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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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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ment books Oct 24. 2018

순간들

어디에서, 무엇을

0. 순간들


순서


어느 순간부터 나는,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가르치는 듯한 어투로 이런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


"최소한 초등학생 때에는 헤르만 헤세를 읽어야 합니다(예를 들면 <데미안> 정도는 말이죠). 중고학생 정도가 되었는데 괴테를 모른다면 그것은 이상한 일이죠. 그리고 대학생이 되었다면 당연히 도스토예프스키를 읽고 있어야 합니다."


지금 이런 식의 '전형적인 순서'를 따질 생각은 없다.

좀 더 나이가 들어서 보니, 위 인용한 작품들도 상황과 맥락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로 읽히는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소재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모든 것들. 


프루스트가 아침 식사 때의 한 순간을 '영원한 무엇'처럼 만들었는데, 

사실 우리 모두 (표현의 세심함의 차이는 물론 있겠지만) 그 순간들을 경험하고 있다.  

그리고 그 순간들은 의미를 부여하는 주체에 따라 언제나 가장 좋은 순간들이 될 수 있다.


가장 좋은 순간들이라 함은 희극과 비극 양 극단을 모두 포괄하면서, 

미처 다 채우지 못한 이야기의 부분들은 '아이러니'가 채우고 있는 순간에 마주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런 이야기들은 다른 사람들의 흥미를 유도하지 못할 때도 있을 것이다.

Blur의 <Best Days>의 가사처럼 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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