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 347
황인엽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황인엽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인선중
제목: 학생 속 선생님
파란 하늘 아래 푸른 바닷가. 그 옆에서 해변을 걷는 걸 좋아하는 아이가 선중이었다.
“날씨 정말 좋다. 앞으로 내 미래도 늘 이렇게 푸르렀으면 좋겠는데.”
보통의 사람들과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선중이었다. 그런 게 나쁘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그러다 문득 꿈을 쫓았던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선중아 오랜만이네.”
“너도 오래만이다.”
두 친구는 오랜만에 만나 이야기를 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건 고등학교 때 일이었다. 고등학교 입학 이후에도 한 동안 두 사람이 볼 일은 없었다.
어쩌다, 등교를 하거나 하교를 할 때 한 번 즘은 지나친 적이 있었겠 지만 수백명이 넘는 학생들 사이에서 서로를 알아볼 일은 거의 없었다.
그러다 동아리라는 개념을 알게 된 선중이 자신이 들 동아리를 찾아 다녔다. 이미 친구들은 학기 초에 동아리를 들기 시작했다.
“동아리, 이런 게 있었구나.”
중학교 때부터 동아리 같은 것도 하지 않았다. 약간 슬로우 스타터에 가까운 선중이었다. 집에서도 친구들 다 하는 게임도 안 했다.
그래서 친구들은 선중을 신기해 했다.
“너는 그럼 뭐해?”
“나? 그냥 골목 돌아다니고. 봉사활동 하고”
“봉사활동? 그건 어디서 하는데?”
“그냥, 어렸을 때 다녔던 체육관에서 계속.”
“체육관? 너 응원 했어?”
“응원? 응원은 늘 했지.”
“아 그게 아니라 운동. 운동 했어?”
“그냥 태권도 조금 배워가지고.”
“아, 그게 뭐야. 그건 우리도 다 했어.”
그나마 선중이 남들 다 하는 걸 하는 건 태권도 학원에 다녔던 정도가 다였다. 태권도 학원을 가는 길목에 오락실이 있어서 그 곳에 들러서 백원으로도 한 시간을 넘게 즐기는 게 선중이기는 하였다.
매 게임기마다 플레이가 종료되면 뜨는 알파벳의 이름들. 그 중에 늘 선중은 상위권에 있었다.
비록 남들처럼 오락에 미친 건 아니었는데, 성적은 오락에 미친 사람들보다 더 좋았던 게 선중이었다.
“너 그때 겜 실력 보니까 좀 하던데. 오늘 같이 갈래?”
“아니. 오늘은 등산하기로 했어.”
“등산?”
보통의 이슈와 약간은 엇나가는 모범생이 바로 선중이었다.
그렇게 남들이 안 하는 걸 하고 남들이 하던 걸 안 하던 게 선중이었다.
그런 선중이 오늘 만나는 시원을 만나게 된 건 동아리 면접 때였다.
“네가 인선중이야?”
“네, 안녕하세요.”
고등학교를 들어왔을 때 면접이라는 걸 처음 본 선중이었다. 동아리를 들어가기 전 면접을 보는데 왜 그리도 떨렸는지 청심환이라는 걸 먹어야 하는 게 아닐까 걱정하는 선중이었다.
그런 선중과 다르게 아무런 준비도 없이 온 동급생 시원이었다. 시원은 자신이 당연히 붙을 거라고 생각했고, 선중은 면접이 있다는 사실에 자신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에 압박을 받았다.
“너는 유시원이라고?”
“네. 유시원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이미 붙은 것처럼 얘기하는 시원을 보고 선중은 자신도 저렇게 얘기 했어야 했나 싶었다. 그러나 결과는 정 반대였다. 선중은 붙고, 시원은 떨어졌다.
“아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두 사람이 비록 지원했던 파트는 달랐지만, 어쨌든 결과가 선중은 붙고 시원은 떨어졌다. 시원은 크나큰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다음 날의 등교 날, 면접에서 이미 얼굴을 익힌 시원이 선중을 찾았다.
“너, 어제 면접 봤던 애지? 오늘 결과 나온다. 너는 붙을 지 모르겠지만, 만약 붙게 되면 잘 부탁해.”
시원의 엄청난 자신감이 선중은 마냥 부러웠다. 그도 그럴 게 시원은 선중만 몰랐지 이미 학교에서 유명한 친구였다. 연예인 지망생이라는 확신의 소문이 들었다.
뛰어난 외모와 실력을 겸비한 학생이라고. 그런데 그런 시원이 지원했던 동아리는 무대 동아리는 아니었다. 당연히 밴드 라든지 댄스나 보컬 류가 있는 무대류 동아리를 들지 않을 까 싶은 시원은 전혀 다른 취미의 동아리에 지원했다.
선중은 이미 다른 동아리는 지원이 끝난 것 같고 이 동아리만 지원이 가능해서 지원했었다.
사진 동아리였다. 다른 동아리와 다르게 서류부터 심사가 있었다. 자신이 찍은 사진을 제출하는 것이었는데, 이 사진 동아리에는 사진사도 있지만, 모델도 있었다. 시원은 그런 모델에 신청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보기 좋게 합격 명단에 시원은 없었고, 선중은 있었다. 선중을 알아본 동아리 선배가 선중에게 다가왔다.
“너, 휴대폰 없어? 다른 애들 다 있는데. 왜 너만.”
“아. 있긴한데.”
선중은 남들과 다른 휴대폰을 꺼냈다.
“이건, 휴대폰이 아니잖아.”
“연락은 여기로 주시면.”
“어떻게 하려고?”
선중이 꺼낸 건 삐삐였다. 이 시대에 삐삐가 아직 있구나 싶었다.
“저는 딱히 연락을 막 받고 싶은 게 아니라서.”
“어쭈. 너 인기 많아? 얘보다?”
우연히 옆에 있던 시원이 있었다. 시원은 사진 동아리 합격 명단에서 자신의 이름을 찾고 있었다. 열명 안팍의 이름을 계속 찾아봤다. 어떻게 자신이 빠질 수가 있지? 다른 동아리에서는 자신을 데려가려고 난리인데, 여기는 친히 면접까지 봤는데 어떻게 자신이 떨어질 수가 있는 거지? 이거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는데?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시원이었다.
그러다 자신을 가리키는 선배를 보자 확실히 자신이 인기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는 선배를 보자 울화통이 터졌다.
“아니, 선배. 맞아요. 저 유시원이예요. 그런데 여기 명단에 제가 없는 거 같은데. 오류인거죠.”
“아니. 너는 다른 동아리 해. 우리 동아리는 지금 모델이 너무 많아서. 어차피 너는 다른 동아리도 잘 할 수 있을 거 같아서 이번에 안 뽑기로 했어.”
“아니, 선배님 그게 말이 됩니까? 가장 최고의 모델을 놔두고.”
“널 뽑아야 한다. 아니다 이런 토론이 있었는데, 너는 인기가 너무 많아서, 우리가 촬영을 나갈 때 이상한 네 팬들을 이끌고 다닐 거라고 그래서 매우 귀찮아 질 거라고 하더라? 그래서 나도 끄덕였지.”
“아니, 선배님!!! 얘기가 정말 이상한 거 같아요. 그러니까. 제가 인기가 많아서 안 뽑았다고요?’”
그런 식으로 선배와 실랑이를 벌이는 시원이었다. 그걸 무시하고 선중은 이제 동아리를 들었으니까 잘 활동해봐야지 다짐했다
“우리 다 카메라가 있긴하지만, 사진 연습은 스마트폰 카메라도 좋다고. 너 집안이 어렵니?”
집안이 어려운 게 아니라면 꼭 스마트폰으로 바꾸라는 애기에도 선중은 바꾸지 않았다. 그걸 보고 선배가 선중에게 유심 없는 자기가 작년에 쓰던 스마트폰을 줬다.
왜냐면 선중의 사진 실력이 꽤나 괜찮았기 때문이었다. 포커스를 맞춘다든가, 피사체를 찍으면서 작가가 하고싶은 말이 무슨 말인지 너무나 궁금하게 만드는 그런 실력이었다.
“네 사진 실력은 프로를 준비해도 될 정도라고. 그런데 아무리 고수가 장비 탓을 하지 않아도. 이건 너무 하잖아?”
좋은 장비를 쓰지 않더라도, 기본 장비는 갖춰야 하는데, 그런 것조차 하지 않는 선중은 동아리 내에서 장비 담당을 맡게 됐다.
무거운 짐을 도맡아 들었는데, 이렇게 라도 하면 선중이 장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지 않을까 싶은 선배들의 생각이었다. 선중이 가지고 있는 사진을 찍는 실력은 배우지 않았지만 이미 동아리원들을 초월한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그 실력이 너무나 안타까웠던 선배들의 모습이었다.
그런 시절을 떠올리며 시원을 만났다. 여전히 인기가 많은 시원이었다. 그때의 일로 실제로 모델일을 하다가 이제는 연예계 활동을 동시에 하고 있는 시원이었다.
“오랜만이네. 인선중.”
“너도. 잘 지내는 거 보니까 좋더라.”
“연락 좀 하고 살어.”
여전히 변한 게 없는 선중이었다. 시원은 선중을 보면 시원섭섭함이 들었다. 그대 자신은 떨어지고 선중이 뽑힌 동아리에 어떻게 든 붙어먹겠다고 그때는 왜 그렇게까지 했는지 싶었다.
두 사람은 만나기만 하면 그때의 얘기를 하루 종일 했다. 아무리 하고 또 해도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이야기 꺼리는 쏟아졌다.
굳이 그 사진 동아리가 아니었어도 됐는데, 시원은 자신을 거절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선중을 이용했다. 나중에는 선중의 사진 실력을 인정하긴 했다. 그래서 선중이 동아리에서 엄청나게 중요한 인물이 되게 만들었고, 그 선중을 통해 결국은 동아리에 가입을 했던 시원이었다.
“너, 이제부터 나랑 연인이야.”
그렇게 연애까지 하게 된 선중과 시원이었다. 그때는 무슨 심보였는지, 어쩄든 덕분에 시원과 선중은 연애를 하게 됐다. 처음에는 선중을 이용만 하고 버릴 시원이었지만, 선중은 생각보다 좋은 남자였고 멋진 남자였다.
“그래, 새로운 일은 어때?”
“겨우 그런 질문이 한달만에 만난 여자친구한테 할 말이야?”
두 사람의 관계는 아직도 지속이었다. 친구를 넘어 연인 관계로. 나중에는 결혼까지 약속한 사이였다. 이미 두 사람 약지에 껴진 반디가 그 증표였다. 서로의 이름이 새겨진 반지를 잠을 잘 때도 샤워를 할 때도 빼놓지 않는 두 사람이었다.
선중의 입장에선 시원의 대답에 묻은 수수께끼가 어떤 의미인지 몰랐다. 굳이 해석하고 싶지도 않았다. 이렇게 그냥 스무스하게 넘어가면 시원은 참다 못해 자신이 먼저 항상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시원의 입장에선 선중은 소중한 사람이었다. 처음에는 동아리에 가입하기 위해서, 자신을 모델로 쓰라고 협박하면서 선중을 꼬셨다.
분명히 꼬셔지는 거 같은데 이상하게 꼬셔지지 않는 선중이었다. 선중은 내심 시원이 좋았다. 어떻게 사춘기에 들어선 남자가 훌륭한 외모를 가진 이성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없을 수 있을까? 성 유전자를 제대로 타고 났다면 그럴 수가 없었다. 그게 남성이든 여성이든 마찬가지였다.
다만 선중은 어렸을 때부터 독특한 걸로 치면 특별해서, 어떻게 호감을 표시해야 하는 지도 몰랐다. 느긋하고 지긋한 어르신들 사이에서 등산이라든지 바둑이라든지 이런 걸 더 취미로 배웠던 선중은 더더욱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법을 몰랐다.
그래서 시원은 돌아버리겠는 느낌이 들었다. 지상최대의 미모를 가진 자신이라고 생각했는데, 선중은 분명히 안 넘어오는 건 아닌데, 마치 고무줄처럼 당기면 당겨지는 만큼 그냥 그대로 늘어난 느낌일 뿐이었기 때문이었다.
“일은 어때?”
그래도 시원은 지금의 자신은 선중이 있기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었다. 자신이 지치고 힘들고 외로울 때 마다 선중은 늘 나무처럼 그늘이 되 주고 쉼터가 되 주고 기댄 목이 되어주었다.
“이제 내가 진짜 연예인이구나 싶더라. 너는 임용고시 합격하니까 기분이 어때?”
“아직 실제로 임용된 건 아니니까. 아직까진 잘 모르겠어.”
“하긴 그렇지. 네가 뭐. 근데 아내는 연예인, 남편은 선생님. 뭔가 조합은 안 맞네.”
시원은 선중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두 별 사이에 자신의 모습이 가장 빛나는 극성이었다.
“그런 가?”
역시나 자신을 설레게 하는 말이 선중의 입에서 튀어나오진 않았다. 시원에게 있어서 보통의 설렘은 선중이 뭔가를 하는 게 아니라 선중이 했던 걸 해석하면서 상상이 붙어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보통 발령 받는데 1년 4개월 정도 걸린다고 그랬지? 오래 걸린다.”
“유효기간이 3년인데, 최대 2년 7개월 걸린 사례도 있다고 하더라.”
“그럼 시험을 다시 쳐야 하는 거야?”
“그렇지.”
“쉽지 않다 정말.”
산 넘어 산이라고 사는 게 왜 이렇게 힘들 까 싶은 두 사람이었다. 그러다 시원은 박수를 쳤다. 아직 제대로 티를 낸 적은 없지만 선중은 시원의 저 박수를 은근히 좋아했다. 항상 기가 막힌. 이상한 소리들을 해내기 직전에 하는 시원의 특별한 제스처였다.
이상한 상상을 해냈을 때의 시원의 음흉함에 가까운 표정은 정말이나 사랑스러웠다.
“임용도 기다릴 겸, 네가 먼저 학교를 경험할 겸, 학생들 무리 속에 섞어 보는 건 어때?”
“학생들 무리에 섞인다고?”
“왜 군대에서도 대대장이. 아닌가 중대장인가? 암튼 병장들도 그렇고 이등병 인 척 많이 한다잖아.”
“음. 그런 가.”
시원은 벌써 재밌어 죽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선중의 어깨를 치기 시작했다. 그러다 서로의 숨결이 닿은 순간, 선중은 시원을 쳐다보았다. 두 사람 다 침을 꿀꺽 삼키며 서로가 좋아하는 행위를 시작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