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한 Jul 02. 2024

조아람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캐릭터 - 204


조아람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조아람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조혜연

제목: 어진 연은 바람을 타고 날다가 결국,

 

피할 수 없으니까, 즐기는거지

 

혜연의 세상은 무너졌다. 가족들이 준비없이 찾아온 이별은 너무나 갑작스럽게다가왔다. 상대 쪽은 새 차에서 문제가 있다고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었지만 혜연에게 왜 사고가 일어났는지보단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가 중요했다.

 

자신 이외에 같은 집에서 눈을 뜨고 잠을 잤고, 가족 사진 앨범에함께 숨을 쉬며 같은 밥과 반찬을 먹으며 투정도 부려가면서 떼를 써서 고기를 먹기도 했던 그런 가족들이 모두 몰살당했다.

 

혜연아

 

그런 혜연에게 주변의 사람들은 안타까운 시선을 보냈지만, 혜연은 그런시선들을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다. 괜찮은 척하지 않았다. 힘들면힘들다고 투정 부리면 됐지만 굳이 가족도 아닌 사람들에게그러고 싶지 않았다. 이제는 정작 가족이 없지만,

 

혜연아. 선생님이 부르셔

 

가족의 장례식을 어떻게 치러야 할지 몰라서 학교에 왔다. 아무에게도소식을 알리지 않았지만 신분 조회를 통해 경찰이 학교로 찾아온 게 화근이 되어서 전교의 학생들이 모두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쟤는 가족이 죽었는데, 다음 날 새벽까지 학교에 와서 자습을하네? 정말 어떤 대학을 가려고, 대학이 그렇게 중요해? 가족보다? 그런 야유를 들었다.

 

너희가 뭘 아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그럼 어떡하라고 울고만있어? 이런 생각에 잠긴 혜연이었지만, 그런 혜연을 도와주는건 부반장이었다.

 

반장, 같이 가자

 

반장이었던 혜연을 도와주는 부반장과 담임 선생님이었다. 담임도 하필이면이번이 첫 교직 생활의 시작이었고, 첫 담임이었다.

 

예전과 다르게 군사부일체는 무너진 지 오래고 스승이 무조건 존경받는 시대도 지났다. 그래서 힘든 교직 생활을 대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이렇게 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학생들을 파악하기도 전에 자신을 든든하게 도와줬던 반장의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스스로도 몰랐다.

 

혜연은 아직 사화에 나오지도 못한 햇병아리였지만, 담임 선생도 아직사회의 물에 물들지 않은 햇병아리였다. 말 그대로 아직 닭이 되지 못한 병아리와 아직 알도 깨지 못하고나온 계란이었던 혜연이었다.

 

혜연아, 우선 장례식이끝날 때가지 너가..”

선생님. 제가 혜연이도와줘도 돼요?”

, 그래 석현이 니가혜연이 좀 도와줘라, 뭐 필요한 거 있으면 바로 바로 선생님한테 말하고

, 선생님

 

경찰의 안내를 받고 의사를 만난 혜연은 시신을 인수인계 받는 문서에 싸인을 하기 전에 이제야 비로소 이게 현실이구나인정하게 된다. 조금이라도 꿈이겠지 했던 생각들이 눈앞에 닥쳤다.

 

가족의 일원 중 하나가 아닌, 자신을 뺀 모든 가족의 몰살이었다. 혜연은 미성년자로 법적 보호자가 필요했기에 선생님이 그 부분을 차지한다.

 

그때 혜연의 부모님이 들어 놨던 보험사에 신고가 돼서 장례를 도우려는 사람들이 온다. 상조보험은 이런 때를 위해서 드는 구나를 알아가는 세 사람이었다. 선생님도, 그리고 반장과 부반장도 마찬가지였다.

 

혜연아..”

 

선생님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기에, 자신의 가족들이 장례를 치르기는했지만 그걸 주도해서 치른 적은 없었다.

 

슬픔을 씻어내기도 전에 옷은 몇 벌을 음식을 얼마나 시켜야 하는 지 그리고 어떤 음식을 주문할지 이런 세세한부분을 모두 신경 써야 했다.

 

교복에서 상복으로 갈아 있는데, 보통의 상주는 남자가 하는데, 혜연은 여자라 이럴 땐 또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주저하는 세 사람이었다. 첫날은사람들이 찾아오지 않았는데, 부고문자를 한 군데도 보내지 않아서였다.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오는 게 아니라 부고문자를 일일 히 보내야 하는 것도 이번에 깨닫는 세 사람이었다. 어디를 보내야 할지 모르겠는 혜연이었다. 보통은 산 사람들의 지인들에게보내는데 혜연에게 지인과 아는 사람은 사실 동네 사람들, 학교 친구들이 다였다.

 

그렇다고 학교에만 부고문자를 툭하고 보낼 수는 없는거니까. 어떻게해야 할지 모르겠는 상황에 부반장 석현이 여기저기 물어물어 어떻게 해야할지 물었다.

 

그렇게 경찰의 도움을 받아 돌아가신 혜연의 가족들의 휴대전화에 등록된 번호에 모두 부고문자를 우선 보내기로 한다.

 

혜연은 처음에는 이 부분에서 과연 꼭 그래야 할까 고민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알지 못하잖아..”

 

그때 부고문자를 보내지도 않았는데 찾아온 사람이 있었다. 생전 처음보는 사람이었기에 혜연은 그가 누군지 몰랐다. 선생과 부반장은 혜연의 가족의 장례식에 찾아온 사람이니까, 그것도 제일 먼저 온 사람이니까 당연히 혜연이 알 줄 알았는데 그를 알아보는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그는 절을 하면서 울부짖었다. 그리고 혜연의 두 손을 잡고미안하다고 했다.

 

“?!!”

 

알았다면 막았을 텐데, 알 수 없었으니까.

그는 혜연의 가족을 치여 죽인 살인자였다.

 

그는 미안하다는 말을 혜연에게 했다.

고작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로 용서가 될 일은 아니었다.

 

혜연은 그동안 붙잡고 있던 마음을 놓아버리고 털썩 바닥으로 주저앉고 말았다. 그에게화라도 내야 하는데 힘이 나지 않았다.

 

그냥 오지 말지..”

 

입밖으로 꺼내 지지 않는 말들이 자신을 더 무겁게 하고 있는 혜연이었다. 용서받고싶었나? 이미 저지른 잘못으로 나는 평생을 사랑할 가족들을, 사랑했던가족들을 이제는 두 번 다시는 못 보게 됐는데, 저 사람은 그냥 용서 하나 받고 싶어서 이렇게 자신이죽인 사람들의 장례식에 당당히 찾아온 것인가?

 

혜연은 그가 미웠고 그 뒤로 기절했다. 일어나 보니 많은 사람들이와 있었다. 혜연이 기절한 사이에 부반장 석현이 부고문자를 보내 여러 사람들이 찾아온 것이었다.

 

혜연아, 괜찮아?”

 

처음엔 자신에게 손가락질했던 반 친구들도 찾아와 혜연을 위로했다. 막상찾아왔더니 혜연이 기절했다는 소식을 들었으니까, 그냥 삶의 호기심으로 찾아왔던 친구들도 진심으로 혜연을걱정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괜찮아 지겠지..”

 

괜찮냐는 질문에 괜찮다는 말을 해야 하는 걸까? 그런데 어디서 봤던말이 딱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찮아 보이는 사람에게 괜찮냐고 안 물어 본다고.

 

안 괜찮은 자신에게 괜찮냐는 질문을 해오는 친구들의 마음이 알다 가도 모르겠다.딱 봐도 안 괜찮아 보이는데, 괜찮아 라고 물어보는 건 괜찮아. 괜찮아 질거야라는 말인 걸까? 아니면 정말 상태가 궁금해서 물어본걸까.

 

나란히 놓인 가족들의 사진을 보니, 억지로 지워낸 자신의 자리를 바라보니혜연은 눈물이 핑 돌았다. 찍어놓은 영정사진은 당연히 없었고, 가족사진중에 혜연만 포토샵으로 지워낸 모습이었다.

 

나도 저기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너 무슨 소리야!”

 

혜연의 말에 혜연을 위로하는 친구들이 모여든다. 그렇게 혜연을 아는사람들과 혜연의 가족들을 아는 사람들이 이제 삶이 끝나 평생이라는 시간이 사라져가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평생 중 아주 짧게 차지하고 말 시간을내어 찾아주었다.

 

누군가는 잠시의 5분을 위해 10시간의왕복 시간을 뚫고 찾아왔다. 혜연은 처음 보는 사람들이 아빠를 위해서,그리고 엄마를 그리워하면서 동생의 이름을 부르며 울부짖었다.

 

고맙습니다.”

 

처음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못했던 인사를 이제는 정말로, 진심으로고마워서 숙여 인사를 건네게 시작된 혜연이었다.

 

그렇게 장례가 끝나고, 시신을 화장하기 위해서 마지막 사체를 확인해야하는자리가 있었지만 시신의 손상이 너무 심해 임시로 진행하려고 하는데 혜연은 반대한다.

 

제 가족이예요, 우리엄마, 우리 아빠라고요. 내 동생인데, 마지막은 봐야죠!”

“…”

 

장의사는 혜연의 마음을 이해하지만 평생을 트라우마를 겪을 지도 모르는 일이기에 남은 생이 100년이 생이라고 하면 80년은 더 남은 아이에게 그런 광경을 보이면안되겠다 싶어서 혜연을 타일렀다.

 

그러나 혜연은 가족들의 얼굴을 끝까지 보기를 주장했다.

피를 닦고, 찢어지고 부서진 뼈와 살을 꿰매었던 사체는, 거의 화석과 같이 온전한 형태를 완전히 잃어버린 모습이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엔 그저 흉측했을 뿐인데 혜연은 끝내 그 사체들을 만져본다. 수의를입힌 옷이었기에 온 몸의 흉터까진 아니었어도 얼굴을 만지고 울부짖는다.

 

아빠. 내가 더 잘했어야했는데, 미안해, 엄마..미안해. 혜수야 언니가 정말 미안해. 혜성아, 누나가 더 숙제 많이 못 봐줘서 너무 미안

 

마지막 말을 미안해로 끝낼 수는 없었으니까.

 

그리고 사랑해, 언니가, 누나가, 엄마, 아빠, 딸 혜연이가 너무 사랑해요

 

그렇게 사랑한다는 말을 끝으로 가족들을 보내는 혜연이었다. 연안실에서나온 혜연의 위로하기 위해 자기도 모르게 손이 올라간 부반장이었지만 차마 만지지는 못한다.

 

벌써 시작된 그리움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슬픔의 무게를 감히 짐작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화장터로 가 마지막으로 가족들을 보내는 혜연이었다. 잘못하면 화장을못할 뻔했다. 장례라는 게 이런 것도 다 신경 써야 하는 건지 아무도 몰랐으니까. 석현이 먼저 여기저기 장례식에 대한 수소문을 해서 이미 마감된 화장 시간이었지만 일가족이 한 명 빼고 몰살당했다는얘기에 겨우 새벽시간 원래 문을 열지 않는데 먼저 열어 개방한 화장터였다.

 

시체를 화장하는 도중에 혜연은 자신의 가슴이 타 들어 감을 느낀다.

 

너무, 벌써 보고싶다.

너무라는 말이 부족할 정도로 보고싶었다.

 

장례식 장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미치도록 사무치도록 보고싶어서 자신도지금 죽어버리면 가족들을 만나러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혜연의 옆에 꼭 앉아 있는 현석이었다. 위로가 되고 싶었지만자신은 지금 아무런 위로가 안된 다는 걸 알았다. 그래도 일단은 옆에 있는 거 정도는 자신이 할 수있었으니까.

 

나도 죽어버릴까

? 무슨 소리야 혜연아. 이럴 때 이..일수록..”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혜연의 말에 석현은 아무말 도 할 수가 없었다.

 

보고싶다..”

 

흐느껴 우는 혜연의 모습에 석현은 천천히 손을 혜연의 어깨에 가져갔지만 허공에서 헤메이다가 혜연이 더 울자 살짝두드린다.

 

그렇게 한 시간 가까이를 울었을 때, 혜연의 눈이 모기라도 쏘인 것처럼아주 퉁퉁 부었을 때, 가족들의 화장이 끝났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한 번에 하나도 버거운데, 그래도 그럴 땐 가족들이 슬픔의 무게를나눠가져 서로를 의지하며 버틸 수 있었을 텐데 혜연의 앞에 놓인 가족들이 담긴 병은 네 병이었다.

 

혼자서는 물리적으로도 들 수 없는 양이었고, 마음은 이미 흘러 넘치고있었다. 그때 나타난 혜연의 친구들이 병을 들어준다. 혜연은갑자기 나타난 그들의 모습에 놀랐고, 석현은 널 걱정하던 친구들이 계속 연락해서 오라고 했다고 한다.

 

이제 해가 뜨고 있었다. 화장터는 보통 사람들이 반기는 시설이 아니라인적이 드문 곳에 지어 지는데, 이곳을 찾아오기까지 힘들었을 텐데, 혜연은그들에게 고마웠다. 며칠사이에 처음으로 처음으로 그리움이나 슬픔이 아닌 감정을 느꼈다.

 

고마워.”

반장, 니가 우리 때매고생한 거 다 안다. 우리가 고맙 제

 

혜연은 그렇게 친구들을 도움으로 가족들은 잔뜩 그리워하고, 친구들에겐고마움을 갚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 혜연이 조의금을 정리하는데, 보험금보다 더 많은 돈을 조의금으로낸 사람이 있었다.

 

처음엔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가족들을 치여 죽인 사람이었다. 그는 경찰 조사 중에 경찰들에게 사정을 해 장례식장에 왔다고 한다. 처음엔몰래 들여다보고 가려고 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남은 게 혜연이 하나라는 사실을 듣고, 경찰들의 반대에도 조문을 했다고 한다.

 

혜연은 조의금을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그에게 돌려주러 가기로 했다. 그는아직 구치소에 있어서 그의 가족들을 찾아가려고 했다.

 

으리으리한 집에 도착한 혜연은 기에 눌린다. 그곳에서 앞을 못 보는혜연이 만한 친구를 발견한다.

 

아빠? 아빠야..?”

 

혜연은 그를 보고 놀란다. 들고 온 100억의 수표를 주머니에 황급히 넣는다.

그는 아마 저 아이를 보고 자신을 더 불쌍히 여겼겠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복수하고 싶었던 마음과 아련한 마음이 충돌하는 혜연이었다.

 

아빠? 아닌데, 이건

 

혜연을 만지기 위해서 손을 뻗는데 뒤로 가는 혜연이었다. 그러다 더이상 뒤로 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네 아빠가 보내서왔어

? 아빠가? 너는 누군데? 우리 아빠 알아?”

. 알아. 나는 조혜연이라고 해

조혜연? 나랑 성이 같네, 나는 조아람이라고해

 

혜연은 아람을 보며 크게 한숨을 쉬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는 아직 몰랐지만 어떻게 든 되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가워, 잘 부탁해

 

손을 내미는 혜연, 혜연의 그림자에 다가와 손을 잡는 그림자, 아람의 그림자였다






매거진의 이전글 조국 대표를 떠올리며 상상하여 만들어 보는 캐릭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