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의 대표곡인 <사랑했지만>은 원곡도 좋지만, 난 김경호의 리메이크 버전을 더 좋아한다. 곡이 록발라드로 편곡하기에도 잘 맞고, 김경호의 호소력 있는 목소리가 클라이맥스를 아주 잘 표현해주기 때문이다.
이 곡을 쓴 한동준이 궁금하다. 사랑하지만 혹은 사랑하기 때문에 이별하는 애달픈 마음이 노래에 담기는 경우가 많다. 현실에서는 그냥 떠날 핑계라고밖에는 생각하지 않았던, '그대를 사랑했지만 / 그저 이렇게 멀리서 바라볼 뿐 / 다가설 수 없는 그 마음'에 대한 이해가, 이제야 생겨난다. 나이 먹었다는 뜻.
사랑했지만 시작조차 할 수 없고, 진전될 수 없는 사랑이라면 그것처럼 외로운 사랑이 또 어디 있을까! 얼마나 아팠을까... 세상 사람들 다 이해 못 해주는 가운데 나 한 사람이라도 이해해준다면 조금 덜 아플까?
얼마나 아팠으면 이런 노래를 다 만들었을까. 그 아픔에 기대어, 그 아픔을 보듬고픈 마음으로, 꼭 안아주는 글을 나도 하나 써보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는 무거운 발, 조금이라도 더 편히 걸으라는 신발 같은 글을. <이해의 선물> 같은 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