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피는 가지가 간지러워 너도 나도 간지러워
2019.03.27.
강의 시간에 학생들 토론시키고 돌아다니다 우연히 눈에 들어온 창밖 풍경.
백발의 노교수일까, 흰색 모자를 쓴 신사이실까?
그의 발걸음을 멈추어 사진기를 들이밀게 한 저 목련.
난 이 풍경을 보고서야 목련이 만개한 줄 알았다.
토론 시간이라지만 엄연한 강의 시간인데.
이 풍경 덕에 꽤 성실한 교수인 나도 간만에 땡땡이.
저 노신사는 저 목련의 어디에 걸음이 잡혔을까?
자신의 머리색을 닮은 목련의 하얀 순수함일까.
홀로 화사한 목련의 민망함일까.
목련이 움트며 필 때 매우 간지러웠을 법한 목련 가지의 웃픈 사연일까.
나의 학생들은 목련보다는 조별 활동을 어쨌든 성실히 하여 내 눈에 들고자 열심이고,
나는 온통 저 목련과 노신사가 선사한 봄소식에 정신이 팔렸으니.
이 불온한 낭만은 아직 들킬 귀하가 없어 이 공간에 자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