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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한 Jul 26. 2024

파리 올림픽을 떠올리며 상상하여 만들어 보는 캐릭터

 4번쨰 이야기 : 프랑스 파리 올림픽 

파리 올림픽 개막식을 떠올리며 상상하여 만들어 보는 캐릭터




파리 올림픽을 떠올리며 상상하여 만들어 보는 캐릭터



제목: 파리의 발루아 

이름: 한준수 (헤르베르 발루아) & 백희연 


준수는 프랑스인이지만 한국인이었다. 그의 조상은 100년도 전에 대한제국 시절 아버지가 일본군에게 사망한 대한제국의 마지막 정규군이었다고 한다. 당시 대한제국을 탐방 왔던 프랑스의 귀족 발루아 가문에 의해 프랑스로 입양되어 왔다고 한다. 



그때 같은 운명의 한국인 여자를 만나 결혼을 했다고 한다. 발루아 가문이지만 한국의 성씨로 ‘한’을 새로 창제하여 쓰고 있었다. 한국과 프랑스 두 나라에 혼을 담은 준수였다. 주스노우 발루아 라고 프랑스에서 불리기도 했다. 


그런 준수는 한국대에 외국인 유학생으로 유학을 왔었다.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느낌은 신비한 느낌이었다. 자신의 조상은 이 나라를 지키려고 하다 죽었고, 그 자손은 우연히 이 나라에 도착한 이방인에 의해 손에 길러졌다. 자신의 뿌리는 프랑스일까, 아니면 대한민국일까 그런 고민을 하는 준수였다. 프랑스에서 잘 할 때는 신분은 귀족이지만 외모는 외국인었다. 다만 프랑스 자체가 외국에게 개방을 하는 나라여서 그렇게 큰 어려움 없이 살았던 기억이었다. 


입양됐을 뿐이지만 백년전부터 잘 먹고 잘 살았던 건지 유전학적으로 외국인에게도 꿀리지 않는 덩치와 키를 가졌고 두뇌는 오히려 각광받는 현대의 모습처럼 부족하지 않게 살았던 준수였다. 


그럼에도 민족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을 잊은 적 없는 아버지와 할아버지로 인해서 거의 세뇌당하다시피 한국으로 가고 싶다는 얘기로 인해 한국 유학을 선택한 준수였다. 막상 한국이나 프랑스나 별 다를 게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다가 날씨 때문에 한국보다는 프랑스가 더 살기 좋다고 생각하는 준수였다. 



프랑스의 유명한 보르도의 와인처럼 음미할 수 있는 그런 느낌이 한국에는 없다고 느꼈다. 소주나 맥주, 막걸리도 맛은 있지만 와인과 같은 분위기는 아니라고 생각했던 준수였지만 안동소주를 마셔보고 약간 생각이 달라지기도 했다. 그동안 다른 한국 술들은 약간 물맛이 술 맛이구나 생각하게 했지만 안동소주는 정말로 내가 술을 마시고 있구나, 취하고 있구나를 느끼게 해줬던 술이었다.


안동소주를 사가지고 아버지에게 가져다주니, 아이가 처음 바나나를 먹었을 때의 반을 보였다. 신기했다. 이렇게 유전자에 각인된 고향의 맛이었을까? 그러나 역시 준수는 태어난 곳도 프랑스였고 더 오래 살았던 곳도 프랑스여서 준수에게 고향은 프랑스, 파리였다. 다만 할아버지도 그랬고, 아버지도 그랬던 것처럼 자신도 한국인 여자를 만나 결혼하게 될 까라는 궁금증은 있었다. 운명이 있다면 그렇게 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었다. 



“준수, 한국에서 친구들은 많이 사귀었니?”

“네 아버지, 친구들이 저 좋다고 난리였잖아요. 저 프랑스로 돌아온다고 했을 때 다들 울고 불고 난리났어요”

“그래? 그 친구들은 이번에 파리에 오지 않니?”

“이번에요? 언젠가 오겠다고 했지만 굳이 이번에,”


준수는 아버지가 무슨 얘기를 하는 지 처음에는 그 맥락을 알지 못했는데, 나중에야 그 이유를 알았다. 어쩐지 요즘 거리 통제도 늘어나고 QR 코드가 있어야 어딘가를 갈 수 있는 프랑스에서 절대로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나치가 다시 파리를 점령한 것도 아닌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싶었던 준수였다. 하필 준수가 프랑스로 돌아와 국내여행(프랑스)을 마치고 돌아온 날 파리에서 곧 올림픽이 열렸던 것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더 여행을 갔다 올 걸 그랬나”


준수는 안 그래도 평소에 파리에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했다. 천만 도시만 살아왔던 준수는 사람이 적은 시골 같은 느낌의 여행지가 마음에 들었다. 한번은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여행을 간 적도 있었다. 그때 자신을 보고 깜짝 놀란 같은 한민족의 얼굴을 기억한다. 실제로 자신에게 한국인이냐고 물어왔는데, 자신은 프랑스인이라며 여권을 보여줬다. 그는 북한 사람이었다. 



한국인들이 다른 나라에 사는 경우가 적은 건 아닌데, 그렇게 외국에서 만날 일은 일부러 모여 사는 마을이 아니면 또 자주 있던 일은 아니었다. 


그래도 역시 가장 한국인을 많이 만났던 여행은 한국여행이었다. 유학의 마무리쯤 한국내 국내 투어를 친구들과 다녔던 준수였다. 추억 쌓기라고, 그런데 친구들은 여행지를 다녔고, 준수는 친구들이 모르는 유럽인들에게 유명한 한국 여행지를 찾아 다녔다. 


학교에서 제일 가까운 친구가 매일 지각한다고, 여행도 비슷한 맥락이 적용되는 걸 그때 깨달은 준수였다. 생각해보니 자신도 가본 적은 있으나 그냥 지나치는 정도로 센강이며, 루브르 박물관이며, 에펠탑을 지나쳤던 준수였다. 


“음. 친구들이 온다고 했던 것 같은데, 그게 이쯤인가”



그때 준수에게 프랑스에 가면 혹시 볼 수 있냐는 연락을 해오는 친구가 있었다. 준수는 당연히 OK라고 말했는데, 자기 친척도 같이 가도 되는지 물어봤다. 준수는 당연히 OK였다. 준수의 가문인 발루아 가문의 대가주는 파리에 빌딩을 하나 가지고 있었다. 


준수에게는 큰아버지였는데, 큰아버지는 어렸을 때부터 준수를 좋아했다. 그러나 준수가 가주인 큰아버지가 원하는 길을 걷지 않게 되자 약간 토라진 상태였지만 그래도 준수가 부탁하는 건 뭐든 들어줄 자세를 가진 큰아버지였다. 


준수는 파리 생제르망의 관련된 물품과 FC파리의 상점을 들렀다. 거기서 주장과 유명한 선수들의 유니폼을 사 들고 큰아버지를 찾았다. 큰아버지는 흥, 하면서 준수를 안 보는 척 만나주었다. 


“큰 아버지, 아니 가주님? 아직도 삐지셨어요?”

“흥이야. 너는 우리 가문의 명예를 드높일 수 있었어!”

“에이, 아닙니다. 오해예요”

“음바페에게 패스를 하거나! 아니면 네가 음바페의 패스를 받아 골을 넣을 수 있었다고! 그랬다면 메시가 아닌 우리 프랑스가 2연패를 성공한 나라가 됐을텐데!”



준수는 어렸을 때부터 축구에 발군 적인 재능을 선보였으나, 축구를 선택하지 않았다. 좋아하긴 했지만 그걸로 직업을 삼고 싶은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딱 취미로 남겨둔 그런 느낌일 뿐이었다. 


“그건 오해예요. 저는 사실 그 정도 재능이 없었어요. 그나저나 큰아버지, 이번 올림픽에, 큰아버지의 건물에서 제 친구들을 묶게 해도 될까요?”

“오베이서스 호텔 말이냐?”

“네!”

“흥, 맘대로 해!”


그렇게 큰아버지의 허락을 맡아 친구들을 묶을 공간을 찾았다. 자기 집도 좋은데 아무래도 호텔이 그 보다 좋을 순 없었다. 그러나 호텔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예약을 잡고 있었다. 큰아버지가 혹시 몰라 빼뚠 특실에 친구들을 우겨 넣다시피 했으나 몇 명이 남았다. 결국 몇 명은 준수의 집에 머물기로 했다. 



준수는 이때 자신을 이용해 장사를 벌인 친구를 만나게 됐다.


“너, 정말 이럴꺼야?”

“준수! 땡큐!!!”


그는 프랑스에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며 올림픽 기간 내 파리에 함께 갈 친구를 모집했다. 준수만 믿고 벌인 일이었다. 준수는 전부 거절하고 내쫒고 싶었으나 이미 한국으로 귀국할 비행기 조차 올림픽이 끝난 이후로 잡은 친구들을 마냥 내쫓을 수는 없엇다. 결국 몇 명의 친구들은 준수와 함께 살게 됐다. 다행히 준수네도 부족한 정도가 아니었다. 


“우와, 방이 도대체 몇 개야? 거의 궁전 아니야?”

“그정돈 딱 봐도 아니잖아. 그래 안녕, 나는 준수 발루아, 프랑스 이름으로 헤르베르 발루아, 역사적인 가치를 잊지 않은 자, 역사적인 가문의 발루아 가문의 자손이야”

“와 신기하다”



준수 발루아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소개한 준수는 한국에서 온 친구들을 소개받는다. 준수에게 인사를 하면서 자신을 소개하는 여러 사람들, 그 중에는 희연도 있었다. 



희연은 준수를 보면서 영락없는 한국인인데 어떻게 프랑스 귀족 가문의 자손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자신은 원래 올림픽에 관심도 없었다. 4년 전까지는, 


그런데 4년전에 열렸을 올림픽이 취소됐을 때부터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생긴 희연이었다. 


“그게 뭐가 중요한대”


희연은 올림픽 보다는 자신의 삶이 훨씬 중요한 아이였다. 그래서 도쿄올림픽이 취소 되던 말던 상관이 없었는데 현재 자신을 이곳 파리까지 끌고 온 친구인 유민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희연아 너 정말 잘못 생각하고 있는거야, 너 우사인 볼트 알지?”

“우사인 볼트? 그게 누군데”

“너 펠프스도 몰라?”

“펠프스는 누구야”

“와, 정말,, 진짜 놀랍다. 희연아 너 인생 헛 살고 있구나”

“아니, 걔들을 모르는 게 인생 헛 산건야? 너 세종대왕 알아?”

“당연히 알지 희연아”

“아,, 너 안중근 알아?”

“희연아. 내가 설마 모를 까봐”

“음. 암튼 모를 수도 있지 뭐 그게 인생 헛산건야”

“그들은 신급이라고 신급! 너 메시나 호날두는 알아?”

“메시, 호날두 들어봤던 거 같은데 잘 모르겠네”

“너 스포츠 선수 누구 알아?”

“손흥민?”

“그래도 손흥민은 아네. 김연아는 알아? 손연재는?”

“야, 어떻게 몰라, 다 알지”

“뉴스에서 아마 손흥민이나 김연아, 손연재보다 더 많이 나온 게 마이크 펠프스, 우사인 볼트일 텐데,지극히 한국사람에 대한 뉴스만 우리 것만 챙겨보는 구나”

“우리 게 제일 좋은 거지 뭐”



희연은 그렇게 스포츠라는 종목 자체에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도쿄 올림픽에서 우연히 높이 뛰기 경기를 봤다. 별거 아닌 거 같은데 그냥 높이 뛰는 게 다인데 그 장면에서 희로애락을 봤다. 그때 심판과 얘기를 나누자 심각한 표정을 하며 서로 기록을 겨누던 두 사람이 하이파이브를 했다. 조금 전까지 같이 뛰었던 선수는 자리에 주저앉아 펑펑 울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저게 뭐라고..”


희연은 왜 저러나 싶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때부터 뭔가 올림픽이라는 게 도대체 뭘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아테네군의 승리를 알리던 병사를 기르는 경기로 그리스에서 행해지전 스포츠 제전이었다고 한다. 다만 목숨을 걸어야 했다. 그렇게 마라톤이 생기고 과거의 종목을 존중하는 의미로 다양한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종목 위주로 올림픽 종목을 선정한다고 한다. 



다만 주체국이 지정한 5개와 다시 5개 종목 정도가 시범 종목으로 채택되어 32개의 종목에서 대결이 펼쳐진다. 


모여서 올림픽을 기다리는 친구들이 각자가 알고 있는 올림픽 사전지식을 펼쳐놓고 있었다. 희연은 그런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도쿄 올림픽에서 선수들이 왜 저렇게 열정을 다 쏟는 걸까에 대한 호기심으로 경기들을 다 챙겨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못 봤던 과거의 경기까지, 거기서 유명한 일화들을 알게 된다. 


7관왕을 했던 펠프스, 10초대의 장벽을 무너트린 전설 볼트까지, 미친 기록을 경신했던 위대한 인물들에 서사를 들을 때 자신이 처음에 알지 못해서 무시했던 게 바보처럼 느껴지며 경외심이 느껴진 희연이었다. 



“나는 10초를 위해 4년을 준비한다라..”


자신의 노력은 왜 결과가 보이지 않을까 고민했던 희연에게 우사인 볼트의 말은 뼈를 때리는 말이었다. 그래서 반성하게 된다. 현역 운동 선수였을 때는 살을 엄청나게 찌었던 장미란 선수를 보자 저렇게 중량을 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노력이었구나를 알게 된 희연이었다. 


특히 광고로만 봤어던 “할 수 있다!”를 되새기며 정말로 할 수 있음을 보여준 펜싱경기는 희연이 힘들 때마다 챙겨보는 영상이 되었다. 


“열정…”


그렇게 확장된 희연의 세계관은 단순히 올림픽 뿐만 아니라 여러 선수들이 참여하는 세계선수권, 그리고 프로 스포츠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친구의 설득에 못이긴 척 이번에는 스크린이나 브라운관의 프레임 속 화면이 아닌 직접 그 공기도 느끼고 온도도 느끼며 체득하기 위해 프랑스 파리로 왔다. 


“내일 있을 올림픽은 사상 처음으로 야외에서 진행되는거야”


그때 희연은 자신이 알던 정보와 다른 이야기 나오자 귀를 세운다.


“정말? 근데 우리나라에서 열렸던 서울 올림픽에서도 한강에서 시작했잖아?”

“한강에서 시작한 건 맞는데 끝은 서울올림픽경기장에서 마무리 됐지, 한 스테이지만 열린거야 사실상 대부분이 그렇고 초입 부분 시작을 한 건 맞지만 전체가 야외에서 한 건 이번 파리올림픽이 최초야. 예전에 부에노스 아이레스 청소년 올림픽도 대로에서 시작한 적이 있긴 해”

“유식하네..”



희연은 집도 내주고 정보도 내주는 준수가 제법 멋있어 보였다. 


“만명이나 참여하는 초 대형 프로젝트, 프랑스 파리 올림픽, 이제 시작하겠다”


내일이면 개막이었다. 왠지 심장이 두근 디는 청춘들의 모습이었다. 그중에 준수도 희연도 있었다. 서로의 자리는 바로 옆자리는 아니었지만 이미 두 사람은 서로를 발견한 직후 서로를 가장 크게 각인시켰다. 


‘준수,,’

‘희연…’


사상 최초로 야외에서 열리는 파리 올림픽, 센강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기대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에펠탑이라는 상징의 파리가 정확히 100년만에 올림픽을 다시 개최하는 모습은 마치 운명이 실천되는 그런 숭고한 느낌마저 들게 만들고 있었다. 


“셋느강이 로맨틱 해졌네”

“전부 로맨틱 하지, 낭만도시 파리잖아. 뭐든..”

“여름이었다. 그 다섯 글자 이상의 위력이 단 두 글자에 다 있네, 파리..”


이미 파리에 살고 있는 준수와 파리 올림픽으로 파리에 온 희연은 마치 오래전 드라마 파리의 연인처럼 파리에서 생긴 일, 파리에서 생길 일에 대해서 전혀 예측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예측이 아니라 기획 중일지도 몰랐다. 준수는 자신이 내어주고 있는 거주 공간 뿐만 아니라 파리에 대한 지식으로 희연의 옆에 붙어 있을 수 있을까, 그녀가 보고 싶어하는 경기의 티켓을 지금 자신보다 잘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었다. 자기는 무려 프랑스 대가문의 자제, 다만 이런 마음이 처음이라 자기가 지금 하고 있는 게 뭐지 싶은 준수였을 뿐이었다. 



희연도 준수를 보고 잘 생겼다 생각할 뿐 다른 생각은 없었다. 사실 희연은 준수가 꽤나 마음에 들고 준수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준수보다는 올림픽에 참여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광경을 기대하고 있었다.


비록 인기종목에 대한 티켓은 구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비인기 종목이라고 해도 잔뜩 기대를 품고 있는 희연이었다. 


4년전 봤어야할 3년전의 기록들, 그로 인해 지금까지 올림픽에셔 펼쳐졌던 기적과 같은 순간들, 전설이 되고, 신화가 되어서 남아 있는 이야기들의 기록을 경험한 희연은 이제는 그 기적의 순간에 자신이 직접 보게 될 걸 기대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파티를 했다. 준수를 대학교에서부터 알았던 친구들이 주로 이루었다. 준수의 친구의 친구 자격으로 온 희연과 같은 애들도 어쨌든 준수가 거주지를 내준 고마운 친구이자 은인이라 다들 참여해 준수한테 감사의 인사를 보냈다.



준수는 원래 참여할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희연이 왔을 까 궁금해서 파티에 왔고, 다행히 희연이 있었다. 


준수는 고민하지 않고 희연의 주변으로 갔다. 사람들이 각자의 재미로 취하면서 자신에게 관심이 사라질 때쯤이었다. 너무 기다리다 타이밍을 놓쳐 희연이 먼저 지쳐 쉬러 갈 수도 있어서 마치 보초를 서른 초병처럼 희연의 주변을 감시하듯 맴돌았던 준수였다. 


준수가 희연에게 다가가려는 순간, 희연에게 다가가는 다른 남자애가 있었다.


“저기, 희연이라고 했지?”

“어?”


준수는 짜증이 확 올라와 그 장면을 지켜보았다. 희연에게 얼른 저런 놈은 거절해! 라는 표정으로! 희연에게 내일 개막식에 VIP석에서 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하고 데려갈 생각이었다. 얻은 정보로 희연은 올림픽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높은 상태, 거의 맥스 넘어 상태이니까. 분명히 엄청난 매력 어필 포인트가 될 거라고 생각한 준수였다. 


“내일, 개막식, 같이 보러 갈래?”

“개막식? 나 근데 티켓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먼 발치서 보려고”


남자가 씩 웃으며 손을 올려 티켓을 보였다. 두 장이었다. 희연이 놀라 방방 뛰었다. 저렇게 좋아할 줄 알았으면 먼저 보여줬을 텐데! 준수는 조용히 이를 갈았다. 


“우와, 어떻게 구한 거야?”

“쉽진 않았지, 어때?”

“정말 괜찮아? 좋아, 나는 좋지 고마워~”



희연이 그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때 준수가 두 사람을 갈라놓고 남자에게 잠시만이라고 말하고 희연을 바라보았다. 


“뭐야? 무슨 일이야? 우리 둘이 지금 대화중인데 나중에 얘기해줄래?”

“아니, 지금 얘기해야돼. 나랑 개막식 보러 가자”

“미안, 나 이미 약속했어”

“나는 이 티켓”


희연에게 보여주는 준수의 티켓은 VIP티켓이었다. 그러나 희연은 그것보단 선약이 더 중요해 보였다. 자신이 응원하고자 하는 선수들이 스포츠심으로 열정을 다하는 것처럼. 자신도 이미 한 약속을 먼저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미안, 네 표가 더 좋아보이지만 나는 이미 약속을 했으니까. 마음만 받을 게 고마워”


희연의 거절에 놀란 준수였다. 그녀의 거절은 자신의 예상밖이었으니까. 남자는 준수를 차마 약올리진 못하고 안도하며 희연과 함께 걸어갔다. 준수의 시선에는 남자와 걸어가고 있는 희연의 뒷모습만이 비칠 뿐이었다. 



“나, 발루아 가문의 준수 이대로 포기하지 않지”


자신은 그냥 펑범한 프랑스 귀족가문이 아니었으니까. 비록 부르봉 가문에 왕가를 내주긴 했지만 그 전까지만 해도 프랑스를 지배했던 왕의 가문이었던 ‘발루아’였으니까. 희연도 차지해 보이겠단 생각을 했다. 왕의 후예의 자존심을 걸고서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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