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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한 Jul 27. 2024

최진혁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캐릭터 - 229


최진혁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최진혁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최태혁

제목: 파업군인


“군인이 파업이라니 말이 돼!”


태혁은 보고서를 올리며 충성을 외쳤다. 태혁의 보고서를 보고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한 사단장이었다. 


“최대령, 이게 말이 된다고 보나?”

“그럼 사단장님께서는 보름 전 일어났던 일이 말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태혁은 육사에서부터 쭉 참군인으로 평가받았던 인물이었다. 언론에서도 자주 노출될 정도로 전역하면 여야 가리지 않고 영입인사로 초대될 정도의 예정된 정치 거물이 바로 최태혁이었다. 


“바로 조치가 들어 갈꺼야. 자네는 강제 전역이야. 장군이 될 사람이 이등병으로 전역하고 싶어? 그런 불명예를 원하는 건 아니잖아?”

“진정한 불명예는 불의에 침묵한 것입니다. 상부가 제대로 된 명령을 내리지 못한다면 현장의 책임자인 저라도 최선의 선택을 할 뿐입니다.”


태혁과 같은 뜻이 올바른 군인들도 많았다. 60만 군인 중에는 옳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더 많았다. 태혁은 엘리트 코스를 밟았지만 현장에서 병사들을 직접 지도하는 편으로 유명했다. 그래서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을 나서서 한다며 오히려 같은 계급이나 상급자들에게 한소리를 들을 정도였다. 


그런 태혁에게 얼마전에 믿고 싶지 않은 일들이 일어났다. 일급비밀에 해당하는 일이었다. 바로 현재 대한민국에서 시위를 일으키고 있는 시민들 사이에 유혈사태가 일어날 경우 군대가 개입하는 작전문서였다. 


“이 작전문서는 뭐죠?”


태혁은 자세한 내막을 알 수 없는 사단지침이 내려오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당시 부사단장으로 있었던 태혁은 문서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서 다이렉트로 육군참모총장을 찾았다. 


“이게 무슨 일입니까”


참모총장은 태혁의 행동에 놀랐고 태혁이 가져온 문서에는 더더욱 놀랐다. 


“이게 뭔가, 군대 개입? 이게 무슨 개똥구녘 같은 소리야!”


위에서 내려온 문서가 아니었다. 그렇다는 건 밑에서 들고 일어날 계획이었단 말이었고 태혁은 바로 참모총장의 명령에 따라 이 문서의 진위여부와 만든 사람들을 잡아내라는 명령을 받았다. 


군대의 문서에 찍힌, 낙인으로 작전사 소령을 찾아갔다. 그는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 뗐는데 그때 참모총장의 명령이라며 태혁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태혁은 서둘러 참모총장의 명령에 따라 이동했는데 적들의 함정이었다.


그렇게 태혁과 태혁 같은 사람들이 감금당한 사이에 시민들의 집회현장에서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갑자기 유혈사태가 일어났다. 그렇게 군대가 개입됐고, 군대는 곧 시민들을 진압했다. 


청와대의 명령이었다면 참모총장이 모를 리 없다고 생각한 게 오판이었다. 대통령 비서실이 직접 수방사와 자신이 믿는 군인들에게 먼저 명령을 하달한 것이었다. 그렇게 명령체계가 무시된 채 청와대에서 군대를 이용해 시민들을 제압한 것이었다. 


이때 뜻 있는 군인들은 군인이라고 하더라도 위에서 내린 명령을 받아들이는 게 맞는 것이고 이게 대통령의 뜻이라면 어쩔 수 없다며 혀를 내두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태혁은 그런 동료들을 설득했다. 이래서는 안 된다고, 군인은 대통령을 지키는 게 아니다. 대통령은 따로 파견된 군인들, 경찰들, 그리고 경호실이 지키는 거지, 우리 같은 군인은 대통령만 지키는 게 아니라 국가를 지키는 것, 그리고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헌법 제1조 1항에는 국가에 대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그럼 어쩌자는 거야 이 상황에? 혁명이라도 일으켜? 그거 말이 좋아 혁명이지 그냥 쿠데타야!”

“그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야. 5천만의 대리자가 대통령이라고. 정신차려 최태혁!”


태혁은 동료들의 말을 들어 보았다. 선배부터 동기, 그리고 후배들의 모습을 본다. 군인은 사조직을 만들면 안 된다. 그래서 최대한 따로 모임을 하지도 않았던 태혁이었다. 그런 태혁이 자신의 인맥을 총 동원해서 사람을 모았다. 


평소에 이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태혁이었기도 하고 현 정부와 군대의 모습에 비관적이었던 태혁을 아는 군인들이 모였다. 하지만 모였다고 해서 여기서 무언가를 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없었다. 일개 군인이니까. 장교라고 해도 일개 영관일 뿐이었다. 


군대는 크게 장관의 밑으로 의장과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존재한다. 그 밑으로 삼군의 총장이 있었고 군단장들이 있었다. 이들은 모두 별이었다. 그런 별들을 장군이라고 불렀다. 장군의 밑으로 영관. 그 밑으로 위관, 다시 밑으로 부사관과 요즘은 용사라고 부르는 병사들이 있었다. 


“태혁아, 니가 승승장구하는 건 알아. 그 말은 니가 우리 중에 선배님들 빼고는 제일 잘 난거야. 우리 이제 대대장 임명을 앞둔 친구들이 태반이야. 연대장은 너랑 재호 아니면 없어”

“태혁아, 나도 니 뜻을 이해한다. 답답한 건 나도 마찬가지야. 하지만 그 전에 우리는 군인이야. 군인은 국가를 지키는 의무를 가진 자라고 네가 항상 입에 달고 살지 않았어? 우리가 무언가를 일으키면 그건 내전이야!”


태혁은 그들의 말을 귀담아들었다. 무조건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자신이 아는 모든 사람들을 이 자리에 부른 건 아니었다. 


“내전을 일으키자는 건 아닙니다.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에요”

“그게 아니면, 네가 지금 하고 싶은 말은 뭔데?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건데?”

“파업을. 할 겁니다”

“파업?”


태혁의 입에 나온 두 글자에 모두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얘기라 갸우뚱거렸다. 


“파업이라고? 근데 그거, 우리나라는 공무원 파업 금지잖아. 군인은 공무원이고”

“네. 금지죠. 공무원 파업도 금지인데, 군인은 강력한 제재. 징계가 아예 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심각한 전투력 손실을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파업을 하겠다고? 간디의 비폭력 불복종 저항 운동처럼? 하지만 들어줄까?”

“그래서 제가 여러분께 이렇게 부탁드리려고 모두를 불렀습니다.”


태혁은 모두가 보는 앞에서 무릎을 끓었다. 평소 자존심이 센 걸로 알려졌던 태혁이었는데 그런 태혁이 무릎을 꿇는 모습을 보자 모두 어안이 벙벙해 졌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태혁아, 너 그렇게 까지”

“말씀하신 것처럼 옷을 벗는 행위와 같습니다. 차라리 총을 드는 게 우리의 목표를 이루는 게 더 나은 선택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대한민국 지키는 군인, 국가를 위해서 이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지만, 또 혁명을 일으키자 까지는 아닙니다. 적어도 지금 목소리를 내는 시민들을 지키는 목소리는 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겁니다”

“그러다, 북한이라도 쳐들어오면 어쩌려고?”

“그런 준비도 모두 생각해봤습니다.”


태혁은 자신을 따르는 부관들을 들어오게 했다. 이 사람들을 만나기 전에 자신이 만든 자료를 보여주며, 너희의 뜻에 맡기겠다 말했던 태혁이었다. 


“이런 것까지..”


종이에는 ‘대령 최태혁’이라는 워터마크가 찍혀 있다. 누가 주도자인지 명확한 파업 계획 및 지침서였다. 일이 잘못됐을 경우에는 모두 책임지겠다는 태혁의 의지였다. 


“너, 정말. 이렇게까지 하는거야?”

“파업, 그거 하면 바뀌기는 하고? 정작 아무것도 못하고 네 옷만, 우리들 옷만 벗겨질 수도 있어!”

“맞습니다. 그냥 강제 전역으로 끝나지 않을 겁니다. 계급이 박탈될 수도 있고, 군사 재판에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저는 그런 것보다, 이런 세상을 그냥 두고 보는 게 더 두렵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는 군인입니다. 군인이니까. 이 나라를! 지켜야 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가 지금 지키고 있는 건 이 나라의 권력일 뿐입니다. 그 권력이 시민들을! 국가가 규정한 국민! 이 나라를 박살내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울분을 토하는 태혁을 보고 있자니, 더 말을 잇지 못하는 군인들이었다. 태혁은 그들을 보고 입술을 깨물었다. 그래도 억지로 함께 하자고 할 수 없었다. 태혁은 이미 목숨을 건 것 뿐이고, 이들도 태혁과 동참하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어야 했다. 


그래도 아직까지 이 장소를 빠져나가는 사람이 하나 없다는 게 그나마 위안이 되는 이야기였을 뿐이었다. 


“하지만 파업이라는 게 다 같이 해야 힘이 있는 거지. 노동조합도 없는 우리는 아무것도 없잖아. 우리만 파업을 한다고 해도 그게 아무런 힘이 될까.”

“그래서. 미리 조취를 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누가 따라줄지는 몰라도..”


태혁의 메일, 인트라넷에서 연락이 가능한, 그리고 수집이 가능했던 모든 현역 및 예비군 군인들에게 군인들의 파업의 의견서가 전달되었다. 이를 읽어보고 있는 군인들의 모습들이 그려진다. 그들은 하나 같이 태혁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그 중에는 태혁의 직속상관들도 있었다. 


곧 태혁이 있는 곳을 수소문하는 군 검찰들이었다.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최태혁을 잡아들이라는 말이었다. 그전에 가장 태혁을 아끼고 이끌어주고 있던 사단장이 그런 군검찰을 막고 태혁을 불렀다. 태혁은 그렇게 동료들에게 파업의 의지를 전하고 함께 해줄 것을 요청한 다음 사단장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청와대 앞에 있는 광화문이었다. 굳이 이 장소로 부른 것은 둘 중 하나였다. 태혁의 파업을 지지한다 거나 또는 아예 본보기로 삼기 위해 광화문 광장에서 태혁을 구금하기 위해서 였다. 


광화문과 시청 사이에, 프레스센터 지하 1층이었다. 차를 마시고 있는 사단장과 정복을 입은 태혁이 인사를 했다. ‘충성’하는 소리에 받아주지 않던 사단장. 


“군인 같지 않은 선택을 하는 놈이, 경례는 받겠다는 거냐”

“군인으로서 국가와 국민을 지킬 최선의 선택이었습니다.”

“못된 놈”


사단장이 경례를 받는다. 그러자 사단장의 앞에 앉는 태혁이었다. 곧 대화가 이어진다. 강제로 전역당할 거란 사단장의 말에도 꿈적하지 않고 ‘진정한 불명예는 불의에 침묵한 것입니다.’라고 대답하는 태혁이었다. 


“너의 그 강단이 좋았다. 그래서 내 사람으로 삼아 힘을 실어준 건데. 그 강단이 네 앞길도 내 앞길도 이렇게 막아설 줄은 몰랐다.”

“지금 여기서 저를 체포하시면 제 앞길만 제가 막는 게 되는 게 아니겠습니까”

“나보고 너 체포하라는 소리로 들린다? 반대가 되어야 하는 거 아닌가?”

“제가 사단장님 밑에서 많이 배웠습니다. 덕분에 많은 걸 배웠지만, 이번만큼은 제가 더 옳다고 믿기에 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게, 문제야 그게. 나도 이번엔 니가 옳은 것 같아서. 문제라고!”


태혁은 뜻밖의 사단장의 말에 놀란다. 그때 사단장이 문서 하나를 꺼내 내민다. 태혁이 문서를 집어들고 확인하자 두 눈이 휘둥그레 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는 사단장을 바라본다. 


“이게,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자네가 모아봤자. 영관급이 끝 아닐꺼야. 그래서 내가 힘 좀 보탰지. 이 정도는 돼야 저 윗분 들 눈썹이라도 꿈척하지, 아니 이정도면 입틀막? 요즘말로 그건 가? 그 정도 하지 않겠나?”


사단장은 무려 11명의 장군들의 파업 의지를 확인한 서류를 태혁에게 건네 주었다. 


“저를 막으러 오신 건 줄 알았습니다.”

“우리가 막아야 할 건, 국가의 불의가 아니겠나”

“충.성!”

“뭐 이제와서, 그래 충성”


그렇게 태혁은 사단장과 별들의 지지까지 얻어냈다. 그가 광화문으로 올라섰을 때는 많은 군인 장병들이 모여 있었다. 60만 장병 중에 정방에 있어서 오지 못하는 군인들을 포함해도 많은 숫자. 예비군까지 해서 엄청난 숫자가 사상 처음으로 군대집회를 시작하고 있었다. 


보통은 이렇게 전투복을 입은 사람들은 태극기 부대였는데, 이들은 진짜 군인들의 파업이었다. 그동안 막사에서 행해졌던, 시민을 위한 군인들의 행진이 시작될 준비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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