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년 빵을 기억해요 (이장혁 홈페이지에 쓴 글)

by 한박달

05년 빵을 기억해요.


06년 1월에 입대하기 전
여러 공연을 봤습니다.
그런데 그런 공연이 있잖아요. 별다른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엄청 좋은 공연들. 빵에서 다방밴드와 함께 나온 이장혁 씨 공연이 제겐
그랬습니다. 다방밴드의 공연이 끝나고 몇몇 시끄러운 치들이 나가고,
내부는 어느 정도 정리된 상황이었죠. 그때 기타 하나 매고 또 모자를 쓰고 앞으로 나오셨거든요.
전 처음에 긴가 민가 했어요. 옛날에 아무밴드 시절 서브에 나왔을 때는 엄청 키도 크고 덩치도 우람하겠거니 생각했는데
제 예상과는 전혀 달라서 음... 하고 멍하니 있었어요.
근데 음악을 연주하고 또 그것을 들으면서 거의 처음으로 빵에서 불편함을 안 느꼈어요. 빵 특유의, 내가 아닌 그들만의 공간
같다는 느낌. 그래서 들어가는 출입구에서부터 이질감을 느꼈는데 장혁 씨의 노래가 참 좋아서
그 노래에 그만 집중해 버려서, 나 자신도 잊어버리고 그 노래에 마음을 놓아버렸나 봐요.

그리고 그 후에 1집도 듣고 몇 번의 공연을 더 보고, 군에 입대했는데
이등병 때 스무 살의 가사가 절절하게 느껴졌어요. 특히 첫 구절에 나온 '아니라는 곳으로 형들은 떠나버렸다는.'
그곳에서 나는 형들을 바라보는 화자의 입장에서 이제는 형, 그리고 어른이 된 느낌이 진했거든요.
하지만 계급이 올라가고 시간이 흐르니 몸과 마음은 다시 느슨해지고 그리고 전역을 했죠.

그 후 음악을 듣는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예전에 듣던 음악을 듣고
새로운 음악을 들으려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장혁 씨의 2집을 들어보려 합니다.
몇 곡 듣고는 잘 모르겠네요. 좀 더 들어봐야겠어요.

여하튼 공연에 꼭 한번 또 가고 싶습니다. 빵보다는 좀 더 밝은, 풀밭이 있는 야외에서 그리고 낮에 하는 연주가 보고 싶어요.


[이장혁님의 답변]


반갑습니다. 저는 그저 작은 사람이지요.^^
다방밴드하고는 2번 정도 같이 한 것 같습니다. 한번은 아주 크게 실수한 적도 있었어요.

2집은 1집과 다릅니다. 1집의 느낌을 기대하고 들으시면 2집은 다소 힘드실지도.

야외 공연은 될 수 있으면 안하려고 합니다. 소리가 모아지질 않아서 공연하기 상당히 힘들어요.

감사합니다. 추운데 감기 조심~





전역 후 이장혁 2집이 발매됐을 무렵 이장혁 홈페이지 게시판에 썼던 팬레터입니다.


아무밴드부터 이장혁 1집까지, 이장혁이 쓴 가사를 참 좋아했습니다. 나도 그렇게 스스로를 표현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내일은 이장혁 또는 아무밴드의 앨범을 이야기할까 합니다. 겨울바람이 차갑습니다.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비타민C를 자주 먹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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