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철 - 컴퓨터 세상

by 한박달


컴퓨터 세상은 신윤철 2집 녹색정원(1992)의 첫 번째 트랙이다.


노래를 반복해 듣던 때가 있었다. 보컬과 곡 모두 매력적인 곡이지만 누군가 명곡이냐고 묻는다면 대답을 얼버무릴 것이다.


모두의 명작이 될 수 없는 나만의 명작 컬렉션이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으로 이규형의 청춘물, 마영신의 만화, 신윤철의 솔로 앨범을 꼽을 수 있다. (이규형의 작품은 길티 플레져에 가깝지만.)


우리들의 세상 아름다운 하늘 아래 바쁘게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들의 세상 너무 외로워 보여 나는 손을 내밀어 노래하지만
이 세상 위에 메아리치네


컴퓨터 세상 같은 삭막한 시대에 손을 내밀어 노래하지만 노래는 메아리로 돌아올 뿐이라는 내용이다.


컴퓨터, 핸드폰이 없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오늘 춘천마라톤을 뛰고 집에 오는데 전철에 있는 대부분이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핸드폰을 보는 것 자체보다 모두가 비슷비슷해지는 상황이 재미없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 빨간 옷을 입고 오 필승 코리아 응원하듯 모두 오 필승 핸드폰만 외치는 것 같아 무서웠다.


(전철에서만큼은) 핸드폰으로 뭔가를 하는 시간보다 가만히 멍 때리는 백지 같은 시간이 보다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신윤철의 컴퓨터 세상을 현재 시점의 핸드폰 세상으로 바꾼다면?

누군가의 노랫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는 방법은 딱 하나밖에 없다.

손에 있는 핸드폰을 빼앗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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