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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한 Apr 17. 2024

서예지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캐릭터 - 127


서예지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서예지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이다희

제목: 구슬을 잃어버린 구미호, 기억을 잃어버린 사람


“이제 그만해 다희야. 그만 해도 돼”

“아니, 절대로 그만 못해” 


다희는 구슬을 잃어버린 구미호였다. 

그래서 자신의 구슬을 가져간 ‘대원’을 찾아다니고 있었다.


구슬이 없어도 그동안 쌓은 정기로 인해 인간 이상의 힘을 쓸 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쓰지 않아야 더 오래 버틸 수 있었다. 


“내꺼 준다니까.”


그런 다희에게 자신의 구슬을 준다는 다른 구미호,


“그럼 너는?”

“뭐 어떻게든 되겠지”

“뭐 어떻게든 되겠지야”


그렇게 다른 구미호의 여우구슬을 받는 게 아니라, 

자신의 구슬을 찾아가는 다희였다. 


여우구슬에게도 생명체까진 아니더라도 의지가 있다. 

자신의 원래 주인인 다희를 만난다면 분명 자신에게 돌아올 것이었다.


다희는 자신의 구슬을 통해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지 모르는

대원을 찾아 어떻게든, 혼내주고 꽁꽁 싸매 데려올 생각이었다.


아무리 자신을 배신한 인간이라도,

한 번 사랑에 빠진 다희는, 그를 만나면 죽여버리고 싶었지만,

또 죽여버리고 싶은 만큼 보고 싶기도 했다. 


“내 너를 찾아내서, 그냥, 콱.”


손톱으로 할퀴고 싶은 마음과

그와 온기를 나눴던 키스를 다시 나누고 싶은 마음이 서로 비례했다.


“장대원, 이 주길 놈을 새끼”


대원은 아무래도 본인의 신분을 다르게 위장하여 숨기고 다니는 듯했다.

그래서 다희가 찾을 수 없다고 느꼈다. 


자신의 네트워크망을 총 가동했지만, 어디서든 찾을 수 없는 대원이었다.

이 자식 찾으면 죽여버릴꺼야! 하고 있을 때


너무 대놓고 대원이라서, 애초에 찾을 생각도 없었던.

대원크리닉이라는 이름이 떡하니 붙어 있는 피부과 병원. 


“저.. 새끼가..?”


이렇게 사람들이 많은, 서울 한복판에 

대놓고 자기 사진과 얼굴을 광고판에 광고를 하고 있을 줄은 몰랐던 다희.


너무 어이가 없어서 뒤통수가 시렸다.


“간을 빼먹어 버려야하나”


다희는 어이없는 마음과 반가운 마음으로 클리닉으로 단숨에 달려가듯 걸어갔다. 

보고 싶은 얼굴이 눈 앞에 있는데, 볼 수가 없다.


“오서오세요, 아, 원장님한테 직접 시술을 받으려면 예약을, 예약은 3개월 후부터 가능합니다”


엄청나게 밀린 예약, 

그때, 어디선가 반가운 향이 느껴졌고, 그대로 가니까 대원이 웃으며 나오고 있었다.


“원장님은 어떻게 그렇게 힘이 좋으세요?”

“하루도 지친 내색이 없으세요”


간호사들을 데리고 다니고 있는 모습을 보니 기가 찬 다희였다.

앞으로 쿵, 쿵, 하고 걸어간다. 


자신을 보면 기겁을 해서 도망을 가겠지?

그리고 대원의 안에서 여우구슬이 느껴지기도 하고, 


“너!”


대원과 부딪친 다희, 

대원은 다희가 넘어질까봐 얼른 뒤로 손을 가져가는데,

오히려 넘어지려고 하는 건 자기 자신이었다.


“어? 어어”


그런 대원을 받아주는 간호사들.


“워, 원장님!”

“너 이자식!”


대원의 멱살을 붙잡는 다희,

대원은 다희의 멱살을 푸려고 하지만, 웬 여자가 이렇게 힘이 센 거지?


“어, 어, 왜 이러세요!”


주변 간호사들이 난리다.

간호사들을 뿌리친다. 

거의 날라아가는 간호사들


“꺅.”


다희는 대원의 멱살을 흔들며 이게 어떻게 된 건지 따져본다. 


“그게, 무슨 소리세요. 누구세요?”


그러나 대원은 다희를 알아보지 못하고 

놀란 마음에 횡설수설할 뿐이었다. 


그런 대원의 반응에 역으로 놀란 건 다희였다.


“너, 이제 모른 척 발뺌을 하시겠다?”

“아니, 혹시 제가 그쪽을 아나요? 근데 이렇게 예쁜 분을 알았다니 영광인데”

“너 이 자식!! 처음부터 예쁘다는 말로 날 꼬셨으면서 또 그 말만 하면 내가 그냥 넘어갈 줄 알아?”

“제가 그쪽을 꼬셨었어요? 그럼, 이번에도 꼬셔지면 넘어와줄건가요?”

“뭐..”


순간 대원의 멱살을 놓친 다희였다.

대원이 억. 하고 바닥으로 그대로 곤두박질 칠 뻔한 걸 다희가 슬쩍 꼬리로 일으킨다.

다행히 아무도 보지 못했다. 그때 여우구슬이 자연스럽게 파장을 날려 CCTV를 무력화시킨다.


“너도 똑같아”


다희가 손가락으로 대원의 가슴을 가리키는데

대원이 놀라 자기 가슴을 가린다. 


“주인 한테 안 돌아오고!”

“주. 주인이요? 어쩐지. 내 마음이 항상 공허하더니, 그쪽에 제 주인이셨군요?”


다희가 어이가 없어서 웃는데, 

순간 대원이 다희를 데리고 가까운 방으로 들어가는데


“어, 어, 이거 왜 이러지, 어어어”


대원은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는 듯 얘기를 하는데,

누가봐도 대원이 데리고 가는 것이었다. 


그렇게 다희와 대원이 방에 들어오게 되고 

다른 사람은 어안이 벙벙한 채 이를 바라본다. 


“잠시 이분이랑 얘기 좀 할게요”


하고 대원이 똑똑히 말했기 때문이었다.

밖에선 수근수근되며 전여자친구야? 아닌데 아닌 것 같던데 여러 소리가 나온다. 


여우구슬의 힘으로 피부가 좋은 대원, 

그 본래의 주인은 비록 여우구슬이 없어도 피부가 좋았다. 


“뭐, 무슨 애끼”


대원이 손을 휘저으며 자신이 데리고 온 게 아니라고

몸이 저절로 움직였다고 하는데, 


갑자기 대원이 다희를 끌어안고 

입술을 맞추려고 한다.


“너! 이런다고 내가!!”


하지만 다희도 본능에 이끌려 대원과 키스를 하는데

대원은 눈이 커다랗게 떠진 채로 다희와 키스하게 된다. 


“어..어으으어?”


그때 여우구슬의 힘이 다희에게 흘러왔다.

그동안 줄어들었던 다희의 힘을 채워 주기도 하고 대원에게 있었던 일이 다희에게 흘러왔다.


대원은 지금 사고를 당해 기억을 잃은 상태였다.

사고로 인해 죽을 뻔한 걸 여우구슬이 살려주었고, 지금도 회복중인 상태. 


만약 여우구슬이 없으면 당장 반신불구가 되어 죽는 상황까지 이른 것이었다.

여우구슬이 몸은 치료해봐서 치료했는데 뇌는 어떻게 건드려야할지 모르겠고

건드리다가 오히려 조금 남아있던 기억마저도 지워버렸다고 

자신의 주인에게 미안하다는 파동을 보낸다. 


뒷목을 잡는 다희.


“아니, 진짜..”


그런데 진실을 듣고 보니, 이제 와서 구슬에게도, 대원에게도 뭐라고 할 수 없다.


“너, 나 기억 안나?”

“기억은 안 나는데, 앞으로 알아는 가 보고싶습니다”

“그래 좋아, 사연이 있어보이니까. 그럼 퇴근하고 보자”


그렇게 여우구슬을 대원에게 남겨놓고 

병원을 나오는 다희,


사람들이 다희를 쳐다보자, 뭘 봅니까? 하고 나서는데,

대원은 얼떨떨하다.


“나한테 방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자신의 이상형에 가까운 여자가 갑자기 찾아와서 

자신의 멱살을 잡고,

자신은 그 여자를 갑자기 의지에 상관없이 방에 데려와

난데없이 키스를 갈겨버렸다. 


“….?”


꿈을 꾸는 건가 싶어서 자신의 볼을 세게 꼬집어본다. 

꿈인지 아닌지, 적어도 꿈이 아니면 아픈 만큼 정신이 깰 줄 알았는데

그냥 아프기만 할 뿐이었다. 


병원 밖을 나온 다희는, 오랜만에 찾은 대원의 모습,

여우구슬의 힘으로 인해 늙기는커녕 더욱 젊어지고 멋있어졌다. 


만나면 죽여버릴려 했는데, 나름 이유 있는 헤어짐이었기에 정상참작 하기로 한다.

방금처럼 구슬이 대원의 몸을 강제로 조종하는 것도

자신이 바로 앞에 있어서야 가능했지 


구슬이 그렇게 하다간 대원이 미쳐버릴 지도 몰랐을 테고.

그런데 생각해보니 열 받는 부분이 있다. 


구슬이 생각보다 많은 정기를 가지고 있었다.


“이 자식, 도대체 얼마나 쳐 만나고 다닌거야?!”


여우구슬의 힘을 채우는 방법은 여러가지 있었지만

그중 확실한 게 아무래도 남녀의 합에 관련된 부분이 컸다. 


대원이 저 놈을 보니, 기를 닦지는 않았을 거 같고. 

분명이 이 여자 저 여자 꼬시다 보니 

구슬이 거기서 은근슬쩍 기운을 흡수한 게 분명했다. 


“너 이 자식...!”


당장 구슬을 회수해 버릴까 싶었다가도 

그 잘난 놈과의 키스가 떠오른다. 부드럽고 말랑해서, 

살랑살랑 솜사탕을 먹는 느낌처럼 달콤하지만, 

적당하게 따뜻한 온도가 자신에게 전해오고, 

살짝 단단한 치아를 만지다가 다시 만져지는 그 혀의 감촉이


아이씨, 갑자기 좋다가도 짜증이 난다. 


자신의 것이어야 하는 놈이,

다른 년들과 놀아났다고 생각하니 울화가 치밀지만


이렇게 만났으니 한 번 참기로 하는 다희였다. 


그렇게 퇴근시간까지 기다리는데

그동안 오늘 그를 다시 만나기 까지 꽤 많은 시간이 흘러갔다


그 시간도 인고의 시간으로 길게 느껴졌지만

오늘 단 하루, 퇴근 까지만 버티면 되는데


왜 이렇게 1분이 1년 같고

1시간은 백 년 같은지


이 시간이면 왠지 천상까지 갔다 와 

옥황에게 우리 대원이 찾아내! 라고 따질 수 있을 것 같은 시간이었다. 


그렇게 인고의 시간을 버티자, 

대원이 퇴근을 하며 건물을 나오는데 


이놈이 주변을 왜 살피는지

자신이 주변에 있는지 없는지 살피는 것인가?


“이놈이..?”


다희는 손가락을 튕긴다. 

그러니까 구슬이 반응해 곧장 편의점 앞에 있는 다희의 앞으로 와 앉는다.


“아, 여기 계셨구나, 제가 얼마나 찾았는데요?”

“찾아? 날?”

“네, 찾았습니다.”

“근데 왜 주변은 두리번 거렸어?”

“어디 있나 본거죠”

“쑥맥이던 놈이, 그래서 좋았는데, 반전 매력도 멋지네”

“하하, 제가 쑥맥이요? 저는 태어나서부터 쑥맥이었던 점이 없는데..”

“구슬 너, 애를 도대체 어느 지경까지 만든거야?”

“네..? 구슬..?”

“됐다. 우리 지금부터 데이트 한다. 너랑 나랑 처음 만났을 때처럼”

“네..?”


다희는 무작정 대원을 데리고 갔다.

놀이공원, 밤이었는데 갑자기 환해진다. 사람들은 이상기후를 못느끼고 재밌게 논다.


빛나는 놀이동산에서 놀이기구를 타고,

햄거집에서 햄버거를 먹고, 

걷다가 꽃을 따, 대원에게 건네는 다희였다.


“이거 원래 니가 다 한건데, 오늘은 내가 한다. 앞으로 다시 니가 해”

“네..?”


대원도 다희가 싫지만은 않다.

이상한 주장을 하지만, 처음 봤는데 봤던 것처럼

또 이상하게 정말로 본 것 같다.


머리는 잃어버렸지만,

마음은 기억을 하는 것처럼


이상하게 다희가, 

오래전부터 기다린,

오래전부터 보고싶었던


왠지 그런 사람인 것 같아서. 

이상하게,, 더 사랑스럽게 느껴질 뿐이었다. 


“니가 예전에 했던 거 다 내가 하는데, 딱 하나는 못하겠어”

“네..? 뭔데요?”

“고백은 니가 해, 다시”

“고백이요? 아,, 그거 잘할 자신 있는데, 저기 이름이 다희씨였죠? 다희씨. 저랑 사귈래요?”

“우리 오늘 처음 봤어. 니 말대로면”

“네, 처음봤지만 앞으로 계속 봐요. 내일도 보고, 모레도 보고, 그 다음날도 보고”

“너 하는 거 봐서”


대원은 처음엔 쑥스러운지 소극적이었지만, 이제는 조금 적극적으로 변했다.

다희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 손을 잡는 대원,


그러자 다희는 안 잡아주는 척, 빼다가 잡혀준다. 

마치 두 사람이 처음 손을 잡았을 때 처럼. 


“기억은 안 나지만, 비슷하게 행동하는 군”


대학 교수로 다니던 자신에게

교수님 사귀어 주세요. 첫눈에 반했습니다.

라고 말은 안 했지만, 자신을 졸졸 따라다니면서


대학원을 준비할 거라며,

그 이유가 자신과 함께 하고 싶어 서라며 


수줍게 고백했던 그 날을 떠올리는, 

다희였다. 


서로의 기억은, 

한쪽 저울에 온전한 뿐이지만,


새로운 기억은

앞으로 함께 쌓아 올릴 테니까.


그러면 된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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