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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한 Jul 28. 2024

김성철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캐릭터 - 230


김성철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김성철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성진욱

제목: 놀터


시간이 지날수록 삶의 목적은 희미해져 갔다. 진욱은 자신이 살아 있음을 느끼기 위해서 여러가지 경험을 애써 했다. 


“집에가고싶었다”

“집에 가지 그랬어”

“집이었는데 말이야”


진욱과 잔을 하고 있는 상중, 그는 진욱의 말에 표정을 찌푸렸다. 무슨 말 장난인가 싶었다가 문득 자신도 그런 기분을 느껴 본 적 이 있었다. 출근 중에 퇴근하고 싶은 마음과 비슷한 건가 싶었다. 


“출근하자 마자 퇴근하고 싶은 마음인 건가”

“비슷하겠지? 아마도?”

“넌 근데 니 마음대로 퇴근 가능하잖아”

“야, 원래 회사는 대표가 열심히 뛸수록 더 잘 되는 거야”

“넌 이제 그만 뛰어도 직원들이 알아서 뛰어주잖아. 먼 미래에는 교과서에서도 나올 놈이”


상중의 말에는 뼈가 있었고 진욱은 반박할 수 없어서 소주를 대신 목구멍에 들이켠다. 상중은 그런 진욱을 보고 혼자 마시냐 하며 자신도 얼른 빈 잔을 채워 비워진 진욱의 잔에도 술을 채워 한 번 부딪친 다음에 다시 목을 축인다. 어쩌다 한 잔만 먼저 마시려던 진욱은 두 잔을 직방으로 먹게 된다. 지난 삶도 이랬다. 자신은 하나만 하려고 했는데 두 번째 세번 째도 갑자기 진행되고 그런 일들일 잘했다. 이제는 세계제일의 회사를 손에 얻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진욱이었다. 그래서 산업 스파이도 많이 붙었는데 그때마다 자신이 직접 개발한 아이템이기 때문에 그런 스파이들을 솎아 낼 수 있었다.


그런 역할에서는 상중이 초반엔 많은 영향을 끼쳤다. 지금은 다른 회사로 이직했지만 초반에 진욱이 이끌던 ‘그린미스트’에서 진욱을 많은 부분에 도와줬던 인물이었다. 


진욱은 배양육으로 기르는 고기를 개발했다. 거기 다가 ‘스마트 가든 팜’을 만들었다. 배양육 씨앗을 개발하여 직접 집에서 식물처럼 키워 먹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지만 아무래도 다른 식물들에 비해서 키우는 부분이 어려워 대규모 스마트 팜으로 제작하는 부분이 잘 팔렸다. 거기다 스마트 가든 팜은 감질 맛만 키운다는 비판 아닌 비판을 받았다. 진욱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홍보효과만 톡톡히 받았다. 특히 일반 소규모 가정에서는 잘 되지 않았지만 직접 공장을 가지 않고 교육을 위한 장소에서 인기가 많았다. 유치원이나 학교에서는 촉망받는 교육 산업이었다.


“안 될 거 같았는데 결국은 해냈잖아, 대단하다”

“나는 처음부터 될 거라고 생각했어. 그리고 된 거고”


아직 결과가 뚜렷이 나오지 않았을 때 나름 끝까지 진욱의 옆을 지켜준 상중도 진욱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꿈만으로 먹고 살 수는 없었으니까. 


“꿈만으로 배부르던 시절까진 잘 버텼다. 그래서 너한테 고맙고, 내가 지분도 준다고 했잖아”

“뭘 한 게 있어야 지분을 받지, 사실 나랑 같이 했을 때까지 아무것도 없었잖아”

“너까지 가니까. 진짜 한강이 답인가 생각 뿐이긴 했지. 그래서 더 열심히 했어. 니가 도와줘서 가능했다”


진욱은 상중에게 늘 고맙다는 말을 한다. 그럴 때마다 상중은 내가 뭘 한 게 있다고 니가 다 개발한 건데 그런 말만 늘 되풀이되는 두 친구였다. 두 사람은 1991년, 소련이 해체됐던 해에 태어났다. 그리고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같은 학교를 쭉 다녔던 오랜 친구였다. 


“그래 친구들은 만나고 다니냐?”

“아니, 좀 그립긴 해. 예전에는 일만 한다고, 지금은 다들 나한테 보면 부탁만 해서 만나기가 꺼려지더라”

“그래? 하긴 성진욱 이름 세 글자 모르는 사람이 이 나라에 있을까? 아니 세계적으로도 없겠지, 특히 아프리카에서 넌 신 아니냐?”

“뭘 그렇게까지”


진욱의 배양육으로 인해 아프리카도 이제 고기를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나라들이 생겨나고 있었다. 가축 목업은 이제는 양보다 질로 승부했다. 그런데 문제는 진욱의 배양육이 질도 나쁘지가 않았다. 양도 질도 실제 육고기에 비해 부족한 게 없었는데 가장 큰 강점은 여러 맛을 낼 수 있다는 점이었다. 


산해진미의 맛을 모두 내는 게 진욱의 배양육이었다. 하늘에서도 수리고기맛, 참새고기맛, 오리고기맛, 닭고기맛과 돼지고기맛, 소고기맛, 양고기맛, 개고기맛, 사자고기맛, 연어고기맛, 상어고기맛, 고래고기맛 등 여러 고기의 맛을 내는 게 바로 배양육이었다. 실제로 고기를 먹어보지 못한 사람도 진욱의 배양육 고기 맛으로 해당 고기의 맛을 아는 정도였다. 


“배양육도 대단한데, 그 맛을 구현하려고 한 건 미친 거지, 정말 너니까 하는 생각이었어”

“그냥 이미 있는 고기들 말고도 우리가 사냥하던 시절로 들어가면 고기들은 많잖아. 실제로 그 고기를 우리가 이제 못 먹어 봤지만 가끔 궁금하잖아?”


특히 배양육은 가든 팜은 그렇게 까진 하진 못해도 대형 스마트 팜에서 나온 고기 같은 경우는 형태도 자유자제로 조절이 가능했다. 소고기 모양인데 돼지고기 맛을 낼 수 있었다. 그래서 매우 인기가 많았다. 실제로 배양한 모습을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 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염려했지만 염려한 부분에 대한 부분에서 진욱의 헌신이 성공해 모두 무마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런 니가 삶의 의미를 모르겠다니”

“정말 안 이루어질 것 같은 목표였는데 우리고 나니까 이제 나 왜 사나 싶더라”

“억만장자, 아니 이것도 부족하자 조만장자? 경만장자? 아직 이건 안 됐나? 그렇게 돈이 많아지니까 그런가?”

“음. 나도 우주로 가야하나 심해로 가야하나 이런 생각도 했다. 배양육 고기맛을 늘리기 위해 못 먹어 본 걸 먹어봐야 하나..”


그러다 자신이 차마 이건 목 먹겠다고 말한 고기들이 떠오른다. 원숭이 뇌부터 세계의 희한한 음식들이었다. 맛을 흉내내기 위해서 우선 그 맛을 알아야 하는데 보는 것만으로 구토가 쏠리는 음식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근데 그렇게 까지 해야 하나 싶었다. 그래서 내가 아닌 안드로이드를 계발하고, 이제 회사의 핵심 인재들이 해주는 거지.”

“근데 그럼 걔들이 기술을 빼돌리면 어떡해?”

“나 혼자였음 속수무책이었을테지만, 이제 회사잖아? 그것도 세계의 매머드급? 주주들이 나 보다 열정적이야. 우리 돈을 지키는 일에는”

“하긴, 니가 그거 때매 고민도 했었지”


술잔을 들이켜던 두 사람이었다. 오랜만에 만나 자신의 속내를 털어 놓는 진욱, 그런 진욱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면서 외롭겠구나 하는 생각도 드는 상중이었다. 처음 자신이 회사를 그만둔다고 말했을 때 자신을 잡지 못한 진욱이었다.


밀린 월급만 1년이 넘어갔다. 그렇게 곧 망해도 아니 안 망한 게 신기한 회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은 진욱은 마침내 해내고 말았다. 


상중은 그런 진욱을 위해 그저 잔을 부딪쳐 줄 뿐이었다. 자신도 알고 있었다. 진욱이 이렇게까지 속내를 밝히는 사람도 자신뿐이라는 걸, 진욱이 투자를 받기 시작하고 회사를 살리기 시작하면서 자신에게 밀린 월급을 몇배나 더 지불한 것도 잊지 않았다. 자신이 떠난 이후 세계 제일의 벼락 부자가 된 진욱은 스스로 해낸 것이었다. 


벼락이라는 표현은 노력하지 않았는데도 성공한 느낌이지만 그건 아니고, 워낙 엄청나게 부푼 재산을 표현할 방법이 없다라고 생각하는 상중이었다. 


“너 예전부터 노는 거 좋아했잖아. 실제로 노는 건 못 봤는데, 이제 그렇게 놀아봐. 아무도 못 말리잖아”

“그럴까?”


상중은 알지 못했다. 자신의 이 말이 실수였음을. 그날 다음 날 바로 어떻게 놀 것인지 계획을 짜는 진욱이었다. 


‘욱터’라는 이름으로 엔터테이터와 같은 회사를 차린 진욱이었다. 그리고 어떻게 놀지를 고민했다. 여러 기획자들을 불렀다. 특히 예능 쪽의 감독이나 구성작가들을 섭외하여 재밌는 놀이터를 만들었다. 


방탈출이나 보드게임, 플스방, PC방처럼 요즘 사람들이 어떻게 노는 지 살펴보았다. 그러다 예전에 노는 토요일이라는 놀토라는 말에 집중했다. 그래서 욱터를 웃터로, 다시 놀터로 이름을 바꿨다. 놀이터라는 줄임말처럼 드렸다. 


그리고 자신의 재산으로 사유회사로 만들었다. 주식회사를 만들면 여러 주주들에 의해서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았을 테니까 그냥 자신의 개인소유 회사로 만들었다. 


그리고 주요 공간들을 만들고 그곳에서 사립 버스운송회사를 세웠다. 가능하면 지하철도 뚫으려고 했는데 시의회, 도의회, 구의회등 여러 사항들이 있었기 때문에 우선은 바로 운용이 가능한 버스회사를 세워 자신이 만든 전국의 놀터를 연결시켰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모두 논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랜드, 어른들의 어른랜드를 목적으로 만들었다. 


“너, 정말 미치긴 미쳤구나”


상중은 그때 아무도 못 말리게 잘 놀아봐라 고 했던 자신의 말이 이렇게까지 발전을 할지 몰랐다. 아니 자신의 말이 발전의 수준을 넘어 진욱을 거쳐 진화했다고 생각했다. 놀라는 말은 기존에 틀에서 어떻게든 재밌게 살아봐라는 말이었는데 새로운 걸 계발하라는 게 아니었다. 


그런데 배양육과 스마트팜을 결합시켰듯, 그리고 배양육을 성공시켰던 지난 날의 경험처럼 진욱은 기존의 것이 아닌 새로운 것을 만들어 냈다. ‘놀터’라는 거대한 놀이터의 연결이었다. 곧 놀터들은 서로 철도까지 연결된다. 


진욱의 엄청난 지원을 받는 진공관 이동식도 만들어진다. 세계 최고의 스마트 시티가 대한민국 이곳저곳에 세워지는 느낌이었다. 


놀터는 각 공간마다 다르게 꾸며지게 된다. 자신의 엄청난 자금으로 여러 IP까지 구입한다. 사람들의 꿈이 현실이 되는 모양이었다.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셜 같은 경우는 이런 진욱의 행동에 관심을 보였는데, 이들도 연계하여 놀터의 한 공간에 자리를 잡고 넘어오게 된다. 한국의 여러 만화, 드라마, 영화 등도 세션이나 아예 놀터의 주제로 참여하게 됐다. 


세계의 식량 난과 맛의 문제를 해결한 진욱은 이제는 ‘놀이’와 재미의 문제까지도 해결하려는 시도였다. 대한민국은 좋은 의미에서 놀기 좋은 나라가 되었다. 진욱이라는 인물의 놀고 싶어하는 마음 하나 때문이었다. 


진욱의 이런 계발 방향이 세계각지에서 주목받기 시작하다. 이게 맞나? 라는 질문을 하는 사람도 있었고, 저기서 놀고 싶다. 라는 말이 있었고, ‘이런 것, 저런 것’도 있었으면 하는 바람들도 있었다.


그래서 진욱은 사람들이 직접 꾸밀 수 있게 놀터 공모전까지 연다. 여러 놀터들을 계속해서 지어가면서 특히 한국인뿐만 아니라 세계인들의 관광지이기도 하고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뽑힌 제주도에서 만들어지는 4개의 놀터는 100% 공모전 우승자들이 꾸밀 수 있게 하기로 결정짓기까지 했다. 


“삶의 의미는 찾았냐?”

“찾는 중이지”

“이제 뭐하냐”

“저기 공모전 당선자들이랑 놀터를 둘러볼꺼야. 완성되어 가는, 완성시킬 모습들.”


상중은 놀터 공모전, 놀터대상에서 오랜만에 대상의 시상자를 위해 준비하는 진욱에게 물었다. 놀터에 대한 준비로 예전만큼 바빠진 진욱이었다.


“찾은 것 같다..”


진욱의 말에 상중은 주변을 두리 번 거렸다.


“뭔? 여기서?”


그때 자신에게 걸어오고 있는 여자를 본다. 상중이 특별히 초대한 인물이었다. 곧 자신의 여자친구로 만들려고 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괜히 초대를 했다고 생각했다. 


“….?!”


진욱이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상중에게 있어 가장 믿었던 친구에게 사실 자신을 배신한 건 아니지만 엄청난 배신감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반면 진욱에게는 드디어, 마침내 자신이 태어난 이유가 설명이 되는 순간이었다. 삶의 목적이 설명되고 완성되기 직전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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