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어야 할 것 같은 곳
이른 봄이다.
밤엔 춥지만 낮엔 덥다.
한남대 강의 왔다가 우연히 눈에 들어온 저 목련꽃그늘 아래의 벤치와 테이블.
저곳에 앉아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어야 할 듯한 풍취.
16년 전 이곳에서 첫눈에 반했다고 믿었던 그이.
다시 이곳에 조금씩 친숙한 구성원이 돼보고야 깨닫는다.
난 그이에게 반한 게 아니라
이 캠퍼스에 반한 거라고.
허생과 성처녀를 연결해 준 건 짐승 같은 봉평 메밀꽃밭 위에 떠오른 달이었듯.
이 캠퍼스의가 주는 미적 감동이 내가 그를 사랑한다 스스로에게 세뇌한 거라고.
그이와 결혼하여
많이 고생했고 지금도 고생 중이지만.
내가 다시 그때로 돌아가 이곳에서 누군가를 만나 설렌다면
난 또 그를 선택할 것 같다.
난 아름다운 장소와 사연에 약한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