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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해 May 10. 2020

재택 살이 #1 자전거 타기

COVID-19, 달라진 세상

재택근무

COVID-19로 세상이 어수선해지면서, 회사의 지령에 따라 나도 2월 27일부터 재택근무를 시작하게 되었다.


PT 중단

작년 봄부터 건강을 위해 일주일에 두 번씩 PT를 받아왔었다. 그런데 회사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재택근무를 권하는 상황이라, 사람이 있는 곳에 가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당분간 PT를 포함한 체육관에서 하는 운동은 쉬기로 했다.


한강 산책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3~4주 정도 집에서만 지내니, 물렁한 연체동물이 되어가는 것도 같고, 답답하기도 하고, 조금은 우울감이 생기는 것도 같았다. 고민 끝에 사방이 트인 한강에 가서 산책하는 건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나가보았다. 아직 운동했던 기운이 남아서 그런 지 한강에 도착하니 뛰고 싶어 졌다. 한강을 보며 달리니까 생각보다 힘들지도 않고 기분이 좋았다. 이때 쌩쌩 다니는 자전거들을 보며 이제 자전거를 타보자고, 어떤 계시를 받았다.


건강한 취미

자전거 연습

자전거 연습 이력

자전거를 배우려  적은   있었다. 처음엔   정도에 친구와 함께 친구 오빠에게서 배웠다. 친구가 먼저 배웠는데, 자전거를 타면 오빠가 처음엔  잡아주다가 나중에 손을 놓아버리는 모습을 보고,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차례자전거를 타고서는 오빠가 손을 놓을까 봐 뒤만 쳐다보다가 결국은 배우지 못했다(당연한 결과). 그다음 연습 때는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져서 얼굴을 많이 긁히는 바람에 알려주던 친구가 크게 놀라 그만두었다( 조금  타고 싶었는데).   전에 연습했을 때는 거의   있었는데 가고 싶은 방향으로  가고 반대로만 조금씩 가는 상태에서 춥고 힘들고 지쳐버려서, 아쉽지만 그만두었었다.  뒤로도 자전거를 타고자 하는 욕심으로 호시탐탐 노렸지만 기회는 쉽게 생기지 않았다.


연습 1일 차

자전거 연습의 첫 퀘스트 -도산공원으로 이동하기

따릉이 앱에 가입해놓고 자전거  날을 기다린지는 벌써  년이 넘었다.  근처의 자전거 보관소에서 연습할  있는 공터까지 가는 거리를 재어보다  어렵게 느끼며 포기하곤 했었는데 이상하게 이번엔 뭔가 이유 없이 잘할  있을  같은 느낌이 있었다. 요즘 사람들이 오랜 시간을 들여 달고나 커피를 만드는 데에 빠져든 것처럼 나도 뭐라도 끈기 있게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자전거 보관소에서 공원까지 자전거를 모셔간다는 것이, 왕초보의 입장에서   아주 멀게 느껴졌지만 일단 자전거를 빌려서 가져가 보기로 한다.


4 , 하늘도 맑고 따뜻하고 자전거 타기를 연습하기에도  좋은 날이다. 오랜 망설임이 무색해질 정도로 어렵지 않게 자전거를 데리고 도산공원에  도착했다. 정문  공간이 그나마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서 천천히 왔다 갔다 해보았다. 처음에는 자전거에 두발을 모두 올리는 것도 어려웠는데 조금  연습을 하니 두세  정도는 발을 구를  있었다. 그런데 사람이 지나가면 피해야 되는데 마음과 다르게 자꾸 그쪽으로 방향이 간다. 그래도 시간을 들여 연습을 하니 겨우   있게 되었다. 안창호 선생님 동상 주변을 뱅뱅 돌았다. 산책로를 따라 조금  타보고 싶지만 위험할  같아서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를 하기로 한다. (현재 자전거는 공원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안창호 선생님 댁에서의 첫 자전거 연습


한강에서 자전거 타기

연습 2일 차 반포대교까지

공원에서 연습을 했으니 한강으로 가서 실전을 치러보기로 한다. 운전면허를 딴지   만에 차를 사고, 연수도 받지 않고 한강을 건너 출근해버린 나는 어디 가지 않았다. 오늘도 다른 자전거가 지나가는 느낌이 들면 반듯이  가다가도 그쪽으로 기울어져서 위험했다. 자전거가 많고 지나가는 길도 비켜줘야 하는 한강의 자전거 길은 공원과는 많이 달랐다.  옆에 울타리가 없는 곳이면  오히려 더 기울어지곤 해서, 강으로 떨어질까  조마조마했다.

연습 2일 만에 반포대교를 오다니 뿌듯하다.


연습 3일 차 잠실대교

이번에는 잠실 방향으로 가보았다. 반포 쪽보다는  여유 있고 사람도 많지 않아서 좀 편해진 마음이다. 강이 굽어지면서 넓게 보이니  마음도 트이는  같고, 자전거를 타면서 만나는 바람이  고민과 걱정도 흩트려주고 가는 것만 같았다. 사람들이  자전거를 추월해서  때는 지나간다는 말이나 따르릉 소리를 내면서 간다.  소리에 여전히  마음과 다르게 소리가 나는 쪽으로 기울어지곤 하지만 조금 나아지고 있.

자전거로 잠실대교 가기

한강을 지나는 자전거 중에 따릉이 이용자는 30~40% 정도 되는  같다. 자전거  사람이 없는데 만든다고 따릉이 생길  욕하던 사람도 있었던  같은데 생각보다 사람들은  이용하고 있는 듯하다. 자전거   왼쪽에  힘을 줘서 그런  왼쪽  옆구리가 아프다. 팔에도 힘을 잔뜩 고 있는데 어깨는 아직 괜찮은  같다.


퇴근 후 따릉이

재택근무 시간은 09~18 동안이다. 저녁 6 반쯤에는 해가 지기 시작하는데 그전에 자전거를 타기 위해, 일이 많아서 매우 어려웠지만 제시간에 마치고 나갈  있게 노력했다. 한강에서 노을이 지는 것을 보면 정말 예쁘기 때문이다.

퇴근 후 석양과 함께 한강에서 자전거 타기


자전거로 통근하기

격일 출근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날마다 줄어들고는 있었지만 아직 일일 확진자 수가 50명 전후여서 거리두기 생활을 하고 있던 어느 날, 회사에서 이제 격일 출근을 하라는 지령이 왔다. 아직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는 불안한데.. 자동차로 출근하려면 주차비를 매일 몇만 원씩 줘야 하는데.. 이삼일 대중교통으로 출근하며 생각해보니, 자전거로 다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릉이와 함께라면 못할 것 없지!

따릉이와 출근하기


따릉이로 퇴근하기

인도로 다니기엔 실력도 모자라고 위험할  있으니 한강을 지나가는 길로만 찾아서 자전거로 이동하고 나머지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보기로 했다. 퇴근  서울역에서 한강에 가까워 보이는 이촌역으로 지하철을 타고 따릉이를 찾아갔다. 저녁시간에는 따릉이 빌리기가 어려운데, 이곳의 따릉이 보관소는 주민센터  조금 외진 곳에 있어서 그런  자전거가   여유가 있었다. 자전거를 데리고 한강까지 가는 데는 5 정도 걸리는  같다. 반포대교까지 가서 잠수교를 따라 강을 건너간다. 중간에 오르막길이 있어 조금 힘들었지만 야경도 예쁘고 기분도 상쾌해졌다. 강을 건너니 익숙한 길이 나와서 그대로 집에  도착하게 되었다.

따릉이와 함께한 날들


3단 기어와 서서 타기 주법

최근(모두 최근의 일이기는 하지만 바로 며칠 )에는 발에 힘을 주어 서다시피 하는 자전거 타기 주법을 터득했다. 아직 엉덩이가 들려지지는 않지만 3단까지 놓고 중심을 앞에 두고   같은 느낌으로 다리에 힘을 주어 가면  빠르게 타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오늘은 5 정도 앞서갈  있었던  같다. 뿌듯하다고 할까, 빠르게 지나가는 자전거들에게 추월만 당하다가, 내가 전과 다르지 않게 타는데도 누군가를 추월할  있을 정도로 속도가 늘었다고 생각되어 기분이 좋았다.


다음 목표

자전거로만 출근하기

5월부터는 정상 출근을 하는 일상으로 돌아왔다. 대신, 되도록 사람이 적을  이동할  있게 출근 시간을 10~19시로 늦추었다. (출근 시간 선택이 가능하다.) 아침에 자전거로 출근을 하기 위한 것도 있다. 오늘은 퇴근  서울역에서 압구정을 지나  근처 따릉이 보관소까지  시간  정도 걸려서 도착했다. 다음  정도에는 출근도 서울역까지 자전거 만으로 가보려고 한다. 자전거 만으로 가는 퇴근을   해보니 출근도 이제 가능할  같다.


또 자전거로 할 일

자전거로 한강을 따라 양평까지 가는 길이 있다고 하는데, 힘이 더 생기고 자전거가 더 익숙해지면  길도 조만간 한번 가보려고 한다. 아직 빠른 속도는  나지만 미리 헬멧도 사고 안장 쿠션도 사두었다.


자전거를 타게 되어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을 위한 거리두기도   있고, 환경도 보호하고, 건강도 킬 수 있으니, 여러 가지로 시작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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