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하게 대해 주세요.
현재 쓰고 있는 이야기의 주인공인 쭙쭙이는 실은 제 곁에 온 지 1년이 되었습니다. 그 1년동안 이야기를 메모하고, 그림을 그려 둔 것을 모아 다듬어 현재 이야기로 만드는 중 입니다. 오늘은 지나간 이야기가 아닌 오늘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쭙쭙이는 엄마가 밥을 주시는 고양이 예삐가 엄마에게 버리고 간 아이 입니다. 예삐는 3마리의 새끼를 낳았었는데, 엄마에게 놓고 갈 당시 쭙쭙이는 움직이지도 않았고, 발육도 좋지 않았습니다. 죽을 것 같아 도움을 요청한 듯 싶습니다. 200그람이었던 아이를 1년동안 3키로그람까지 키워 놓았습니다. 세상에서 자기가 가장 예쁜 줄 아는 도도한, 완벽한 고양이로 자랐습니다.
그랬는데, 올해는 예삐의 새끼인 , 즉 쭙쭙이의 형제인 똘이가 엄마에게 새끼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똘이는 그때 뒷다리를 쓰지 못하는 상태였다 합니다. 무슨 수로 새끼를 물어 왔는지 모르겠는데, 엄마가 왔다갔다 하시는데 장독대 앞에 새끼들을 두고 갔다 합니다. 새끼들을 보고 어쩔 줄 몰라 하시는 사이, 똘이는 사라졌습니다. 다리도 온전치 않은데 어디갔는지 사라졌습니다. 엄마는 새끼를 두고 또 반나절을 기다리셨는데 똘이는 오지 않았습니다.
아주 깨끗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어미가 잘 돌본 듯 하였습니다. 울기도 잘 울었구요. 쭙쭙이가 먹던 젖병으로, 어서 우유부터 먹이고 따뜻한 물을 적신 천으로 얼굴을 닦아 주었습니다. 눈은 인공눈물을 사용하여 닦아 주었습니다.
3주동안 3시간 마다 분유를 타서 먹여가며 키웠습니다. 뚱띠와 쭙쭙이에 이어, 세번째 고양이 육아 인지라, 이번엔 그래도 수월하게 한 듯 싶어요. 우리 엄마도 동생들 키울 때 보다 나 키울 때 힘들었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리고 친구가 데려가겠다는 의사를 밝혀, 친구에게 데리고 갔어요.
형제 두명을 한꺼번에 데려가겠다고 그러고, 부모님도 고양이를 좋아하신다고 그러고 완벽한 조건이라 생각했어요. 친구네 가면 나중에 놀러 갈 수도 있고 소식도 계속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참 기뻤어요. 보내는 건 너무 아쉬웠지만 내가 4마리를 키우는 건 힘에 부치다 판단해 가장 예쁠때 보내기로 했어요.
가장 비싼 모래, 비싼 사료, 쓰던 화장실, 고양이 장난감, 고양이가 좋아하는 바구니까지 바리바리 챙겨 2시간 동안 차를 몰아 친구네 집에 갔어요. 그런데 문제가 터져 버렸습니다.
친구네 어머님이 고양이와 저를 문전박대 하시는거에요. 고양이를 들일 수 없다고 소리 치셨습니다. 부모님이 더 기다리셨다는 말을 들은터라 너무 황당했어요. 고양이를 산에다 내다 버릴거라 하시는 말씀을 듣고 여기에 고양이를 두고 가면 큰일 나겠다는 판단을 하고, 다시 데리고 왔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고양이 입양이 결정 된 후 친구가 결혼 계획을 부모님께 알렸고, 부모님은 그 결혼계획이 탐탁치 않으셔서 화가 나신거 였어요. 결혼 계획을 무르면 고양이를 받아 주시겠다 하셨다고 합니다.
모르는 사람에게 고양이를 보내면 잃어버리는 경우도 생기고, 잘 살지 못할 까봐 지인에게 보내려 한 것인데 이런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어쩌면 친구는 부모님과 협의가 덜 된 상태에서 고양이를 데리고 오려 한 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여러모로 오늘은 마음이 안 좋습니다.
내가 너무 소중히 3주동안 돌본 고양이는 다른 집에 가서 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도 부담이 되니 보내려 하는 것이겠지요. 고양이 보다는 그래도 제가 먼저 살아야 하니까요. 그분들도 그러셨을 겁니다. 어떠한 사정이 있었을 것이고 사람이 먼저니까. 그래도 화가 많이 납니다.
그래도 어쩌면 친구 어머님은 잠깐 키울 것도 아니고, 그 책임을 알기 때문에 더 거부를 하셨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니 그렇게라도 생각해야 제 마음이 좀 풀릴 것 같습니다.
오늘 들린 고양이 카페 사장님은 본인이 키우지 못할 것이면 구조 하지 말라 하셨습니다. 그냥 자연에서 죽더라도 놔두라고 하셨습니다. 정말 그게 맞는 걸까요? 모르는 척 했어야 했을까요?
좋은 주인이 나타났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기도를 하고 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