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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고있는땅콩 Jan 11. 2021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말이야,


사람 냄새가 고픈 사람, 그래서 사람 풍경을 외면하지 않는 사람.

다른 이를 위해 요리 하나쯤은 만들어 내놓을 수 있는 사람.

아는 것이 많지만, 지식보단 경험으로 배운 사람.

함께 불행해져도 함께라는 것에 더 짙은 의미를 두는 사람.

누군가의 밥공기 위에 반찬을 얹어본 적이 있는 사람.

예쁘거나 잘 생기지 않아도 맑게 웃을 줄은 아는 사람.

쭈뼛대며 꽃을 사보거나 쑥스러운 손편지를 써본 적이 있는 사람.

사람으로 시름시름 앓아봤던 적이 있어 마음 한켠 상처 하나쯤 가진 사람.

아이들의 천진한 언어를 돌볼 줄 아는 사람.

여행이 고플 때면 지금 당장 떠나버릴 줄도 아는 사람.

애를 좀 먹더라도 감정을 표현하고자 삶을 기울이는 사람.

그리운 시절 하나쯤은 가슴에 품고 사는 사람.

음치거나 몸치거나 때때로 천치 같은 행동을 보이기도 하는 사람.

샤갈을 좋아한다 말하지만, 유치하다 놀림받을까 어피치*를 좋아하는 마음은 숨기는 사람.

때로는 내리는 비를 그냥 맞아볼 줄도 아는 사람.

보고 싶은 사람 때문에 먼 길을 떠나기도 하는 사람.

쿨한 척을 해놓고 속앓이를 하거나, 지난 밤이 부끄러워 이불킥을 해본 적이 있는 사람.

노을이나 한여름이 잘 어울리는 사람.

사랑한다는 말의 의미를 되새기며 보관할 줄 아는 사람.


당신의 모습으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설명하게 만드는 사람


*어피치 : 카카오톡 캐릭터




[사진 : 프라하, 체코 / 비엔나, 오스트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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