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화장실의 문을 여니 정말 거하게 확인해놓고 변기에 물을 안 내리고 간 누군가. 남편이 잠시 집에 들렀길래 화를 내면서 변기에 물 좀 내리라고 했더니, 남편 왈, 자신은 오늘 화장실에 안 갔단다. 큰애란다. 생각해보니 오늘 아침에 안방 화장실을 쓴 녀석은 그 녀석 하나밖에 없었다.
머쓱해진 건 잠시.
"설사던데. 그 녀석 응가가 왜 그 모양이지? 혹시 배탈 난 거 아닌가?"
마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남편이 삐졌다.
"그래, 남편 꺼면 화나고 아들 꺼면 걱정되고?! 흥! 그래 봐라!"
생각해 보니 내가 조금 너무 한 듯. 동일한 배설물인데 왜 그 출처에 따라 하나는 우웩이고 하나는 애처로움의 대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