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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한 Apr 23. 2024

한지은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캐릭터 - 133 


한지은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한지은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한지민

제목: 찌개의 여왕


여기 이곳에 과거의 지민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지민의 과거는 마치 없었던 것이 되었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날 좀 봐줬으면 했는데, 지금은 날 좀 내버려줬으면 좋겠네”


흔히 말하는 졸부, 그게 지민이다. 

우연히 배달 알바를 하게 됐는데 이상하리만큼 배달이 잘됐다. 


“사장님. 이거 저한테 비법 알려 주시면 안 돼요?”


지민은 그렇게 산등성이쯤에 있는 가게에서 비법을 얻어 도시로 왔다.

그곳에서 사장님의 비법을 전수받은 방법으로 김치찌개를 끓였다. 


김치찌개 하나가 너무 맛있어서 사람들이 줄을 섰다. 

그렇게 프렌차이즈로 ‘산등성이 찌개’라는 이름으로 프렌차이즈가 성공하고

그렇게 김치찌개 하나로 건물을 올렸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면 가장 먼저 찾는 것이 바로 산등성이 찌개였다. 

한국에서도 잘됐지만 팩으로 만들어 외국에 팔았던 게 큰 수효를 가져왔다. 


단숨에 재벌이 된 지민은, 아직도 일주일에 한 번은 가게에 나간다. 

이제는 사장을 넘어 회장이 된 지민, 


“회장님 오셨어요?”


그렇게 지민이 직접 찌개를 만드는 날이면, 

가게는 새벽부터 줄을 서 있다. 

아무리 프렌차이즈라고 해도 본연의 맛, 손맛을 이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거기다 회장이 직접 끓이는 김치찌개는 이상하게 프리머임이 됐다. 


김치찌개 하나가 10만원이 넘는데도, 줄을 서서 기다린다. 

우선 사연을 받아서 당선된 사람들에게 먼저, 그리고 줄을 선 사람들 중에 랜덤으로 번호를 뽑아 팔았다.


즉 먼저 와 서 있다고 해서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닌, 

운도 좋아야하는 정에 이르러 전세계 희기 템이 된 지은이 표 김치찌개였다. 


“사람은 겸손하고, 감사할 줄 알아야해”


지민은 자신에게 이 비법을 전수해준 사장님을 찾아갔지만,

연로한 나이로 인해서 얼마전에 돌아가셨다고 한다. 


이미 자주 찾아 뵙긴 했지만, 최근에는 너무 바뻐서 못 왔는데

그 사이를 못 기다려주시고 떠나버린 사장님이었다. 


지민에는 할머니만큼이나 소중한 사람이었는데,

마지막 배웅도 못한 게 못내 죄송스러웠다.


“오시면 전해주시라고, 저희 어머니가 주시더라고요”


지민의 지원 아래에 잘 살고 있는 사장님의 손녀가 지민에게 무언가를 내밀었다.

김치찌개에 들어갈 고추가루를 직접 빻은 것이었다. 


고추가루를 아무것에도 넣지 않고 손으로 먹는 지민, 

맛있는데 맵다. 눈물이 난다. 


“사장님. 잘 보내드렸나요?”

“네, 잘 보내드렸어요”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늦었네요”

“아닙니다. 저도 뉴스 봤어요”


미국과 유럽에서 본점을 내면서 축제를 열었다.

산둥성이찌개뿐만 아니라 한국 음식의 세계화로 앞장서면서


한국타운이라고 해서 한국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특수 건물까지 연 지민이었다.

자신이 번 만큼 사회에 환원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과거 사장님처럼.


지민은 사장님에게 왜 배달비를 따로 안 봤냐고

이렇게까지 배달해주는 데가 더딨냐고, 거기다 일반 도시도 아니고 이런 상등성이에서! 


라고 사장님에게 배달비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원래 받은 만큼 다시 내놔야해, 덜 받으니까, 덜 내놔도 되는 겨”


라고 자신의 신념을 주장하던 사장님을 떠올리는 지민이었다.


“맞습니다. 사장님, 그 말이 맞았요. 받은 만큼 돌려줘야죠”


지민은 사장님의 유언이 되버린 그 말처럼,

받은 만큼 다시 돌려주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했다. 


김치찌개를 만날 수 있어서, 

이렇게 성공할 수 있어서 다행으로 끝난 게 아니라 


김치찌개를 더 많은 사람들이 먹을 수 있게 단계화 프리미엄을 걸쳤다. 

한 상 전체로 가장 비싼 김치찌개는 1인당 200만원을 호가했지만, 

아주 잘 팔려서 문제였다. 


비싼 만큼 비싼 재료를 구해와야 했는데,

가끔은 재료가 소진 되서 없을 때도 있어서 


다른 재료로 팔면 되는데 재료가 다 팔리면 솔드아웃으로 더 이상 팔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진정성을 어필할 수 있어서 더욱 더 인기가 많아진 산등성이찌개였다. 


사장님이 돌아가신 이후, 갑자기 인생에 회의감이 드는 지민이었다.

맨날 애써서 뭔가를 하면 뭐하나, 죽으면 아무 소용 없는 것을..


“즐겨야겠다. 내 인생”


지민은, 우선 자신의 후임을 양성하고

CEO 자리에서 내려오고 그 후임자들를 뽑는 경영대회를 펼쳤다. 


국민 투표를 통해 1등을 한 사람에게 그룹의 운영권을 맡겼다.

그리고 은퇴를 선언하고 자신은 해외여행을 하기로 했다. 


어렸을 때, 산등선이 김치찌개집에서 일을 하게 된 것도, 

전국일주를 하겠다며 나섰다가 지갑을 잃어버리고 


하필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는 사이에 만난 사장님.

당시 사장님은 불을 지필 나무까지도 직접 구했다. 


그때 마주친 사장님의 김치찌개 한 그릇. 얼마나 맛있던 것인지 마치 요리의 신, 적어도 김치찌개의 신이 자신에게 요리를 해준 것처럼 느낀 지민이었다. 


“너무.. 맛있어요”


그렇게 알바를 하다가, 비법을 접수했었다. 

국내여행에서 벌어졌던 일이었으니까. 해외 여행은 또 어떤 일이 펼쳐질지 모르니까. 


어쩌면 젊은 나이에 이렇게 많은 것을 이룬 것은 

이렇게 해외를 돌아다니면서 무언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라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는 지민이었다. 돌아다니면서 도움을 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해외로 가기 위해 준비를 하다가 국내여행도 사실 그때 이후 제대로 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지민이었다. 


서울역으로 가서 가장 빠르게 끊을 수 있는 표를 끊고 출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서울역에 들어서면서 지민은 노숙자들을 발견한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 

노숙자들에겐 도움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노숙자에게 다가가는 지민,

그동안 김치찌개의 강렬한 냄새가 지민의 몸에서도 나긴 했지만

이를 뒤엎는 구역질 나는 냄새가 지민의 코를 꿰뚫었다. 


“…”


내색할 수 없었지만 이는 분명히 노숙자들에게서 나는 냄새였다. 

지민은 당장 비서에게 전화해서 


실외에서 샤워를 할 수 있는 대형 컨테이너 박스의 기구를 주문했다. 

그렇게 무료 샤워장을 서울역 앞에 세워놓게 된 지민이었다.


처음에는 이를 이용하지 않았던 노숙자들이었지만, 

지민은 자신의 코를 작은 휴지로 막고 노숙자들에게 다가갔다.


그랬더니 어쩔 수 없이 콧소리가 나오긴했지만, 

손녀나 딸 같은 지민이 나서서 해맑은 미소로 샤워장 이용을 권하자

이를 활용하는 노숙자도 있는 반면에 자신 보고 지금 더럽다고 말하는 거냐고

큰소리 치면서 막 대하는 노숙자도 있었다. 


거기에 지민이 젊은 여자라고 성희롱성 발언을 하는 놈도 있었고,

가지 말아야 하는 곳에 이미 눈이 가 있던 사람은 손 마저도 움직이려고 했다.


그때 젊은 노숙자가 이를 막으면서 


“어르신, 이러시면 안 돼요. 거기다 우리 돕겠다고 하는 분한테 이러면 정말 안 돼요, 깜빵 가고 싶어요?”

“니가 먼데 나를 깜빵을 보내!”

“제가 뭐가 되서 그러는 게 아니라, 어르신이 갈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고 있으신 거구요”


지민은 자신과 비슷해 보이는 젊은 연배의 남자가 왜 이런 노숙을 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멀 때도 괜찮았고, 말을 하는 걸 보면 잘 하는 거 같은데,


그에게 고개를 숙이며 고맙다는 인사를 하는 지민,


“뭐 이런 걸 로요. 여자들이 이런 걸로 괜히 오해하고 그러는 것보다 문제가 일어났을 때 수습하는 것보다 미리 대처하는 게 낫죠”

“그쪽은 젊어 보이는데, 사업에 아주 대놓고 실패하셨나 봐요?”


지민을 째려보는 남자. 딱 봐도 할 말은 많은데 하지 않는 표정이었다.


“제가 노숙자긴 한데, 저 어르신이 그쪽 몸에 대해서 함부로 할 수 없듯, 내 과거를 함부로 말할 권리가 그쪽에게도 없거든요?”

“아, 아 네 그쵸. 기분 상했으면 미안해요. 도와줘서 고맙습니다”


지민이 정말로 당황한듯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머리가 내려가자 쏠린 머리카락을 다듬는 지민, 


그런 지민의 머리카락 사이로 쏟아지는 햇볕이 어쩐지 지민을 더 우아하게 만들었다. 


“…”


지민의 입장에서 그가 아직도 열이 받았는지 계속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미안하게 됐는데, 그렇게 째려.. 보는 건 아닌 시건이고 쳐다볼 이유예요? 저한테 반하기라도 했어요?”

“네, 아 아니, 뭐 노숙자는 마음도 마음대로 못 가집니까? 아 불쾌할 수도 있죠 제 시선이 미안합니다. 이제 가보세요”


가진 것의 차이는 하늘과 땅처럼 심할 수 있다.

그런데 어쩐지 이 사람한테서는 그런 차이가 생각난다기 보다, 뭔가 더 이야기를 하고 싶은 욕구가 드는 지민이었다. 


“저기, 그쪽 이름이 뭐예요?”

“그건 알아서 뭐하게요. 그냥 지나가는 땅거미 1로 생각해주십쇼”

“음..”


지민은 우선 그날은 자리에서 피했다.

그리고 자신의 비서를 시켜서 그 남자를 살펴보게 했는데,


지민이 못 참아서 노숙자를 바라볼 수 있는 층고의 사무실을 구입해 한동안 계속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이동범위는 상당히 넓어서 서울의 이곳저곳 건물을 사야 했다. 


그러다 그가 사라지자 다시 그의 행선지로 이동하는데 그를 마주했다.


“그쪽 제 스토커입니까?”


노숙자가 지민에게 물었다.

어떻게 알았지? 라는 표정으로 절대로 알 수 없을텐데, 당황한 지민이었다. 


“제가 궁금해요?”

“네, 궁금하긴 해요”

“왜요?”

“그냥. 뭐 필..?”

“필? 저한테 반했어요?”

“어.. 그건 아니고. 그냥 궁금해요”

“이렇게 노숙자인데도요?”

“사실 노숙자인 그쪽이 궁금한 건 아니고, 노숙자가 아니었을 때 그쪽이 궁금해요. 과거나 미래가”

“왜죠?”


지민은 노숙자의 왜라는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자신도 왜 그런지 찾아보기 위해 노숙자에게 다가갔다.


“글쎄요. 지금 그 이유를 찾아보고 싶은데, 괜찮으세요?”

“?”


그렇게, 이름도 모르는 노숙자에게 반한, 

김치찌개의 여신 지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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