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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한 Jul 20. 2024

허성태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캐릭터 - 222


허성태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허성태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하승태

제목: 괴전


“악에 받쳤네”


아무리 억누르려고 해도 억누를 수 없는 분노였다. 승태가 가진 모든 걸 빼앗겼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다시 되찾을 수도 없게 되었으니까. 


“그만, 그만!! 그래도 형체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는 남겨야지, 이대로 라면 그냥 야생동물인지, 괴물인지 어떻게 알아!”


겨우 이성이 돌아온 승태의 눈에는, 자신이 찢어 발린 괴물의 사체가 찢겨 있었다. 승태와 함께 팀을 이룬 동료들이 사체를 살펴본다. 


“이 녀석도 아니야”


승태는 작게 중얼거린다. 가족을 죽인 괴물과 닮았지만, 자신이 쫓는 그 괴물은 아니었다. 승태에게 고생했다며 등을 두드리는 동료, 그의 이름은 유성이었다. 유성은 승태와 함께 괴물 사냥꾼이 되어 전국을 돌며 괴물을 퇴치하고 있었다. 


문제는 퇴치 속도보다 괴물이 발생하는 양이 더 많아졌다는 것인데, 이게 사실 국가와 사람들의 문제이기는 했으나 승태의 문제는 아니었다. 승태는 자신의 가족을 죽인 괴물을 찾아 나서고 있었고, 유성은 괴물을 사냥하며 돈을 벌고 있었기 때문에 괴물이 많아진다는 건 자신의 용돈벌이가 좋아지고 있다는 말이었기에 그렇게 썩 나쁜 상황은 아니었던 것이었다. 


“하승태, 니가 괴물을 죽이고 싶어 하는 건 잘 알아, 그리고 잘 죽이기도 하니까 팀으로 다니는 건데, 잘 죽이기만 하자, 이렇게 가루로 만들어 놓지는 말고? 이게 얼마짜린데”

“….”


승태는 유성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바로 지프에 탑승하는 승태였다. 유성은 혀를 차며 동료들과 괴물의 찢긴 사체들을 놓았다. 어쨌든 이걸 정부에 인계해야 괴물을 죽였다는 증거가 됐다. 


예전에는 괴물을 잡는 촬영 영상만 있어도 인정해줬는데, 어떤 쓰레기 집단이 실제로 괴물을 잡은 게 아니라 다른 괴물을 잡는 촬영물을 자신들이 잡은 것 마냥 편집하여 활용해서 이 사단이 났다. 중복된 촬영 영상을 정부에서 발견하고 앞으로 촬영 영상뿐 아니라, 괴물의 사체가 필요했다. 영상에 따라 사체 보존도가 낮더라도 괴물을 잡은 것으로 인정해주나 사체의 비율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했다. 


“니가 말한 그 괴물 놈, 이미 다른 꾼놈들한테 잡힌 거 아니야?”

“아니 그 놈은 나 말고는 못 잡아. 빨리 움직여”


이 넓은 땅, 반도에서 괴물을 어찌 잡는다고 저 지랄을 하는 지 유성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런 목적이 있는 동료였고 실력만큼은 확실했기에 팀으로 움직였다. 승태는 자신의 무기를 강화하는 것 이외에는 돈에 관심이 없었다. 


승태는 자기 말로는 괴물만 잡고 자기도 이승을 뜬다고 했다. 자신의 눈 앞에서 자신의 가족을 잡아먹은 그 괴물들을 이 땅에서 온전히 퇴치하는 날이 올까? 유성은 속으로는 승태가 자연사 하겠구나 생각했다. 이미 괴물 천지가 되어버린 땅에서 어찌 괴물을 전부 잡아낼 수 있을까? 


이 세상이 괴물천지가 된 건 어떤 미친놈들 때문이었다. 그들도 처음부터 괴물을 만들려고 했던 건 아니었다. 그냥 실험을 하다 보니까 이렇게도 되네? 저렇게도 되네? 이 사실을 알 수 있었던 건 그 과학자 한 명이 진실을 발표했기 때문이었다.


약 4년전, 괴물이 처음 모습을 들어냈다. 서울 도심에서였다. 사람들을 습격한 괴측 한 모습의 괴물, 키메라 형태의 네발을 달고 있으며 머리는 호랑이 것인지 고양이를 닮은 모습인데 피부가 털이 있긴 하지만 풀에 비슷한 그런 모습이었다. 그 털 안에는 악어의 가죽을 하고 있었던 ‘키메라’, 그건 포유류와 양서류, 그리고 파충류의 유전자를 하나의 공집합을 강제로 만들어 배양했던 결과물이었다.


그래서 인지 알에서 깨어난 괴물들의 형태가 전부 달라서, 다시 그 괴물들을 서로 교배하고 교배하여 괴물의 진화 과정을 살피고 있었던 과학자들이 있었다. 세상은 지금에서야 그들을 매드 사이언스라고 부르지만, 그들 중에 일부는 지금 괴물을 사냥하는데 지대한 공을 세우고 있었다.


그렇게 괴물이 세상에 처음 등장했을 때 국가는 바로 계엄령을 선포하고 이를 막으려 했는데, 괴물을 보고 다른 나라에서는 몰래 괴물을 자신의 국가로 빼돌리려는 시도가 있었다.


그런 시도가 없었다면 괴물을 초전에 진압할 수 있었을 지 모른다. 즉 그들은 한국군이 괴물을 몰살시키기 전에 움직였으며 방해했다. 


그 결과가 최악이었는데, 단순히 괴물의 번식에 사람이 이용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던 생각이 잘못됐었기 때문이었다. 처음 괴물을 만든 매드 사이언스의 발언으로는 괴물들이 생명력이 약하고 태어나서 제대로 적응하지도 못해 계속 죽었다고 한다. 그러자 한 과학자가 자신의 몸에 괴물의 유전자를 이식해서라도 괴물을 살리려고 했고, 결국 모든 괴물의 유전자에는 그 과학자로 인해 인간의 유전자마저 들어가면서 괴물은 기생하여 살았다. 그들이 살아날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바로 인간을 매개로 해서였다. 


어느 정도 성장을 마친 괴물들은 인간의 몸을 찢고 나왔다. 그 형태는 워낙 많은 유전자들이 배합된 ‘키메라’였기에 알 수 없었지만 인간을 숙주로 삼아 태어난다는 것만은 확실했다. 


승태는 가족들을 위해 돈을 번다고 운이 좋게, 유일하게 가족들에게 괴물의 숙주가 되지 않았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집에 들어가서 가족식사를 하려고 하는 사이에 아내가 토를 하더니 아내의 배를 찢고 괴물이 태어났다. 그러면서 다른 가족을 공격했다. 아이들을 지키려고 했던 승태였지만 겨우 살린 아이도 온갖 발버둥을 치더니 아이의 몸을 찢고 괴물이 태어났다. 


그 충격을 승태는 아직도 악몽으로 꾼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의 몸을 찢고 태어난 괴물, 그 괴물은 하나는 약간 전설의 동물인 용을 닮았고, 하나는 거대한 뿔을 가진 기린의 형태를 괴물이었다. 


결국 아무도 지키지 못한 승태였다. 그때부터 잃어버린 꿈을 되찾는 기분으로 체력을 길렀다. 용병단에 들어가 괴물을 잡기 위해 ‘괴물’이 되었다. 


괴물을 만들어낸 과학자들과 정부에서는 인간의 몸에 괴물이 침입해도 괴물이 살아날 수 없게 하는 약물을 최근에 계발하는데 성공했다. 다만 이 약물이 몸 안에 있는 괴물을 죽일 수 있는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어서 지속적으로 투입해야하는 리스크가 생겼다. 


한반도에 있는 인간은 괴물의 숙주일 확률이 높았다. 이는 정밀하게 몸을 스캔하지 않으면 발견할 수 없어서 한반도는 결국 봉쇄당하고 말았다. 


괴물을 빼내 가려는 세력도 진실이 폭로되자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한국을 봉쇄하고 자신의 추악한 진실도 사라지길 기다렸다. 그렇게 한국은 세계로부터 봉쇄당한 채 스스로의 힘과 노력으로 살아남을 수밖에 없게 된다.


그래도 정부가 무너진 건 아니 라서 제 역할을 해내고는 있었지만, 인간을 숙주로 삼는 괴물이 도처에 깔린 판이라 누가 언제 어떻게 괴물이 될지 모르고, 이미 있는 괴물들도 모두 퇴치한 게 아닌 그런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괴물을 두려워하면서도 괴물의 데이터를 갖고 싶어하는 사람들로부터 정부는 데이터를 주는 대신, 식량과 같은 자원을 얻었다. 그리고 그런 자원을 승태와 유성과 같은 용병들에게 배분하며 괴물을 잡았다. 그들이 잡은 괴물을 연구하면서 다시 또 자원을 얻는 게 정부의 역할이었다. 


“그 괴물, 아직 살아 있는 건 맞아?”


승태는 혹시나 자신의 가족들을 몰살시킨 괴물이 잡혔는지 확인하기 위해 정부 사이트에 올라온 괴물의 형태를 확인했다. 


원래는 군대의 대령 급, 즉 연대 급 지휘자 이상만 확인할 수 있는 자료였지만 승태의 공이 컸고 승태의 지인들이 군대의 주요 요직에 앉아 있어서 열람할 수 있었다. 


승태도 원래라면 그런 요직에 앉아 있을 사람이었을 테니까. 원래 승태는 육사에 수석으로 들어가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군인이 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아내를 만나게 되면서 육사의 꿈을 버리고 훌륭한 남편의 길로 접어 서게 된 게 승태였다. 


아내가 당시 썸을 탈 때, 여자친구로 진급하거나 말거나 하는 운명의 상황이었을 때 ‘군인’은 싫은데, 라는 말 한마디 때문이었다. 그렇게 헌신하며 가족을 위해서 몸 받쳤던 승태는 가족을 잃은 지금 그 가족에 대한 복수심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승태는 그 괴물을 떠올리며 바지에 오줌을 적셔도 문제가 없었을 정도로 아무것도 못하던 그때의 자신을 떠올린다. 다시는 그러지 않게, 아직도 생생해 눈을 감고 정신을 잃을 때 마다 꿈으로 찾아오는 그 순간들이었다. 잊으려고 해도 잊을 수 없는 악몽의 시간이었다. 


“승태, 하승태!”


승태가 괴물을 리마인드하며 괴물의 움직임을 떠올리며 상상으로 괴물을 잡는 연습을 하고 있었을 때였다. 승태를 급하게 부르며 달여오는 유성, 그가 손에 든 사진을 승태에게 내민다. 승태가 이게 뭔가 싶어서 사진을 받는데,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그러면서 동시에 오금이 저렸다.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는 광경의 주인공. 사진에는 승태가 그렇게 찾던 괴물의 모습이 찍혀 있었다. 그 앞에는 괴물에 당한 채 죽어가고 있는 시민들의 사진들이 있었다. 


“니가 말하던 괴물의 모습 같은데, 어때? 평소때보다 더 니가 말한 게 맞는 거 같은데?”


고개를 끄덕이는 승태, 


“맞아. 이 녀석이야.”


반드시 만나고 싶었던 모습이었는데 막상 그 괴물이 살아있다고 생각하니, 정작 아무것도 못했던 모습이 다시 떠오른다. 인정하지 않고 싶지만 무서웠다. 그러나 그때처럼 아무것도 못하지 않기 위해 눈을 뜰 때마다 혹사한 몸이 이제 그만을 외쳐도 다시 일어서는 승태였다. 


매일 근육통을 이겨낸 이유, 이제는 결과로 증명해야 만했다. 


“이 녀석 어딨는 거야”

“여기, 성남에서 발견됐어”

“….”


이 녀석을 찾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는데, 정작 이렇게 가까운 곳에 있을 줄은 몰랐다. 계속 근처에 있었던 건지 아니면 지금까지 쫓았던 이 녀석의 발자국이 정말 이 녀석인 건지는 알 수 없었다. 


“근데 이 괴물..”

“뭔데..”

“말을 한대.”


유성은 곧이어 자료를 가지고 오는 동료들에게 비디오를 받아 재생한다. 그러자 괴물이 ‘엄마, 살려줘, 아빠 살려줘’ 라는 말을 목소리가 들린다. 


“…..!!!”


승태는 자신이 쥔 주먹으로 인해 손톱이 살을 파고들었지만 아픔을 느끼지 못한다. 마음에서 그보다 극심한 고통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동영상 속의 아이 목소리는 자신이 지켜내지 못한 딸의 목소리였다. 


“아빠 살려줘, 나 무서워”


그때 사진 속에 괴물에게 습격당한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혹시 누구 있냐며, 아이의 목소리를 듣고 아이를 위해 나선 시민의 모습이었다.


비록, 괴물의 낚시였지만.


이후 영상에서 그에게 묵념을 한 승태와 유성은 괴물을 잡기 위해 준비한다. 그 괴물이 인간을 낚시하고 있는 장소로 향하기 위해서였다. 


“저 목소리,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데...”


유성이 승태의 분위기를 감지하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승태는, 눈을 감았다. 


“아냐, 됐다. 가자”


이미 분위기로 답을 들은 유성은 승태가 평소처럼 만해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승태는 오랜 세월 꿈꿔왔던 복수를 위해 나아가고 있었다.


자신의 가족을 죽이고 태어난 괴물.. 그녀석을 그 누구도 아니고 바로 자신이 직접 잡아야 했다. 


“내가, 꼭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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