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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한 Jul 26. 2024

신민아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캐릭터 - 228


신민아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신민아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양민아

제목: 심판자들


정의를 위해 행해지는 폭력, 그 폭력에 다시 복수로 응답하는 건 정의일까? 


민아는 정의의 피해자였다. 정확히 말하면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악인이었고 정의로운 심판을 받았다. 복수를 끝낸 그들은 민아의 처리에 대해 논의했다. 정의의 집행자였던 그들, 그래서였을까? 그들은 차마 어린 민아를 죽이진 못했다.


그렇게 오빠도 죽고, 엄마도 죽고, 아빠도 죽은 채 민아는 살아야 했다. 악으로 벌어진 재산이 남긴 했다. 바로 가져갈 수 있는 현물들은 그 정의의 집단이 모두 가져갔음에도 남은 것들만 해도 충분히 3대가 놀고먹을 수 있는 금액이었다. 


그렇게 민아는 가족을 잃은 채 살아야 했다. 민아를 발견한 형사는 민아를 고아원에 보내야 하나 싶어서 가족관계를 찾아보았다. 사촌이나 친척들에게 맡겨야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민아의 재산을 노린 사촌에게 맡겨지게 된다. 


그러나 민아는 어렸지만 자신의 재산을 노린 가족들에게 절대로 함부로 그것들을 사용을 허락하지 않았다. 민아의 변호사를 맡은 삼촌 같은 존재에게만 유일하게 의지하는 척했다. 아무도 믿지 않았다. 그렇게 자신의 재산을 인지하고 난 후 그래도 길러준 보답으로 건물 한 채, 집 한 채를 선물하고 독립한 민아였다.


민아가 독립한 게 중학교 때였다. 나름 5년정도 사촌의 집에서 살았지만 유대를 맺진 않았다. 가족의 죽음 이후 민아에게 유대란 없었다. 그런 민아는 우연히 자신의 집에 들어왔던 그때 유일하게 얼굴을 목격한 남자와 비슷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처음에는 그로 착각했지만 그는 민아와 같은 동갑이었다. 절대로 자신의 가족을 죽인 사람이라고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냥 지나치려고 했는데 그럴 때 일수록 지나칠 수 없는 게 바로 운명이었다. 운명에 묶인 것처럼 두 사람은 자주 마주치게 된다. 


“저기, 우리 어디서 본 적 있죠?”


자주 마주쳤으니 이런 말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처음부터 이런 말을 했으면 그냥 꾼이겠구나 생각했을 테지만 실제로 많이 마주쳤다. 그래서 민아는 그의 인사가 반가웠다. 자신도 말을 걸어보고 싶었다. 안 좋은 기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마스크였지만 그래서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오다가다 봤을 수도 있죠. 인식된 건 오늘이 처음이구요”


같은 교복을 입고 있는 두 사람, 수백명이 다니는 학교에서 같은 옷에 같은 스타일의 수많은 학생들 중에 수백분의 일로 두 사람은 마주쳤다. 


민아가 그를 바라본 건 잊고 싶었던 기억 속의 조각 때문이었고 ‘신하성’이라고 이름을 밝힌 남학생은 그동안 수많은 시선 속에 드디어 민아를 의식했다. 민아가 먼저 하성을 발견했지만 하성도 민아를 가끔 보았다. 등교길과 하굣길에서 학교에서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시간동안 수백일 동안 압축된 일이었다. 


“아, 같은 학교 학생이니까. 그렇게 스치듯 본 적은 많았을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이제부터는 안 스쳐가도 될까요?”

“안 스친다는 건 어떤 의미예요? 어떻게 하는 거고..?”


하성은 부끄럽다는 듯 조심스럽게 주머니에 손을 넣어 휴대전화를 꺼내 내밀었다. 


“우선 서로 번호를 교환하고, 그리고 스치지 말자는 건 또 스몄다. 서로에게 스미자. 그런 의미라고 볼 수 있겠죠”

“문과예요?”

“어.. 아니요 이과긴 한데, 대학도 공대를 준비하고 있긴있어요”

“음. 그렇구나, 벌써 대학까지 생각하는 중인데 갑자기 나라는 변수가 생겨서 어떻게요?”

“가끔, 그 변수가 세상의 목표가 되기도 하죠”


민아는 그에게 연락처를 넘겨주었다. 그리고 그가 하자는 대로 스포츠 경기를 보러 가고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같이 노래방을 갔다. 이제 연인이 되려면 서로의 마음을 거짓 없이 고백만 하면 되는 단계 까지만 남았을 뿐이었다. 


하나의 계절이 미처 가기 전에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고백했다. 날은 저물어서 해가 사라졌는데 두 사람의 마음이 세상을 밝히고 있었기에 어둡지 않았다. 


민아는 처음에 그가 기억속에 누군가와 어떤 관계일까 생각했다. 그래서 하성에게 끌리는 마음이 이래도 되는 걸까 싶었다. 만약에 설마해서 그가 자신이 기억하는 기억의 조각 속에 누군가와 동일인물까지는 아니더라도 관계된 인물이라면 그때는?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겁이 났다. 사실 처음에 하성을 지켜본 이유는 기억의 조각과의 실마리를 위해서였으니까. 


그를 만날 때마다 그리고 헤어져서 집에 들어와 잠을 청할 때마다 그 순간이 떠올랐다. 아주 짧은 몇 초의 순간이 평생의 순간에 함께 동반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가 좋았다. 두려운 기억속의 공포만큼, 딱 그만큼에 비례하여 하성이 좋았다. 


겨울이 오고 있었다. 이제 두 사람이 서로를 알아간 지 어느새 4년이 다 되어 갔다. 일주일 후면 수학능력시험, 전국민의 대축제인 수능이었다. 그 수능이 끝나면 이제 하성도 민아도 어른이 됐다. 


민아는 부모님이 남겨놓은 재산으로 앞으로도 원하는 대로 살 수 있었다. 그런데 그 돈이 검은 돈이었기에 그렇게 가족을 잃었던 기억이 있었다. 그런 민아에게는 누구에게도 꺼내놓지 않은 숨겨놓은 마음이 하나 있었다. 


자신의 부모님을 죽인 사람들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이는 민아 뿐만 아니라 민아처럼 그들에게 복수를 꿈꾸는 사람들 다수가 존재하고 있었다. 민아도 그들에게 연락을 받았다. 그리고 자신의 변호사 삼촌이 아니라 그들의 말을 더욱 신뢰하는 민아였다. 


그들은 민아에게 절대로 그들의 눈에 뛰는 행동을 우선은 해서는 안 된다고, 자신들도 추적중이지만 이미 민아와 같은 피해자들은 감시 대상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 그 모임에 하성에 대한 존재를 얘기했을 때 하성이 실제로 그들 중 하나일 수도 있으니까 잘 감시해보겠다고 했다. 그렇게 민아는 하성과의 연애를 연기인 척 또 진심으로 즐기고 있었다. 이중 감정이라고 하는 감정을 즐겼다. 적과의 동침, 그래서 인지 더욱 짜릿하고 애틋한 감정을 느끼는 민아였다. 


민아는 복수단이라고 말하는 스스로를 어벤져라고 말하는 이들도 신뢰하지는 않았다. 이들은 민아처럼 남은 게 있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이 남은 것들로 겨우 연명하는 다 잃은 사람들이 다수였다. 민아처럼 어리다는 이유로 그들의 제거 대상에 오르지 않은 인물은 소수였다. 또 제거되지 않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민아처럼 복수를 꿈꾸는 게 아니라 기억을 완전히 잃어버리거나 외면하고 살아갔다. 


민아는 자신과 같은 급, 자신만은 남은 재산이 많은 슈퍼 리스트를 만든다. 이제는 자신이 이 복수자들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우선 자신이 다니게 될 대학교의 재단을 운영했던 자를 찾아간다. 


그는 복수자들의 제안을 이전에 거절했다. 민아보다는 2살 정도 많은 사람이었다. 민아는 그를 만난다. 


“안녕하세요. 양민아라고 합니다”

“어벤져 라고 하는 그룹에서 오셨다고요.”

“괜히 숨길 필요는 없으니까, 먼저 말했죠. 아시죠 어떤 조직인지?”

“저는 그 날 기억이 하나도 안 떠올라요. 그래서 복수할 마음도 없습니다. 돌아가주세요”

“박현준씨, 저보다 가족에 대한 우애가 더 깊었던 걸로 아는데, 형 분과 불과 3살 차이셨죠?”

“네. 하지만 제가 유학으로 가 있을 때 우리 가족이 죽었고 저는 목격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쪽과 다르게”


대한민국의 상위 1%, 이들은 서로의 정보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들의 정보는 곧 돈이었다. 그렇기에 내가 모르는 나 마저도 정보의 물결에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알게 모르게 감시당하고 있다는 걸 이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제가 굳이 말하고 다니지 않는 사실들도 이미 다 아는 세상, 참 너무 하죠? 저는 그래서 다 잡으려고요. 우리 어벤져라 불리는 복수단도, 그리고 스스로 정의라 부르는 저스티스라고 해야 하나, 정의로운 심판단들 그들도, 그리고 우리 정보를 함부로 팔고 다니는 메신저까지”

“… 그게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불가능할 이유도 없지 않나요?”

“그래서 그 심판단과 닮은 사람과 어울리고 다니는 겁니까?”

“그냥 제가 사랑하는 사람일 뿐입니다”

“참 알 수 없으시네요. 마치 구미호를 만난 것 같습니다.”

“칭찬으로 들을 게요. 어떡하실래요. 제 편에 서실래요? 아니면 제 앞길을 막으실 건가요?”

“앞에 있지 않겠습니다. 그런데 옆에 있지도 않을 겁니다.”

“그럼 제 뒤에 서겠다는 건가요?”

“아니요. 멀리, 저 멀리 서서, 앞에도, 뒤에도, 옆에도 없는, 그냥 평범하게 살아갈 겁니다.”

“죄송하지만 그게 안된다는 건 알죠?”


그는 민아를 바라보다 이들의 밀담 장소인 경기장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의 만남은 분명히 메신저들에 의해서 감시당하고 있을 게 뻔했다. 그래서 아예 대놓고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 만난 두 사람이었다. 


현준이 운영하고 있는 재단에서는 매년 다른 대학교와 연례로 행사를 열고 있었다. 그런 행사가 진행되는 경기장의 VIP룸에서 만난 두 사람이었다. 


“저와 대화를 하고 싶다고 말했던 분이 민아 씨 당신일 줄은 몰랐네요.”

“너무 늦은 말 아닌가요? 보통은 그런 말은 처음에 하죠”


경기장을 바라보는 현준의 옆으로 선 민아, 유리 밖 너머의 수만의 사람들이 열띤 응원을 하고 있었다. 


“흔히,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 속한 모임을 저기 밑에 사람들은 카르텔이라고 부르죠”

“카르텔..”

“당신의 아버지도, 그리고 우리 아버지도 그 카르텔을 이끌던 리더였구요”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가요?”

“이 카르텔을 제거 하는 게 그 심판자들 그들이고요”

“네, 그래서 우리 가족도, 그쪽 가족도 다 죽은거죠, 그 놈들 손에”

“카르텔이 존재한다면 결국 또 피해자는 나오게 될거고, 그렇게 또 복수를 꿈꾸는 민아씨 같은 사람들이 나오겠죠?”

“그럼 제 가족들의 죽음을 그냥 잊으라는 건가요?”

“저도 피해자입니다. 그런데 왜 가만히 있는 줄 아세요? 나는, 우리 가족이 했던 짓을 알기 때문이예요. 민아씨는 그걸 몰라서, 그런 말을 하는 겁니다.”

“지금 하시는 말씀들은 마치 제 적이 될 거란 말씀처럼 들리네요”

“아뇨, 그들이 민아씨도 그리고 저를 살려둔 이유는 단순합니다. 민아씨가 죄를 저지르지 않았기 때문이예요”

“그래서요?”

“그냥 같이 삽시다. 죄 짓지 말고, 평화롭게”


현준의 얼굴을 바라보는 민아였다. 문득 자신의 남자친구인 하성이 떠올랐다. 하성도, 그리고 지금 자신의 옆에 있는 현준도 그리고 자신도 아직까지 죄를 짓지 않았다. 


민아는 죄를 지을 계획을 가지고 있었 긴 했지만, 


“그럼 우리 가족의 죽음은 정당했다는 겁니까”

“그들은 지금 경찰도 잡지 못합니다. 검찰도, 마찬가지고”

“무능한 거죠”

“정말 잡고 싶으면, 정당하게 잡으시죠.”


현준은 옆에 문서를 꺼내 민아에게 보내줬다. 그러더니 정부인사들의 인사기록이 담긴 문서들이 줄줄이 나왔다. 


“우리 같은 로열리스트들이 할 수 있는 무기를 사용해서. 정의를 참칭하는 악을 정당하게 무찔러야죠. 그들처럼 되지 말고, 괴물을 잡는 건 영웅이지, 괴물이 아니니까요”


괴물을 잡기 위해 괴물이 됐다는 말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현준은 그 말을 다르게 인용하고 있었다. 


“이런 정부의 자리에, 우리 가족이, 그리고 그쪽 가족들도 있었다가 당한거잖아요”

“그 자리에 정당하게 오르지 못했으니까요”


민아는 현준의 말이 바보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가슴 한 편에는 그의 말이 옳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직까지도 하성을 의심하는 자신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하성이 정말로 자신의 가족을 죽인 범인과 관련이 있을 때는 과연 하성을 버릴 수 있을까 고민하는 자신이기도 했다. 


“생각해보죠..”

“저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을 참 좋아합니다. 부디 우리가 우리 부모님들과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아야죠. 잘못되고 실패한 길이 아닌, 우리만의 길을 다시 만든다면. 기꺼이. 합류하죠”


하성이 내민 문서에는 민아의 내용도 있었다. 그 옆에 민아의 약점으로 기록되어 있는 하성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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