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빛 낮 달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 임희숙(1984)
너를 보내는 들판에 마른 바람이 슬프고
내가 돌아선 하늘에 살빛 낮달이 슬퍼라
오래도록 잊었던 눈물이 솟고
등이 휠 것 같은 삶에 무게여
가거라 사람아 세월을 따라
모두가 걸어가는 쓸쓸한 그 길로
이젠 그 누가 있어 이 외로움 견디며 살까
이젠 그 누가 있어 이 가슴 지키며 살까
아 저 하늘에
구름이나 될까 너 있는 그 먼 땅을 찾아 나설까
사람아 사람아 내 하나의 사람아
이 늦은 참회를 너는 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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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새벽 나를 잠 못 들게 하는 가을비, 추적추적.
올 가을은 공유 도깨비가 많이 우울한가 보다.
이 노래에서 특히 꽂히는 단어가 있다.
'살빛 낮달'
뭔가 벌거벗겨진 듯한 기분이 드는 살빛 낮달.
애써 감추고 있는 진실이 다 들켜버린 것 같은 단어.
그래도 우린 주어진 하루를 살아야 하기에,
들켜도 아닌 척 그렇게 하루를 살며 울어야 한다.
모두가 잠든 밤, 몰래 홀로 추적추적 내리는 이 가을비처럼.
나밖에 알아줄 이 없는 외로운 가을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