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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진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캐릭터 - 387

by 라한 Dec 29. 2024
조우진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브런치 글 이미지 1


조우진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우선현

제목: 악이 되어야 복수를 할 수 있다면 기꺼이 악신이 되겠다. (복수를 위해 악신이 되어야한다면) 


“선현 부장님은 법 없이도 살 수 있을 거 같은데요.”

“법이 있으니까 법을 지키는 거지, 법 없으면 왜 지켜?”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도심 속 식당이었다. 점심을 분주히 보내고 있는 선현과 직원들의 식사였다. 선현은 자신을 좋게만 바라보는 직원들에게 농담삼아 이야기했다.


“정말요? 법 없이도 선하게 잘 살 수 있을 거 같은데 아니었어요?”

“법이 없다면, 잘못이냐 아니냐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을 거잖아? 그런 곳에서 지금 우리가 당연히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게, 잘못일까?”


부장의 말에 과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듣고 보니 그런 것도 같고. 그래도 횡단보도에서 신호등 앞에 꼬박 서시고, 부장님이 무당횡단 하면 그거 다음 날 뉴스에 나올 깜 아니예요?”

“맞아. 요즘이야 정말 심각한 문제지만, 예전에 한 잔 정도 마시고 운전하는 건 그냥 넘어가던 시절에도 사장님 신고한 거 부장님이시라면서요.”


능력 때문에 아직 회사에 남아 있었지만, 그때부터 사장은 계속 부장을 건드렸다. 그 일이 아니었으면 아마 현재 전무나 최소 상무급은 됐을 거란 소문이 자자했다. 


그럼에도 연봉은 이미 사장과 같은 급으로 받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 출처는 인사과라고 했다. 


“그때도 안됐던 거야. 지금이야 처벌이 커져서 더 피하는 거지. 예전부터 안됐던 거다.”


자신이 올바른 사람이 아니라, 그냥 법에서 하지 말란 거 안 할 뿐이라고 말하는 선현이었지만, 남들은 그런 법이 있어도 잘 안 지킨다며 선현을 추켜 세우는 직원들이었다. 


선현도 그런 직원들의 칭찬이 마냥 싫지만은 않았다. 


직원 하나가 점심시간에 소주를 시켜먹지 못하 불운을 풀고 싶은 마음에 메뉴판을 한 번 바라보고 마치 마이크라도 잡은 듯 크게 말했다. 


“저는 부장님 보면, 과거 철하자들이 생각나요.”

“철학자?”

“그 예전에 소크라테스나, 플라톤이요.”

“악법도 법이다 뭐 그런 거?”


다른 직원이 껴들었다. 그러나 그 직원은 거기에도 동의를 하지만 다른 이유라고 말했다.


“아니, 그런 것보다. 그때 당시 철학자들은 자기 의견을 피기 위해선 몸도 엄청나게 근육덩어리라고 하더라고요? 부장님이 딱. 문과 무를 겸문한 그런 사람 같아서.”

“뭐?” 

“하하하.”


직원의 한 마디에 모두가 웃었다. 선현도 그냥 웃어넘겼지만, 그 말은 맞았다. 선현은 이 회사에 들어오기 전에 공무원이었다. 그런데 그냥 공무원이 아니라, 특급진급한 소령 출신의 공무원이었다.


바로, 특전사 출신이었다. 이런 소식이 처음 접해졌던 건 외부 행사 도중에 갑자기 난입한 불청객을 빠르고 강력하게 선현이 진압한 이후였다. 


“부장님 괜찮으세요?”

“난 괜찮아.”


이미 선현이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피를 본 피해자가 나와서 선현이 먼저 가해자가 되지 않았다. 그때 회사에서 모든 보험처리를 다 해줬기에 선현은 피해보는 것 없이 물러갔다. 


“아. 저. 또 피해자가 생겼나보네.”


그때 직원의 시선 하나가 식당의 TV로 향해 있었다. 몇몇의 시선이 따라갔다.


“요즘 세상에 연쇄살인이 가능해?”

“경찰들이 일 제대로 안 하는 거 아니야?”


선현도 반찬 하나를 젓가락으로 들며 그 사이로 비치는 티비 화면을 바라봤다. 일가족이 몰살했다는 뉴스였다. 


선현은 나물을 씹으면서 저 악질 범인을 자신이 씹어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을 조만간 실천하게 됐을 줄은 점심 까지도 몰랐다.


사건의 계기가 되는 건 귀가 길이었다. 오늘따라 이상하게 자식들을 위한 음식과 항상 자신에게 과분하다고 생각하는 아내를 위해 무언가라도 사가고 싶었다. 


“음.”


저녁까지 문을 닫지 않은 백화점이 눈에 띄었다. 백화점에서 가장 비싼 물건을 샀다. 아내는 비싼 물건을 사오면, ‘자기꺼나 사지. 대기업 부장이 되면서 겉모습도 중요해요.’ 라고 말하며 내조하는 자신을 챙기진 않았다. 


그런 아내를 더 챙기려는 건 선현이었다. 아이들에게도 아빠는 언제나 엄마편이라고 말하며 절대로 엄마 속 썩이면 안 된다고 말하는 선현이었다. 


말은 야박하게 해도, 자신이 산 물건들로 치장을 하는 아내였고, 그런 모습을 상상하며 집으로 향하는데, 어쩐지 대문이 열러 있었다


“아파트로 이사 가는 건 어때?”


아이들이 어렸을 땐 마음 것 뛰어놀라고 마당 있는 집을 선택했지만, 이제는 공부에 전념하기도 하고, 아파트가 어떨까 얘기하는 아내에게 그럴까? 라고 말만 했고 알아보진 않았던 선현이었다.


빨리 이사를 했으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까 싶었다. 문에 들어서는데 창문이 깨져 있었다. 동시에 불이 꺼져있었다.


“?!”


직감적으로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게 느껴졌다. 서둘러 집안으로 들어서는 선현은 절대로 경험하고 싶지 않은, 그래서 상상해본 적도 없는 일이 눈앞에 펼쳐진 걸 목격해야만 했다. 


“여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아내를 끌어안았다. 이미 차갑게 식어버린 아내였다. 눈도 제대로 감지 못했다. 마지막까지 저항이라도 했는지 몸에는 멍이 가득했다.


아이들도 모조리 몰살되어 있었다. 가족이 연쇄살인범에게 당한 것이었다. 선현은 정신을 읺을 정도로 충격에 빠졌다. 


소식을 듣고 달려온 사람들, 경찰들이 집안 곳곳을 수색하며 없어진 물건을 찾았지만, 없어진 건 선현의 가족들의 목숨밖에 없었다.


고가의 금품을 노린 것도 아닌 원한에 의한 살인이라고 봐야 마땅했다. 이미 기승을 부리고 있는 연쇄 살인범이 범인일까? 


선현은 지난 동료이기도 하고, 이제는 형사가 되어 일하고 있는 우진을 만나러 갔다. 우진은 가족의 일을 위로했다. 그러나 지금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았다. 


“우진아. 너희가 쫓고 있는 범인.”


우진은 선현이 무슨 말을 하는 지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 녀석이 범인이라는 확증은 없잖아. 아직 수사중이고. 자료 함부로 넘겨줘선 안 돼.”


우진은 직접적으로 선현에게 자료를 넘겨주지 않았지만, 말과 행동으로 힌트를 주고, 담배를 피러 가는 중에 수사물을 보다가 잠깐 화장실이 급해 잠시 휴게소에 자료를 놔두고 가는 척 했다. 


그런 수사물을 훔치는 선현이었다. 이후 완벽하게 복사한 후 수사물을 찾으러 온 경찰들에게 원본을 넘겨주게 됐다. 


“아. 죄송합니다. 제 물건인 줄 알고.”


사람 좋은 모습으로 웃으면서 눈물을 흘리는 선현이었다. 그렇게 자료를 획득하고 아내와 아이들을 떠나보내기 위해 장례식장으로 갔다. 


자신처럼 좋은 사람이었던 아내와 아이들을 보내주려고 모인 사람들이 많았다. 아내와 아이들의 사진을 보며, 선현은 가도 자기가 가야 하는데, 왜 아이들이 갔는지 왜 아내가 갔는지 납득이 되지 않았다.


자신도 복수를 마친 후 따라갈 생각을 했다. 어차피 저이들이 없는 세상은 선현에게 의미가 없었다.


장례식을 마친 뒤, 선현은 더 이상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다. 상사에게는 휴직계를 내고, 직장 동료들에게는 최소한의 연락만 남겼다. 그의 머릿속에는 온통 복수라는 단어만 맴돌았다.


집으로 돌아온 선현은 경찰 자료를 다시 펼쳤다. 범인의 행동 패턴과 범행 현장에 대한 세부 사항들을 꼼꼼히 챙겨봤다.


작은 단서라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모든 시간 단서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선현이었다.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처럼 특전사 시절의 위용이 되살아나는 분위기였다. 범인이 이 모습을 봤다면 사람 잘 못 건드렸다 라는 걸 느낄 수 있을 위압감이었다.


밤이 깊어갈수록 집 안은 고요했다. 하지만 선현의 머릿속은 폭풍처럼 요동쳤다. 경찰 자료를 다시 펼쳐본 그는, 같은 단어를 몇 번이고 곱씹었다.


"패턴."


범인은 단순히 무작위로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 선현은 사건이 벌어진 시간대와 장소를 지도에 표시하며 다시 분석했다.


"왜 여기서? 왜 이 시간에?"


그는 범행 장소와 시간대 사이의 규칙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그때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피해자 중 일부의 주소와 이름이 익숙했다.


그 중 하나, 김재훈이라는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김재훈… 설마."


현은 과거 군에서 특전사로 활동하던 시절, 함께 작전에 투입됐던 팀원들의 명단을 떠올렸다. 김재훈은 그중 한 명이었다. 재훈은 작전 중 큰 부상을 입고 전역했으며, 이후 평범한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경찰 자료에 따르면, 김재훈의 가족은 약 한 달 전 같은 방식으로 살해당했다. 


"이건 단순한 연쇄살인이 아니다."


 선현은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오래전 재훈과 함께 했었던 작전을 떠올렸다. ‘작전명 라이언’이 머릿속을 스쳤다. 적 조직의 주요 인물들을 제거하고 잔당들을 뿌리 뽑던 임무였다. 당시 작전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듯 보였지만, 모든 적들이 사라졌던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과거 작전에서 살아남은 적 조직의 잔당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아니 실질적으로 그럴 수 있는가? 


“녀석들은 분명히 몰살됐는데.”


다음 날, 선현은 강민호를 찾았다. 과거 특전사 팀원 중 한 명이자 지금은 은퇴 후 조용히 살고 있는 동료였다.


“민호 형. 가족은 무사해?”


뜬금없는 질문에 강민호는 표정이 굳었다.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냐?”


선현은 경찰 자료를 내밀며 말했다.


“김재훈 가족이 당했어. 그리고 내 가족도. 뭔가 연결되어 있어.”


민호는 자료를 한참 들여다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말도 안 돼. 그 일이랑 연결된다는 증거는 없어. 그리고 우리가 그때 끝낸 일이었잖아.”

“아니야, 끝나지 않았어.”


선현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강렬했다.


“이건 복수야. 우리를 향한. 우리가 끝냈다고 믿었던 그때의 대가를 지금 우리 가족들이 치르고 있는 거라고.”


민호는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네 말이 맞다면… 우린 이미 표적이 된 거겠군.”


그날 밤, 선현은 과거 작전과 현재 사건을 연결 짓는 모든 단서를 정리했다.


"생존자들이 복수를 시작했다면, 이건 나 혼자 해결해야 할 문제다."


경찰이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었다. 그들은 법이라는 틀 안에서 움직인다. 하지만 선현은 그 틀을 넘어설 준비가 되어 있었다. 더 이상 법 안에 갇혀 있을 생각이 없었다. 이 복수를 끝 마치고 가족들을 찾아 떠날 준비를 마쳤다. 


탁자 위에 놓인 가족 사진을 바라보며 그는 다짐했다.


“내가 법을 지켰지만, 그들은 내 가족을 빼앗았다. 이제 나는 더 이상 법 안에서 행동핮 않아. 법 위에 선다.”


선현은 천천히 일어나 서랍을 열었다. 안에는 특전사 시절 사용하던 군용 나이프와 방탄복이 있었다. 전역기념으로 가져가라던 대대장의 마지막 선물이 이렇게 쓰일 줄은 몰랐다. 손끝으로 나이프를 쓸어내리며 그는 중얼거렸다.


"너희가 가족을 잃었고, 나도 잃었다. 이제, 내가 너희에게 똑같이 갚아주겠다."



그는 기꺼이 ‘악신’이 되어 적을 쓸어 담을 각오가 되어있었다. 적들은 미쳐 알아채지 못할 것이었다. 자신들의 복수에 정당함이 있다고 해도 절대로 건드려선 안 되는 괴물을 깨워버린 것을. 


마치, 트로이전쟁에서 전쟁을 회피하던 ‘아킬레우스’를 건드린 트로이의 판단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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