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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밖 백선생 Nov 30. 2021

말할 수 없는 사랑

[사랑했지만] 김경호(2001)

[사랑했지만] 김경호(2001)

원곡: 김광석 / 작사, 작곡: 한동준


어제는 하루 종일 비가 내렸어

자욱하게 내려앉은 먼지 사이로

귓가에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그대 음성 빗속으로 사라져 버려

때론 눈물도 흐르겠지

그리움으로

때론 가슴도 저리겠지

외로움으로

사랑했지만

아 그대를 사랑했지만

그저 이렇게 멀리서 바라볼 뿐

다가설 수 없어

지친 그대 곁에 머물고 싶지만

떠날 수밖에

그대를 사랑했지만

그대를 사랑했지만


김광석의 대표곡인 <사랑했지만>은 원곡도 좋지만, 난 김경호의 리메이크 버전을 더 좋아한다. 곡이 록발라드로 편곡하기에도 잘 맞고, 김경호의 호소력 있는 목소리가 클라이맥스를 아주 잘 표현해주기 때문이다.


이 곡을 쓴 한동준이 궁금하다. 사랑하지만 혹은 사랑하기 때문에 이별하는 애달픈 마음이 노래에 담기는 경우가 많다. 현실에서는 그냥 떠날 핑계라고밖에는 생각하지 않았던, '그대를 사랑했지만 / 그저 이렇게 멀리서 바라볼 뿐 / 다가설 수 없는 그 마음'에 대한 이해가, 이제야 생겨난다. 나이 먹었다는 뜻.

사랑했지만 시작조차 할 수 없고, 진전될 수 없는 사랑이라면 그것처럼 외로운 사랑이 또 어디 있을까! 얼마나 아팠을까... 세상 사람들 다 이해 못 해주는 가운데 나 한 사람이라도 이해해준다면 조금 덜 아플까?

얼마나 아팠으면 이런 노래를 다 만들었을까. 그 아픔에 기대어, 그 아픔을 보듬고픈 마음으로, 꼭 안아주는 글을 나도 하나 써보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는 무거운 발, 조금이라도 더 편히 걸으라는 신발 같은 글을. <이해의 선물> 같은 글을.


이렇게 감동적인 노래를 선사해준 이에게 헌정하는 글을 시작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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