었는데. 옆에서 이끄는대로 이번엔 그냥 따라온 느낌이다. 게다가 첫번째로 부동산 거래를 하는거라서 더더욱 떨리고 이런 저런 리스크를 걱정했는데. 사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미래에 어떻게 될지는 예측할 뿐 정확히 알지 못하고. 지금 있는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믿을 수 밖에 없다.
계약 후 점심 먹으러 마마수제만두에 갔다.
다른것보다 특히 쇼마이새우 딤섬이 맛났다. 짜장면은 평범했고 볶음밥은 그냥 그랬다. 다음에 오면 가지고기튀김에 칭따오를 먹어야겠다.
아내가 이 근처 맛집을 다 알아본 관계로 커피집도 근처로 갔다.
파브스 커피. 처음엔 커피집 앞에 사람들이 많아서 기다리나. 했더니 그냥 테이크아웃 기다리시는 분들이었다. 강아지 데려온 분들이 많았다. 주문하는데 일하시는 분이 적립할거냐고 해서 서로 이야기하다가 이사오려고 해서 처음 왔다고 하니 은평 너무 살기 좋다고 하셨다. 음.. 그냥 말이었지만 기분 좋은 말이었다. 커피 맛도 괜찮았지만 그 친절한 말 한마디가 기억에 남는 곳이었다.
근 몇년간, 생각해보면 회사 위치를 옮긴 이후에 뭔가 너무 대충 대충 산 느낌이다.
내가 이렇게 고생해서 출퇴근하는데. 하는 걸로 모든걸 정당화 시키는. 그 후에 게임기를 산 후엔 게임을 하고. 예전에는 북토크나 공연, 독서모임 등에 참여하고. 새로운 것들을 대하는데 좀 더 거침이 없었던 것 같은데. 나는 늘 계획을 세우고 리셋시키고 새로 하는걸 좋아하니. 이 기회에 완전히 새롭게 새로 시작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