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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한 May 21. 2024

김정은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캐릭터 - 161 


김정은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김정은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정은정 

제목: 정답게 정성으로 


영혼이 바뀌어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많고 많다. 클리셰이기는 하지만 재밌는 이야기이기에 오래전부터 지금까지도 써먹어지는 이야기였다. 


그런 클리세적인 이야기가 자신 본인의 이야기가 될 줄은 몰랐던 은정이었다. 은정은 원래 90대로 후반으로 죽음을 앞둔 남자였다. 대한민국 초 0.01%로 눈 하나 깜짝하면 나라를 뒤바꿀 그런 사람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은정이라는 새파랗게 어린 여자아이의 몸에 빙의 되어 있었다.


뉴스 속에는 자신이 교통사고가 나서 식물인간이 되었다고 하는데, 그러면 이 여자아이는? 이 여자아이로 깨어났을 때 천장에 매달린 밧줄을 보아 자살을 선택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그게 영혼은 어찌 된 지 모르겠으나 시체가 아닌 채로 밧줄이 도중에 끊겨 바닥에 고꾸려져 있는 상태로 눈을 뜬 은정이었다. 


“어찌 이런 젊은 돈 주고도 못 살 몸을 가지고 자살을 쯧쯧.”


자신은 돈을 억만금을 더 주더라도 젊음을 살 수 있다면 샀을 텐데 이 아이는 도대체 어떤 삶을 살기에 죽음을 선택한 걸까 안타까웠다. 우선 발견된 건 아이의 신분증이었다. 


“정은정..”


은정이라는 이름에 정 회장은 자신의 옛 기억을 떠올린다. 은정이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은데 너무 오래된 기억이라서 또 낯설기도한 이름이었다. 어디서 들어봤을 까? 기억을 떠올리다 보니 전쟁터에서 집을 버리고 떠나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때는 어렸을 때라 뭣 모르던 정 회장이었다. 


“아.. 그랬지..”


은정이란 이름은 자신의 형의 첫사랑이었다. 그래서 형은 은정이와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고 싶어했지만 전쟁통에 떨어진 낙화물에 깔려 죽고 말았다. 그렇게 형은 첫째 딸 이름을 은정이라고 짓고자 했지만 형수님이 이 사실을 알게 되고 반대하게 됐다.


자신의 실수였다. 형님이 왜 저렇게 ‘은정’이라는 이름에 집착하는지 자신에게 온갖 꾀임을 통해 정보를 캐서 어쩔 수 없이 자신이 알던 진실을 말했던 정 회장이었다.


“아…”


그래서 은정이라는 이름이 기억에 남았구나 하는 생각에 이게 다가 아닌데? 끝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형은 슬퍼하고 힘들어했는데, 그때 자신이 형에게 한 약속까지가 끝이었다. 조카 딸의 이름이 자신 때문에 은정이 되지 못했으니, 조카라도 은정이라고 부르라고, 자신의 딸 이름을 은정으로 짓겠다고. 


그리고 그 약속을 지킨 자신이었다. 자신의 딸에게 은정이라는 이름을 줬지만 은정이는 교통사고로 죽었다. 


“…”


그래서 억지로 지웠던 이름이 ‘은정’이었다. 은정이라는 이름을 보자 자신의 딸이 떠오른 정 회장이었다. 


“은정아..”


비록 자신의 딸이었으면 지금쯤 50대 할머니가 됐을 텐데, 이 은정이란 이름은 새파랗게 젊다. 이제 막 20대를 시작한 은정이었으니까. 


그런 은정을 보는데, 자신의 딸이 환생한 것처럼 꼭 딸처럼 느껴지는 정 회장이었다. 거울 속에 비친 자신, 그 모습을 제3자화처럼 보게 되는 정 회장이었다.


“우리 은정이..”


이 죽으려고 했던 은정이와 자신의 딸 은정은 다른 사람이었지만 죽었던 은정과 죽으려던 은정이 하나로 겹쳐 보인다. 거기다 지금은 자신이 이 여자의 몸에 들어와 버렸으니까. 


그러다가 주변을 둘러보는데, 자살을 시도한 것 치고는 꽤나 좋은 집에 살고 있는 느낌이었다. 여기는 어디 지? 낯이 익는데...? 


은정(이하 은정)이란 몸으로 주변을 둘러본다. 은정은 자신이 오래전에 직접 지었던 집에 살고 있었다. 이 집은 자신의 헤어진 이혼한 첫 아내에게 줬는데, 왜 은정이가 여기 살고 있는 건지 싶은데, 설마 싶어서 집안 곳곳을 뒤진다. 죽은 줄 알았던 은정이 살아 있었던 건 아니고, 아내는 은정을 잊지 못해서 자신의 새로운 딸의 딸에게 은정이란 이름을 지어줬다. 


결과적으로 이 은정이라는 이름은 자신의 피가 섞이지 않았지만, 자신이 한 때 사랑했던 여자의 피와 그 여자와 자신이 함께 사랑했던 딸의 이름, 그리고 자신의 형의 첫사랑의 이름이 섞인 그런 인물이었다. 


“관계가 전혀 없는 거 같은데, 관계가 있어..”


마치 막장 드라마를 시청하는 느낌을 경험하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자신이 준 집을 예전처럼 비슷하게 사용하던 첫 아내, 그녀는 어떻게 됐을까 살펴보니까 오래전에 이미 죽은 모양이었다. 


“허어…”


기억 속 사람들이 이미 오래전에 하늘로 떠난 것은 아주 오래전부터 겪었던 일이라 마음의 동요가 일어나기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한 때라도 가장 사랑했던 사람의 부재의 소식은 그렇지 못했다. 


“죽은 줄도 몰랐소..”


소식조차 끊겼다. 아마 자신이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달랐겠지만 자신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쥐락펴락한 인물이었으니까. 아마 자신에게 원한을 가진 사람도 많았겠지 했다. 그녀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녀와 자신이 헤어진 이유는 바로 그녀의 정의관 때문이었다. 


과정보다 결과를 중요시했던 자신을 말렸지만 그런 그녀의 마음에 상처입을 말만 했다. 


“다 당신 때문이잖아, 당신을 더 잘 살게 해주려고!”

“누가 이런 거 필요하대요? 여보, 우리 제발 사람 답게 좀 살아요”

“사람? 돈 없으면 그개 개고, 노예지 사람처럼 살 수 있을 것 같아?”


그렇게 돈을 추구하던 자신, 그렇게 돈만 많다가 권력에 패해서, 권력까지 차지하며 인생을 들개처럼 살았다. 그래서 지금 온갖 뉴스에서도 타살이냐 아니냐 라는 소리가 나온다.


“날 죽이려면 내부에서야 가능하지 외부에선 절대 불가능해..”


라고 생각했는데, 내부에서 자신을 배신한 정황이 포착된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절대 알 수 없는 신호들, 그러나 자신만이 알 수 있는 내부의 배신, 그것도 자신의 손자가 자신을 배신한 정황을 발견한다. 


은정은 신음하며 그 모습을 보고 분노한다. 


“내것을 차지하려고, 나를 치다니..”


은정은 분노감이 예전만큼 들지 않았다. 은정이라는 이 몸에 있어서 그런가? 은정은 그렇게 자신의 몸을 보는데, 거울 속에 은정의 몸. 처음엔 경황이 없어서 못 봤는데 예쁘장하게 생긴 모습이었다. 


아무렴,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의 유전자를 이어받은 몸이니까. 그렇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은정은 곧장 집안에 옷과 가방과 같은 사치품을 찾아봤는데 없었다. 그런 걸 살 시간은 없었던 모양이었다. 


그러고보니 분명히 아까 불을 켰는데, 켜지지 않았다. 밀려버린 공과금을 납부하라는 신호, 아주 바짝 망해버린 모양이었다. 은정의 아빠가 사업에 실패해서 이렇게 된 것이었다.


“아들 놈이 속 상하게 했구나…”


자신은 지금 손자 놈이 속을 썪이고 있는데, 여기는 아들놈이 그랬던 것 같아 씁쓸함 느끼면서도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는 은정이었다. 


어차피 이제는 자신의 몸이 된 은정이니까. 


은정은 자신의 충신에게 연락을 했다. 은정의 몸으로 자신은 죽지 않았고 지금 저건 다 쇼라고, 그러자 충신은 놀랐다. 


“회장님 괜찮으십니까? 회장님은 그럼 지금 어떻게?”

“회장님은 지금 괜찮으십니다, 그보다 정실장님 직접 만나 뵙고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정회장은 은정의 몸으로 정실장을 만났다. 


“네? 은정씨가 회장님의 숨겨진 딸이라고요?”


그러기엔 나이차가 너무 많이 나기도 했다. 아, 딸이 아니라 손자라고 했어야 했나? 그런데 그렇기엔 너무 많은 족보가 꼬여버리기에 그냥 딸이라고 말하는 게 나았다. 


“네, 그래서 아버지가 마지막에 저한테 신신당부를 했어요. 이걸 보여주시면 정 실장님이 저를 믿어주실거라고”


자신과 실장만이 알 수 있는 자료들을 보여준다. 하나도 아니고 여러가지의 자료들, 이걸 보고 정실장은 깜짝 놀란 얼굴로 은정을 바라보았다. 다행이도 적어도 정실장이 자신의 배신자는 아니었다. 


“회장님은,, 무사 하신 겁니까? 병실에 안치 중이신 거 아니었나요?”


은정은 정 실장을 만나기 전에 서 원장을 만났다. 그리고 자신의 진료실을 이런 사태를 대비해 만들어둔 최첨단 시설은 갖췄지만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옮겼다. 형제에게도 비밀이었다. 


원래는 자신의 운전기사인 변 기사만 이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 함께 사고가 났으니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러나 자신이 이렇게 다른 사람의 눈으로 눈을 떴으니 실천해야지 하는 생각에 은정의 몸으로 나선 것이었다. 


“네, 아버지는 지금 몸을 갸누지는 못하지만 눈을 뜨고 계십니다.”


실제로 쓰러진 자신을 은정의 눈으로 보니 참,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수백억 때려 부은 차가 아닌 시중의 몇억짜리 차였으면 즉사였겠지. 


아마도 몰랐을 것이다. 아무리 내부의 반역자라고 해도, 자신은 일부로 모든 정보를 조각으로 나눠 믿는 사람들에게 공유했다. 그래서 내부의 반역을 저지른 자를 쉽게 판별도 할 수 있었고, 막을 수 있었다.


“그럼 회장님을 그렇게 만드신 게, 정일성 부회장님이신것도 아시는 건가요?

“네, 일성 오빠…가 그랬다고 알고 계세요”

“오빠..”


할아버지라고 불러야 될 것 같은 여자애가, 대한민국 최고의 그룹사 재벌가를 오빠라고 부른다. 그런데 은정의 말대로라면 같은 핏줄이니까. 정회장님은 어찌 이런 막내딸을 낳아놓고 자신에게 한마디도 안 해줬을까.


“아… 네 알겠습니다. 그러면 제가 어떻게 도와드리면 되나요? 회장님한테 직접 지시 받으시는건가요?”

“지시보단 보고만 하고 있습니다. 지금 몸이 편찮으셔서 제가 직접 전두지휘 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여기 이 문서를 읽어보고 실천하시면 됩니다. 저번에 회장님이 아니 아버지가 얘기 드렸을 꺼라고 하더라고요. 전시상황급을 대비한, 국가급전력들에 대한 소집입니다.”


분명 정 회장이 이끄는 대한그룹은 국가는 아니었지만 국가 이상의 역할을 해오고 있었다. 대한그룹의 계열사는 거의 준공기업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국민의 지지와 사랑을 받으며 세계에서도 내놓으라 하는 대기업 중 하나였다. 


“아,, 재건 프로젝트 말씀하십니까? 회장 교체가 시급할 때 사용하려고.”


원래는 자신의 손자나, 아들에게 자리를 물려주려고 마련한 계획안이었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자신에게, 은정인 자신에게 회장을 승계하기 위한 계획으로 급변되었다. 


“네,”

“그럼 회장님이 지목하신 다음 후계자는 누군지 알 수 있을까요? 그걸 알아야 진행이 수월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건 차차 알게 되실 겁니다. 다만 지금 하는 말이 향후 정 실장님을 제가 어떻게 판단할지는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은근한 신호를 줬다. 정 실장이라면 눈치챌 신호였다. 정실장도 살짝 놀란 눈치였다. 설마 이런 풋내기 막내딸에게 대한그룹의 회장직을?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단지 90대인 자신이 20대처럼 보이는 은정이 됐을 뿐이니 걱정할 거 없다는 정 실장은 모르는 눈빛을 보내는 은정이었다. 


‘괜찮다, 정 실장, 나야 나. 비록 지금은 은정이지만’


정 실장은 하하, 웃어보였고 은정은 따라 웃지 않고 정실장을 노려보듯 쳐다보았다. 과거 정회장처럼 자신을 쳐다보는 은정의 눈빛을 보고 놀라움을 느끼는 정 실장이었다. 


“그럼, 준비해주세요 정 실장님. 정 실장님의 손에 현재 회장님의 뜻이, 그리고 차기 회장직이 걸려있습니다”

“아..네”


이 상황이 마치 몰래 카메라인 것 같다고 생각하는 정 실장과, 차라리 자신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은정이었다. 앞으로 이 은정으로 얼마나를 살아가야는 걸까? 끝까지 라면 또 백 년을 하늘에 허락받은 것이니 지난 삶보다 부족하지는 않게 보내야 겠다고 다짐하는 은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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