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에 - 블랙커피
매년 겨울은 찾아온다. 겨울이 찾아온 걸 알려주는 징표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스타벅스 프리퀀시 이벤트도 그중 하나다.
올해도 어김없이 이벤트가 시작된 걸 보니 겨울이 왔나 보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뜨거운 커피 한잔이 간절해진다.
한때 난 커피 맛을 몰랐고 카페에 갈 돈도 없었다. 대학 시절엔 카페 가는 사람들, 특히 남자들에게 '돈이 많은가 봐' 하며 비꼬곤 했다. 그러나 사람 일은 모르는 법, 취업 후 습관처럼 스타벅스에 들러 커피 한잔에 책을 읽곤 한다. 알아야 이해할 수 있다. 모르는 걸 아는 척하거나 자신의 무지를 부정하는 건 비열한 짓이다. (홍상수 감독의 '잘 알지도 못하면서'는 최고의 명작이었다.)
예전엔 블랙커피라는 말을 일반적으로 사용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제 블랙커피라는 단어는 여러 용어로 세분화되었다. 그만큼 커피 문화가 대중화된 셈이다.
블랙커피라는 단어를 들으면 과거 활동했던 블랙커피란 개그맨 듀오와 더불어 강산에 2집 나는 사춘기에 실린 노래 블랙커피가 생각난다.
한 모금에 너의 따뜻한 그 손길을
한 모금에 너를 가슴 가득 느끼며
마지막 남은 한 모금 쓰디쓴 헤어짐
그런 이유 있기에 커피는 블랙을~
쓰디쓴 블랙커피처럼 어른의 사랑 또한 씁쓸하다고 생각했다. 커피도 사랑도 너무 멀게 느껴졌던 초등학생에겐 당연한 결론이었다.
어릴 때엔 유난히 사랑 노래가 많았다. (그 반대편엔 사회를 비판하는 노래가 있었다.)
비슷비슷한 러브송이 지겨웠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전형적이고 뻔한 가사에도 곱씹을 부분이 있다.
마시면 마실수록 달라지는 블랙커피처럼 사랑 또한 시간이 흐르며 바뀐다는 것, 그걸 알기에 씁쓸하지만 커피를 통해 추억할 수 있기에 그 씁쓸함마저 감내하겠다는 노랫말이 참 씩씩해 보인다.
넌 할 수 있어로 메가 히트를 했던 2집 나는 사춘기, 이 앨범은 깔끔한 록 넘버에서 서정 넘치는 발라드, 희망가까지 참 없는 게 없는 앨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