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백 - 동네
'우린 손을 꼬옥 잡고 음식물 쓰레기를 지나
새로 생긴 술집에 들어가서 많은 음식물을 남겼지.
뼈를 끓이고 또 끓였다.
살을 바르고 발랐다.
엉망진창인 역사 속에 놓인
어수선한 내 부엌에서
더러운 동네에서 어여쁜 동네까지
어여쁜 동네에서 더러운 동네까지'
몇 년 전 친구와 북촌 계동의 밤 골목을 걸었다. 낮에는 자주 왔던 곳이지만 밤에 온 건 처음이었다. 동네 사람들과 마을버스, 자동차만 간간이 지나다녔다. 기분 좋은 밤공기에 아주 조용했고 쓰레기 냄새도 없었다. 우리 동네의 소음과 노상방뇨, 악취와 너무 달랐다. 같은 동네를 사는 친구와 우리 동네와 이 동네의 차이를 한참 이야기하며 걸었다.
친구와 난 유독 백현진과 방준석이 만든 밴드 방백의 동네를 좋아했다. 이 노래를 들으면 함께 다닌 서울의 동네가 눈에 선하다. 결혼 전 우리가 각자의 가족과 함께 살던 그 동네는 더럽고 애잔한 동네였다. 그리고 계동 같은 어여쁜 동네가 있었다.
결혼 후 우리도 번듯한 동네로 이사 왔다. 음식물 쓰레기 냄새도 나지 않고 길고양이가 쓰레기 봉지를 뒤지지도 않는 그런 동네다. 참 편하고 좋다.
하지만 우리가 십 년 넘게 산, 수없이 욕했던 그 동네가 가끔 생각난다. 막걸리 맛집 가게로 기억되는 곳, 누군가에겐 할아버지들의 홍대 앞인 동네, 그렇게 잠시 뜨내기처럼 와서 그곳을 소비하고 평가하는 사람들의 재수 없는 이야기엔 잠시 귀를 막고 그냥 그곳에서의 시간을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