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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밖 백선생 Nov 26. 2021

살빛 낮 달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 임희숙(1984)


너를 보내는 들판에 마른 바람이 슬프고

내가 돌아선 하늘에 살빛 낮달이 슬퍼라

오래도록 잊었던 눈물이 솟고

등이 휠 것 같은 삶에 무게여

가거라 사람아 세월을 따라

모두가 걸어가는 쓸쓸한 그 길로


이젠 그 누가 있어 이 외로움 견디며 살까

이젠 그 누가 있어 이 가슴 지키며 살까

아 저 하늘에

구름이나 될까 너 있는 그 먼 땅을 찾아 나설까

사람아 사람아 내 하나의 사람아

이 늦은 참회를 너는 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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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새벽 나를 잠 못 들게 하는 가을비, 추적추적. 

올 가을은 공유 도깨비가 많이 우울한가 보다.


이 노래에서 특히 꽂히는 단어가 있다.

'살빛 낮달'

뭔가 벌거벗겨진 듯한 기분이 드는 살빛 낮달.

애써 감추고 있는 진실이 다 들켜버린 것 같은 단어.

그래도 우린 주어진 하루를 살아야 하기에,

들켜도 아닌 척 그렇게 하루를 살며 울어야 한다.

모두가 잠든 밤, 몰래 홀로 추적추적 내리는 이 가을비처럼.

나밖에 알아줄 이 없는 외로운 가을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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