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레이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캐릭터 - 451

by 라한
레이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3aLPBgauApHTBwcvYKCdznLzhiBOF7Krx4s3Bs8t3FMLn1P7_Ohs125JjwVyUcD7P0QDEF6B_PoT.jpg?type=w773

아이브 레이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우토 사쿠라

제목: 칼의 꽃


“나는! 일본에 남을꺼야!”


일본 제일의 주먹이 되겠다던 사쿠라의 오빠 세쿠즈의 꿈은 부모님으로부터 꺾였다.


“그럼 세쿠즈 혼자, 일본에 남아. 우리 가족들은 모두 떠날꺼니까.”

“흥! 떠나 던지!”


그렇게 강한 척 했지만, 아직 초등학생인 세쿠즈가 일본에서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그렇게 세쿠즈는 정말로 자시을 버릴려고 하는 가족들에게 울버불며 매달렸다.


“안돼! 엄마! 아빠. 누나! 형! 세쿠즈! 나를 버리지마!”


8명의 대가족.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는 게 아니라 육남매의 넷째 사쿠라. 그녀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건 바로 위 오빠의 세쿠즈였다.


둘째 이나즈미와 첫째 하나쿠도 사쿠라에게 영향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분명 같은 아빠의 씨와 엄마의 배에서 나왔지만 같은 년도로 나온 세쿠즈가 가장 큰 영향이었다.


“흥. 내가 한국 따위 학교에 다닐 가 보냐!”

“학교 안 나오면, 엄마 아빠한테 다 이를꺼야.”

“사쿠라! 정신 차려! 부모님이 나한테 했던 행동을 봐, 너도 사겼던 남자친구랑 억지로 강제로! 헤어졌잖아. 우리는 일본으로 돌아가야해!”

“그건 크면 알아서 할 수 있어. 그러나 지금은 우리는 가족들의 품이 필요하다고.”


사쿠라는 세쿠즈에게 불리하지 않을 땐 오빠라고 부르지 않았다. 그러나 세쿠즈는 언제나 사쿠라의 오빠로, 그리고 두 동생의 형과 오빠로 활약하고자 했다.


그렇게 한국의 꼴통들이 모인다는 천인고교에 일부로 전학 가기에 이르렀다. 일본인이었던 두 부모님은 어쩌다 일적으로 한국에 오게 됐었기에 처음부터 아이들의 유학을 준비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사쿠라의 오빠의 거짓말에 속아 세쿠즈를 천인고교로 전학시켰다.


“최고 고교라고.”


최고. 맞는 말이었다. 그러나 공부를 하는 친구들의 최고가 아니라 싸움 쪽으로, 운동쪽으로 최고였다.


“…”


세쿠즈의 정보 보다 한국을 몰랐던 사쿠라도 어쩔 수 없이 세쿠즈와 강제로 학교를 다녔다.


“여긴 말이야. 한국의 스즈란이야.”

“스즈란? 그거 만확책에 나오는 거잖아.”

“그래, 그런 곳이 한국엔 진짜로 존재해. 이 지역. 운동하는 애들이 다니고. 그리고 이 주먹으로 오야봉 노릇을 할 수 있는 곳이라고. 비록 만화처럼 선생님들이 포기하거나 그런 건 아니라 학생들의 불문율이지만. 너도 알아두라고, 나의 동생으로 넌 학교를 3년간 편하게 다닐거야.”

“아, 부모님한테 이를꺼야.”

“사쿠라. 너 그때 이거 갖고 싶다고 했지?”


세쿠즈는 사쿠라가 좋아하던 물건을 선물함으로 동생을 입막음했다. 두 사람은 쌍둥이 취급으로 학교를 같이 다녔다.


전학 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학교에서 아이돌을 준비한다는 학생이 다가왔다. 사쿠라에게 였다.


“너, 이름이 사쿠라? 일본인이야? 겉으로 보면 하나도 모르겠다.”

“그래, 내 이름은 우토 사쿠라.”

“우토? 우토가 성인건가? 반가워, 나는 장차 대한민국 최고의 아이돌이 될 안양형이야. 그리고 넌 그런 아이돌의 과거에 항상 머무르게 될 여자친구가 될거고.”


귀를 파며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사쿠라였다.


“사쿠라. 너를 좋아한다. 감히 내 첫눈이 너에게 갔다. 그러니까 넌 이제부터.”


그때 아무것도 모르던 세쿠즈의 발이 양형에게 날라가는 순간, 사쿠라가 책으로 그 발을 막았다. 세 사람 사이에, 그리고 교실 한복판에서 일어난 일로 적막이 감돌았다.


“세쿠즈. 그만해. 이 놈은 나한테 반했을 뿐이야.”

“너! 내 동생 건들지마라.”


그때 아이돌의 뒤를 봐주던 학교 최고 건달이 일어났다. 아이돌을 따라다니는 여자들을 소개시켜주는 대가였다.


“너야말로 이 분이 누구신지 알고 건드냐.”


주변의 속삭임도 시작됐다. 큰일났다. 우리 고교 최고의 주먹이 움직였다. 그런 말이었다. 아직 한국말에 서투른 세쿠즈였지만, 최고의 주먹이란 말은 잘 알아 먹었다.


“너. 너냐? 최고의 주먹? 이 고교의 최고가?”


그때 세쿠즈가 넘지 못한 주먹 하나가 세쿠즈의 멱살을 잡았다.


“조용히 하라고 했지.”


그건 사쿠라의 손이었다. 세쿠즈는 단 번에 자신이 구해주려던 동생에게 멱살이 잡혔다.


“사쿠라, 비켜, 나는 최고가 될꺼야.”

“너는 나부터 넘어야지.”


사쿠라는 단 번에 유도의 엎어치기 기술로 세쿠즈를 바닥에 내려꽂았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어서 다들 영학이나 이 천인고교의 최고의 주먹이라 칭송받는 장강현이 한 줄 알았다.


바닥에 꽂은 채 코피가 주르륵 쏟아지며 일어나는 세쿠즈였다.


“사쿠라. 막지마.”

“내가, 그만 하라고 했지.”


사실 세쿠즈와 사쿠라는 연년생이자, 가족이자, 남매이자, 최고의 라이벌이기도 했다. 아니 라이벌이라고 붙이기도 어려울 정도로 전적은 100전 100패의 세쿠즈. 결코 여자라서, 동생이라서 봐준 게 아니었다.


체급으론 세쿠즈가 월등하나 재능의 면에서 모든 면이 사쿠라가 위였다.


“난 최고가 된다.”


아주 어렸을 적 유치원 때부터였다. 자신과 잘 노는 남자사람친구들을 지키기 위해 세쿠즈와 싸워왔던 사쿠라였다.


그래서 세쿠즈한테는 애초에 사쿠라를 이겨야 하는 대상으로 넣지 않았다. 한 번도 이겨 본적이 없으니 싸울 대상에서 아에 사쿠라를 삭제 시켜버린 것이었다.


“말귀 못 알아 들어? 그만하라니까?”


단숨에 병풍 취급을 받는 두 사람은 서로를 쳐다봤다. 그리고 괜히 끼어들었다.


“너네, 뭐냐? 가족이니, 뭐니. 최고이니. 이딴 만화에서나 보던 대사들 끼얹고 지랄이야. 너네 뭐야. 사쿠라. 너. 넌 괜찮아? 넌? 사쿠라 오빠야? 근데 왜 같은 학급이야? 뭐야 이거. 콩가루 집안이야?”


사쿠라는 자신의 친구를 좋아했고, 친구를 위해 가족인 세쿠즈와 싸웠다. 그러나 사쿠라가 더 좋아하는 게 있었다. 친구보다 가족을 훨씬 좋아했다.


사쿠라는 말 보단 행동으로 움직이는 타입이었다. 사쿠라의 발이 장차 최고가 될 아이돌의 얼굴과 그리고 현 천인고교 최고의 주먹에게 날라들었다.


체급으론 절대로 당하지 않을 것 같지만, 두 사람은 마치 무공이 실린 권법이라도 맞은 듯 교실 바닥에서 멀어져 한참을 날라가 바닥으로 곤두박질 쳤다.


“날 방해하지마!”


세쿠즈는 또 다시 자신의 먹잇감을 낚아채는 사쿠라가 미웠지만, 감히 덤빌 수는 없었다. 그랬다간 날아간 대상에 자신도 포함될 것임을 잘 알았기 때문이었다.


“내가, 조용히 살고 싶다고 했잖아.”


세쿠즈는 일본 고교에서 전설을 남겼다. 그러나 사실은 그 전설의 주인공은 사쿠라였다. 어쩌다 보니, 세쿠즈의 이름으로 남은 전설의 주인공인 사쿠라였다.


“… 또냐고.”


사쿠라는 한국에서는 조용히 살고 싶었다. 세쿠즈와 엮이지 않아야 했는데, 또 이렇게 되어버렸다. 가족이란 즐긴 끈을 빨리 꺾어버리고 싶었다.


“됐어. 다들 돌아가. 오늘 아무 일도 없었던 거야.”


사쿠라가 상황을 진정시키려고 했지만, 이미 분위기는 너무나 뜨겁게 달구어진 후였다.


“아무일이 없기는. 내가 이렇게 당해버렸는데.”


거의 피떡이 된 얼굴에 피를 닦아내며 일어나는 강현이었다. 날아가면서 부딪친 의자나 책상 덕분에 며칠은 병원에서 살아야 할 것 같은 고통이었다.


이런 고통은 최고의 주먹을 얻은 후 거의 없었는데, 실로 오랜만이었다. 순간적으로 자신이 싸워야 하는 대상이 세쿠즈인지, 사쿠라인지 헷갈리긴 하지만, 어쨌든 이대로 끝낼 수는 없었다.


자신이 높게 쌓아올린 명성을 위해서고, 지금 도저히 참지 못하겠는 화때문이기도했다.


“에이, 그래 세쿠즈. 헤치워버려라.”


사쿠라는 귀찮다는 듯 세쿠즈의 등을 떠밀었다.


“헤헤, 좋아, 최고의 주먹. 그 칭호는 여기 두고 이제 꺼져라. 오늘부터 내가. 최고다.”


세쿠즈는 그렇게 강현에게 달려들었다. 강현은 자신의 시야를 가리는 피들을 닦아내고 자신에게 달려오는 세쿠즈를 똑바로 응시했다.


“꽤 빠르네. 하지만!”


세쿠즈의 주먹이 달려들었다. 강현이 피했다. 역시 괜히 ‘최고’라는 칭호가 붙은 건 아니었다.


미래의 아이돌은 친구들의 부축을 받고 간신히 일어나면서 이 광경을 봤다.


‘역시, 잘못 본 거네.’


자신이 이렇게 끔 날아온 게 사쿠라 때문일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저렇게 아름다운 소녀가 이렇게 막대먹은 강력한 파워를 가질 리가 없었다. 살이며 저 말라 비틀어진 다리며, 근육이 붙은 데가 없는데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가끔 인생에선, 삶에선, 세상에선 도저히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고는 했다.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마법과 같은 일들. 기적 같은 일들이 일어나는 게 현실이었다.


아기를 구하기 위해 두 손으로 차를 들어올리는 어머니가 있었다. 그런 기적 같은 순간이, 사쿠라에겐 영원으로 깃든 것이었다.


그 원리나 방법을 몰라 과학자들이 사쿠라를 발견하면 신체연구를 해 보고싶다는 욕망에 휩싸일 게 뻔했지만, 과학으로는 밝혀낼 수 없는 거대한 비밀이었다.


사쿠라의 짜증은 그라데이션으로 분노하는 편이었다. 이 사실을 잘 아는 세쿠즈는 자신에게 5분에서 10분정도의 시간이 있다고 생각했다.


만약 사쿠라가 허락한 이 싸움, 자신이 금방 끝내지 못하면 사쿠라가 나설 것이었다.


세쿠즈의 목표는 사쿠라가 분노해서 끼어들기 전에 강현을 제압해 자신이 이 천인고교 최고의 주먹이 되는 것이었다.


그게 앞으로 돌아가 일본을 제패하는 길 중 첫번쨰 임무였다. 우선 한국부터 먼저 지배하고, 그리고 일본으로 간다는 생각을 했다.


동생에게 뺏겨버린 일본 고교 제일 주먹의 이름, 한국에선 자신이 찾아야겠다 고 생각했다. 사쿠라는 분명 세지만 자신처럼 제일 주먹이 되겠다는 야심 찬 꿈은 없었다.


싸우지 않으니까, 그런 명성 또한 생기지 않을 거고, 그러려면 사쿠라가 나서지 않게 만드는 게 중요했다.


“이 왜놈 새끼가.”


강현이 좀처럼 틈을 보이지 않는 세쿠즈를 도발하기 위해서 욕을 쏟아 붙었다. 그러나 그에 흔들리지 않았다.


세쿠즈의 마음엔 ‘사쿠라가 움직이기 전에 놈을 쓰러트려야 해’라는 생각뿐이었다. 사쿠라가 창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음을 식히는 중이었다.


“어딜 보는거야!”


싸움의 당사자인 강현은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자신의 회심의 주먹을 내지르지만, 세쿠즈는 이를 정면으로 머리로 박아 버렸다.


“이 새끼.”


머리로 전해오는 고통이 엄청 컸다. 그러나 상대의 주먹은 이제 부서진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너의 그 명성은, 이 순간부터 내꺼다.”


세쿠즈는 강현의 턱을 노리고 주먹을 뻗었지만, 강현이 겨우 피했다. 그러나 조금 스친 타격이 매우 컸다.


세쿠즈의 말대로 강현의 주먹엔 엄청난 데미지가 왔지만, 일부러 주먹을 펴지 않았다. 힘은 조금 전 보다 덜 들어갈 수밖에 없지만, 강현의 명성은 괜히 생긴 게 아니었다.


그때, 한숨을 쉬며 사쿠라가 걸어왔다.


세쿠즈는 놀라 손을 번쩍 들었다. 강현이 어이없어 하고 세쿠즈에게 달려드는 순간, 그의 얼굴에는 사쿠라의 발바닥이 닿아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교실어 거리, 칠판까지 날라가 부딪쳤다.


“최고의 주먹은 오빠거라 해. 나는 관심없으니까. 그런데 말이야.”

“어. 엉..”


사쿠라는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굳이 거기서 왜 끼어들었는지, 세쿠즈에게 정말로 열받았다.


“이렇게까지 할 일이 아니었던 거 같은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말이야.”

“… 미안 사쿠라.”


세쿠즈는 어떻게 싸움을 걸까 연구하다가, 그 광경을 목격했다.


“내가. 참으려고 했는데.”

“사랑하는 우리 동생?”

“나도 오빠 사랑해. 그런데 사랑과 이건 별개지.”


사쿠라는 분노의 그라데이션을 뿜어내며, 오빠를 어떻게 죽여버릴까 생각했다.

매거진의 이전글가을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