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MD의 일주일 - #1월 4주차

이제는 우리 모두 모두 기업가, 그러나 누구도 누구도 안전하지 않지.

by 선명


이 주의 예술책 : 실비오 로루소, 『앙트레프레카리아트』, 유연성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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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소개하고 싶은 책이 있어서 이번주는 책 이야기를 서두에 꺼낸다. 책이 나온 지는 한참되었으나…지난주 미팅에 오신 출판사 분의 이야기를 듣고 감응하여 읽음.


책의 표지에는 두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표1에 작게 인쇄되어 붙여진 명함은 영화 <아메리칸 싸이코>의 그 유명한 명함씬에 나오는 명함 규격으로 만들어진 책의 제목과 저자, 출판사 소개이고 표4에 걸쳐 있는 할아버지는 이른바 ‘고통을 숨기는 해럴드 아저씨‘ 라는 밈의 주인공이다. 오랜 세월 전기공으로 일했던 헝가리인 해럴드는 은퇴 후 스톡 이미지 모델로 활동하는데, 특유의 억지스러운, 무언가 숨기는 듯한 가짜 미소로 유럽인의 이중성에 대한 풍자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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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EF%BC%BF5155.PNG?type=w773 해럴드 아저씨는 유명한 아저씨다

앙트레프레카리아트는 기업가를 뜻하는 기업가(entrepreneur)와 불안정한 노동자라는 뜻의 프레카리아트(precariat)의 합성어로, 기업가처럼 삶을 기획하는 압박 속에 있는 불안정한 개인들의 시대적 정체성을 의미한다.


그 어떤 개인도 에디터, 창작자, 기획자, 프리랜서가 될 수 있는 자유와 기회가 무한한 세상이 온 것 같지만 실상은 불안과 불확실성의 연속이다. '삶을 큐레이션하라', '일상을 기획하라', '자신을 브랜딩하라' 와 같은 '기업가 정신'의 문구들은 특정인들만이 아니라, 질적인 삶을 위해 우리 모두가 당연히 지녀야 할 삶의 방식이 되었다. 실비오 로루소는 디자이너이자 연구자로 ‘디자인’이라는 렌즈를 통해 오늘날의 불안정한 삶을 포착한다. 인스타그램 피드, 자기계발 명언, 재택근무 가구 광고, 스타트업 오피스 사진, ‘성장하는 나’라는 환상. 이 모든 것이 어떻게 불안정성을 포장하고 디자인하는지, 이렇게 디자인된 사회가 어떻게 우리가 '앙트레프레카리아트'가 되도록 가르치는 지를 시커먼 유머로 풀어내는데, 작가의 심술이 일품이다.

output%EF%BC%BF2610486655.jpg?type=w773 행동하지 않는 순간, 그 정적마저 곧 썩어가는 자본으로 여겨진다.
IMG%EF%BC%BF5157.jpg?type=w773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아무도 당신을 받아주지 않는다는 게 이들의 경고다

열심히 열심히 썰 푼 덕분에 오늘의 책에도 선서되었다. 재미있는 책과 재미있는 기획을 더 많이 해보고 싶습니다. 교보문고 예술 MD에게 연락주세요...

IMG%EF%BC%BF5092.jpg?type=w773 저도요

어떤 기획단 2기 선발 과정이 모두 끝났다. 500여명의 지원자 가운데 24명이 면접을 봤고 그 가운데 8인을 뽑았다. 기존 4인을 뽑으려고 했던 계획에서 정원이 두 배나 늘어났고 기존 어떤 계정에 대한 피드백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 깊생하게 되었음. 내가 하겠다고 시작한 설레발이 이렇게 큰일이 될 줄이야? 회사 들어와서 벌인 일 중에 가장 큰 규모의 프로젝트가 되어버린 건에 대하여...

우리 모두가 좋은 친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뿐이다 아직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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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png?type=w773 안된다고 해도 길게 이야기했을 것이다

이틀간 면접을 휘몰아쳐서 마치고, 합격자 발표를 하고 나니 뮤브 녹음이 코앞이었다. 진짜 막 5시간 뒤 녹음이었음. 좋아하는 음악 에세이에 대해서, 그리고 음악으로 글쓰는 일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졌고 좋은 주제 선정이었다고 새삼 생각했다. 두 분의 진심이 담긴 에세이 낭독을 듣는 일이 생각보다 더 감동적이었다. 내 글을 써가는 과제가 있었기에 평소보다 더 부담스러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책 소개하는 일보다 마음이 편했다. 욕 먹을 거면 나만 먹는 게 나으니... 내게 돌을 던져라! 방송은 늘 그랬듯 목요일 오후 1시에 업로드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뮤브 팟캐스트에서!



금요일 겨울 예술살롱 1회차 북토크가 마무리되었다. 금요일 밤이었음에도 노쇼가 거의 없었음에 감사. 작가님 두 분 케미스트리가 너무 좋아서 나까지 즐거웠고 새로 공사를 마친 워켄드 홀에서 하는 행사는 처음이었는데 훨씬 준비가 수월했다. 회사에서 진행하는 일 중에 가장 할 거 많고 사고날까 긴장하는 일 중 하나지만 오시는 분들이 잘 즐기고 가는 걸 보면 결국 또 하게되는...열정페이의 현장...두 번째 북토크도 곧 매진이다.



1월부터 쉬지않고 일하고 있고 주말에도 일하느라 시간이 후루룩 가버렸다. 가만히 있어도 일이 척척 붙는 중. 다음주 뉴욕 특별편으로 돌아오겠습니다.(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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