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 314
문근영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문근영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우혜진
제목: 궁인
“이곳에서 이 나라의 모든 게 결정되었던 곳이지.”
공개된 청와대를 둘러보고 있는 혜진이었다.
그런 혜진의 주변을 맴돌고 있는 친구가 혜진이 들고 있는 책을 발견했다.
“궁인? 그게 뭐야?”
“이거? 내가 요즘 읽는 책이야.”
황궁에서 벌어지는 일이었다.
“궁녀이야기?”
혜진에게 책을 거의 반 강제로 뺐어 읽고 있는 석훈이었다. 혜진의 저항은 거의 없는 편이었다.
궁인이 어떤 책인지에 대해서 설명한 부분을 읽고 있었다.
“궁녀가 아니라, 남녀 모두 일하는 황궁 이이야기네?”
대한제국이 아직도 건재하다는 가상의 이야기였다.
대한제국에 몰래 궁인으로 잠입한 대청제국과 일본제국의 첩자와 엮인 궁인에 대한 이야기였다.
“로맨스 아니었네?”
표지만 보고 로맨스라고 생각했던 석훈이었다. 그런데 내용을 보니 로맨스보다는 첩보 스릴러에 가까운 내용이었다.
“로맨스 맞아.”
혜진의 말을 듣고 석훈은 과자들을 떠올렸다. 사과 향 첨가. 그래서 1%도 안 되어 있는 사과를 떠올렸다.
“로맨스구나.”
“왜? 너도 로맨스 좋아해?”
“로맨스? 좋아하지. 그런데 보는 거 말고, 하는 거.”
자신의 책을 가져간 석훈을 올려다보는 혜진이었다. 석훈이 평소에 하는 행동을 보면 연애를 할 마음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었다.
며칠 전에도 석훈에게 고백을 하기 위해 다가온 여자와 정중하게 거절했다는 소문을 들었다.
“연애가 하고 싶다고?”
석훈은 자신에게 질문해오는 헤진을 바라보았다.
‘다른 사람 말고, 너랑 하고 싶다’라는 삼키고 미소를 대신 보였다.
“왜 쳐 웃기만 하고 대답이 없냐?”
“연애 안하고 싶은 사람이 있냐?”
석훈의 말에 혜진은 말문이 막혔다.
그러게? 연애를 안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잠시 쉬고 싶은 사람은 있을 것 같았다. 또 연애를 하면서 지금의 연애가 맞지 않아 ‘이런 연애’는 하고싶지 않은 사람은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연애 자체를 아예 안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 같았다.
석훈에게 들릴 듯 들리지 말듯 한 목소리로 말하는 혜진이었다.
“넌 줄 알았는데.”
혜진의 작은 목소리를 소화시키는 석훈이었다. ‘그렇게 보였나?’ 싶었다. 연애하고 싶은데. 너랑 하고싶은데 하는 생각을 가진 채였다.
“나?”
손가락으로 자신을 굳이 가리켰다. 아니라고 확실히 해두고 싶어서 였다. 그러나 혜진은 더 이상 말을 잇고 싶지 않은 지 빼앗긴 책을 다시 자신의 품으로 가져와 앞으로 걸어갔다.
“이런 곳에서 일을 하면 갇힌 기분은 안 들겠지?”
요즘 이 궁인을 읽으면서 생각했다. 이 궁인들은 궁궐 속을 답답하다고 표현하고 있었다.
“왜 그런 생각을 해?”
“이 책에선, 나라의 정사를 돌보는 일들을 표현할 때 보이지 않는 아주 먼 곳의 이야기도 이 궁터에서, 여기는 청와대니까. 이 곳에서 결정을 하는 게 맞나 하는 의문을 계속 내더라고.”
책을 읽어보지 않은 석훈으로서 혜진이 무슨 말을 하는 지 알 수 없었다. 헤진과 말을 붙이고 이어 하기 위해서라도 저 ‘궁인’이라는 책을 읽어봐야 하는 걸까 생각했다.
“여기 청와대도 그랬던 곳 이잖아? 그래서 어떤 마음으로 정치를 했을까. 정사를 돌봤을까 궁금해져서.”
석훈은 오래전 보았던 다큐에서, 이제 곧 퇴임을 앞둔 대통령의 모습이 떠올랐다. 너무나 후련해하는 모습이었다. 꼭 우리나라 대통령이 아닌 인물의 모습도 생각났다. 그 이름이 ‘바이든’이었나?
그 미국 대통령은 재선을 위해서 선거를 준비할 때만해도 치매설이 나돌았는데, 대선을 후계자에게 넘겨준 이후 완전히 밝아 보이는 모습을 보였다. 댓글에는 ‘책임 없는 쾌락’이라는 의견들이 마구 잡이로 달렸다.
혜진의 질문과는 상관이 없는 것도 같고 연관이 있는 것도 같았다.
“그러게, 어떤 마음으로 정치를 했던 걸까.”
책에 푹 빠진 혜진을 보고 석훈은 혜진의 그런 모습이 자신을 향해 왔으면 했다. 파도를 보며 잠겨 죽어도 좋으니. 자신에게 밀려오길 바라던 시가 떠올랐다.
혜진을 보며 생각하는 석훈이었다. 언제나 시야에서 혜진을 놓는 석훈이었다. 혜진이 자신을 보고 있지 않을 때, 사실 대부분의 시간이었지만 거의 모든 시간을 혜진을 보고 있는 석훈이었다.
만약 혜진을 물리적으로 볼 수 없는 시간이 도래했을 때는, 혜진이 담겨 있는 디지털 조각들을 소중하게 담았던 석훈이었다.
청와대 탐방이 끝나고 오늘은 말리 하교해도 된다고 말하는 선생님이었다. 곧 하교를 하려고 하는데, 고궁 복원 사업에 대한 현수막이 걸린 경복궁 뒷문이었다.
“고궁 복원…”
혜진은 복원이란 두 글자를 보고 기대가 들었다.
“복원은 아니지만, 궁인들도 생기면 좋겠다.”
궁인이라는 말은 이제 없는 말이 아니라 예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말이었다. 석훈은 그런 말을 하는 혜진을 보며 자신을 좋아하게 될 혜진의 마음과 궁인이 같은 게 아닐까 생각했다.
“그러게, 생기면 좋겠네.”
조금 다르기는 했지만, 두 사람의 염원이 닿았을까? 두 사람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쯤 실제로 궁인을 선발한다는 구인공고가 올라왔다.
이를 뿌듯하게 바라보고 있는 혜진이었다. 궁인지원서에 자기소개를 쓰고 있는 혜진이었다.
“궁인. 뭔가 멋진데?”
실제로 혜진이 바랐던 제국의 ‘궁인’은 아니었다. 궁궐 되살리기 프로젝트로 온고지신 프로젝트라고 해서 궁궐을 마냥 관광지로 두는 게 아니라 사람의 숨을 불어넣는 일을 하는 것이었다.
문화재청과 협력한 프로젝트 사업으로 여러 컨소시엄이 함께하는 프로젝트였다.
실제로 소설 속의 궁인과 다르겠지만, 그래도 인생에서 한 번 경험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한마디로 단기 공모원을 ‘궁인’이라는 이름으로 뽑았다. 한양, 지금의 서울에 있는 궁궐들. 조선뿐만 아니라 한반도에 있었던 여러 나라의 옛 궁을 발견하고 그 전통과 현대를 재해석해서 관광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프로젝트였다.
“실제로 하면 재밌을 거 같긴 한데. 이거라도 어쩔 수 없지.”
아쉽긴 했지만 붙기를 기도하면서 였다. 대학교를 입학도 기대되긴 했지만 궁인에 합격하면 우선은 휴학을 하고 궁인으로 먼저 일하겠다고 생각했다.
궁인의 소설 속처럼 안에서 온갖 권모술수와 비극과 희극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었다. 왕자들끼리의 서열다툼과 공주들도 가세한 살아남기에 대한 이야기는 없겠지만, 그래도 한 때나마 이 나라에서 가장 중요했던 시설로 출퇴근한다는 기분은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일이었다.
“경쟁률은 얼마나 될까?”
혜진은 경쟁률이 궁금해서 인터넷에 ‘궁인’ 구인 광고 글에 대해서 검색을 했는데, 이거 해볼까? 라고 검색해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아 경쟁률 빡 세면 안 되는데?”
문득 고등학교 졸업 이후, 같은 대학에 붙은 석훈의 카톡이 와 있었다. 안 읽은 지는 벌써 3시간도 더 된 내용이었다.
저번에 혜진이 너가 읽었던 ‘궁인’이라는 책 다 봤다는 내용이었다. 만약에 혜진이 답장을 했으면 궁궐에서 일할 사람들을 ‘궁인’이라고 해서 뽑는 글이 있다하고 이어갔을 텐데 그렇게 이어지지 못한 끊긴 대화였다.
“아, 잘 써야겠다!”
혜진은 인터넷 창을 닫고 자신의 자기소개서를 썼다. 다른 이력은 딱히 없어서 쓰지 않았다. 자기 소개서를 잘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자소설이 되고 싶지 않았는데, 결국 자소설이 될 수밖에 없었다. 아직은 사회적인 경험이 적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 퇴고를 하고 홈페이지에 파일을 올리고 업로드 라는 버튼만 클릭하면 되는데 주저했다.
더 잘 어필할 수 없을까? 이게 최선일까? 고민하다가 그렇게 시간이 가는 게 아까웠다.
“선착순일 수도 있잖아?”
그렇게 업로드를 올렸고 기다렸지만 연락은 오지 않았다. 대학교 새내기의 입학과 궁인으로서 입사를 고민할 필요는 없었다.
“아쉽다.”
정말로 입학과 입사를 고민해야 할 때는 자기가 무엇을 선택할지 알 수 없었다. 자기소개서를 쓸 때 까지만 해도 입사였지만, 지금은 입학에 대한 설렘이 찾아왔다.
짧은 꽃샘추위가 지나갔다. 그리고 새학기가 찾아왔다. 이제는 초등, 중, 고등이 지났고 대학교의 시절이 다가왔다.
첫번째 궁인들에 대한 이야기의 기사가 나왔다. 경쟁률이 1000:1 수준이었다고 했다.
“엄청나게 지원했네.”
자신이 그 천명에 속해 있어서 아쉬웠다. 천 옆의 일에 자신이 있으면 좋았을 텐 데라고 생각했다.
봄이 오고, 겨울이 가고 있었다. 고등학교 내내 대학교에 가기 위해서 노력했다. 그러면 이제 대학교에서는 무엇을 하게 될까?
그런 걱정이 아직은 없었다. 그래서 기대가 되는 혜진이었다. 자신에게도 봄과 같은 순간이 덮쳐올 걸 기대했다.
남들처럼 벚꽃을 바라보며 설레며 손을 잡고 봄나들이를 가고 싶었다.
“궁인들,”
그래도 궁인에 대한 마음이 아직 다 가사지는 않았다. 바로 다음날이 개학식이었지만, 3.1절을 뜻깊게 보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경복궁을 찾았다. 궁인들이 있을까 싶었다.
사람들이 많았다. 인산인해의 모습이었다.
“와, 이렇게 사람들이 많았어?”
몇 년 전에 광화문 앞에 백만명이 모였다고 했다. 그런 사람들이 지금 다 경복궁에 모여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때 궁인이 지나갔다. 전통과 현대를 어울리는 한복이었다. 궁인복이라고 했다.
“와,”
저 궁인복을 보면 뿌듯해지는 혜진이었다. 자신이 투표했던 디자인이 1등을 했기 때문이었다.
“역시, 예뻐.”
과거와 미래의 공존, 그렇게 만들어진 디자인이었다. 한복을 중심으로 현대에 입기도 편하고 보기도 예쁜 궁인복이었다.
경찰, 소방, 군복, 교복처럼 만들어진 옷이었다. 일반적인 판매품은 아니라 구매할 수는 없었다.
“나도 저 옷 입고 싶었는데.”
그런데 그런 옷을 입고 있는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이 있었다. 몇 주전 까지만 해도 같은 반도 아닌데 거의 매일 얼굴을 봤던 석훈이었다.
“왜 궁인복을?”
분명히 궁인복은 시중에 판매되지 않았다. 그런데 입고 있다니? 그때 석훈도 혜진을 발견했다.
“헤진아?!”
혜진이에게 다가오는 석훈이었다. 혜진은 그런 석훈에게 안녕? 이라던지? 잘 지냈지? 졸업 축하해, 입학 축하해라는 말이 아닌, 너 궁인 됐어? 라는 말을 먼저 했다.
“아, 그건 아니고, 오늘은 궁인 시작한지 얼마 안 돼서, 저기서 이벤트로 입어볼 수 있는 코너가 있어.”
“어? 정말? 어딘 데?”
석훈을 따라 궁인 복 이벤트 코너로 갔다.
경복궁 안에 있는 사무시설. 궁궐에서 일하는 공무원들만 입을 수 있는 특권 아닌 특권이었던 궁인 복이었다.
“우와.”
바로 궁인복을 입어보는 혜진이었다. 혜진이 궁인복을 입은 모습을 보고 방금 입고 온 외출복도 예뻤지만 이렇게 궁인복을 입은 혜진도 너무나 예뻐 보이는 석훈이었다.
둘만 입은 건 아니지만 커플 티를 입고 있는 거 같아 괜스레 기분이 더 좋아진 석훈이었다.
“우와,”
거울 속에 자신의 모습을 본 혜진은 꼭 반드시 자신도 이 궁인복을 이벤트가 아니라 일할 때 입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한양 고궁 복원 프로젝트를 돕는 ‘궁인’들의 직업이 사라지기 전에 반드시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하는 혜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