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원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캐릭터 - 469

by 라한
형원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원체일

제목: 아이템 판매상


“좀 깎아줘.”

“이거 구한다고, 여기, 여기 보시죠? 이 상처?”


거짓말이다. 그저 할인이 안 된다는 걸 돌려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에이, 그거 엊그제도 있었고.”

“아무튼 안돼요. 안 돼. 그럼 직접 구하시던가!”


어느 날 세상은 게임처럼 되어버렸다. 말이 좋아 게임이지, 게임에서나 볼 수 있는 몬스터들이 출연했다. 그렇게 세상은 갑작스럽게 변했다. 웹소설이나 게임, 소설을 보면 몬스터에 대처할 수 있는 헌터라던지 초능력이 생기던데, 현행 인류에게 그런 게 생기진 않았다.


드라마나 영화처럼 그저 강력한 괴물만 나타나고, 인간들은 인간 답게 그들을 극복해야 만했다. 어렵게, 아주 어렵게 몬스터를 죽이고, 그 뼈와 살을 이용해 몬스터를 죽일 수 있는 장비를 만든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마치 게임 속에서 몬스터가 죽으면 아이템을 떨어트리듯, 몬스터 안에는 처음부터 있었던 건지, 어떻게 생긴 건지는 모르겠지만, 각종 보석류라던지, 희귀 종류의 광석류를 얻을 수 있었다.


몬스터의 종류는 여러가지였는데, 그들 중에는 화염을 방사하는 능력을 가진 애들도 있었는 게, 그 괴물을 죽여서 속을 들여다보면, 인간으로 따지면 목젖이 있는 부분에 화염을 방사하는 호수와 같은 것, 그리고 그 안에 화염을 생성하는, 생체로봇과 같은, 그렇다고 로봇은 아니고 유기체의 형태의 아이템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렇게 인간들은 도르레를 이용하던 것처럼 몬스터를 퇴치한 아이템을 가공하여 새로운 무기를 만들어냈다.


체일은 그런 무기를 가공하기 전에 몬스터에게 1차로 가져온 아이템을 팔고 있었다. 때론 보석도 있었고, 앞서 말한 몬스터 안의 ‘생체 도구’들도 있었다.


“많이 팔았나?”


체일이 일하는 상단의 행수가 와서 물었다. 체일은 이 지역의 상권을 장악하고 있는 ‘엑스’ 상단에 들어가 있었다. 혼자서 괴물들을 사냥하는 건 쉽지 않았다. 가끔 능력이 좋은 괴물사냥꾼들이 그런 일을 하기도 했지만, 체일은 그렇게까지는 아니었다.


처음엔 짐꾼으로 활약하다가, 상단의 대방의 딸 목숨을 구해주게 되면서 눈에 띄게 빠르게 승진할 수 있었다.


“체일~~”


체일에게 목숨이 구해진 경하는 그때부터 체일과 붙어 다녔다. 남들은 이를 부러워하기도 했지만, 체일은 이를 귀찮아 했다. 체일에게 있어 경하는 잘못하면 이 상단에 자신을 묶어버릴 목줄이나 다름이 없었다.


체일의 목표가 단순한 생존이었다면 경하를 통해 이 상단의 주축 인원, 나중에 대방을 노리는 게 중요했지만, 체일의 목표는 단순한 생존이 아니었다.


“왔어?”


이번 사냥에는 체일은 나가지 않았다. 이전 사냥에서 당한 상처 때문이었는데, 독두꺼비라 불리는 괴물의 심장을 말려서 쪼갠 후 그 가루를 뿌리면 상처가 빨리 나았다.


지금은 그 치료법 덕분에 상처가 거의 아물었다. 조금 더 빨리 나았더라면 이번 사냥도 따라갔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진하가 돌아왔다는 건 사냥에 나섰던 상단이 돌아오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이 지역은 소규며 지방이라 이렇게 상단이 직접 사냥을 하러 나서지만 도시에서는 다르다. 상단은 정말 거래를 통해 물건의 상거래를 담당할 뿐, 사냥을 나서는 건 사냥꾼이나, 아니면 공무원들, 사냥단이라고 하여 다른 집단이 존재했다.


체일의 목표는 그 사냥을 전문하는 하는 집단 중, 가장 유명한 ‘백호단’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백호단은 전국 팔도에서 가장 유명한 사냥꾼들이었다. 그들은 백호의 무늬를 두르고 다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 멋있다고 생각한 체일이었다.


진하가 자신을 구해준 체일에게 반했듯, 체일도 그 백호단에게 반했다. 백호무늬의 호피를 두른 채 자신을 구해줬던 그 누나의 모습을 잃지 못한다. 실제로 누나안지, 아니면 고모나 이모라고 불러야 하는 지, 어쩌면 자신 보다 어린 존재인지는 정확히 몰랐다.


일단 액면가는 젊었지만, 자신보다 강했고, 자신을 괴물로부터 지켜줬던 존재인 것만은 확실하다. 이름도 모르는 그녀를 찾기 위해서 체일은 돈을 모아 도시로 상경하고 싶어했다.


그러기 위해서 이 상단에 속해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진하는 그런 사실을 모른 채 체일과의 행복한 미래를 꿈꾸고 있었다.


“여기, 오늘 잡은 녀석은 날개가 무려 6쌍이더라.”

“여섯 쌍?”


여섯 쌍은 상상속에서는 좋은 징조였다. 천사가, 그것도 대천사가 보통은 여섯 쌍의 날개를 가지고 있었다.


“여섯쌍 날개를 가진 수리거미였어.”

“수리거미?”


아직 몬스터 도감이 완성되지 않았지만, 사냥꾼들과 그리고 상단만큼 유명한 게 또 괴물도감을 만드는 집단이었다.


나라에서 직접 만들고 있다는 소식도 들었다. 그러나 이런 세상에 국가의 힘은 아직 예전만 하지 못했다. 아예 자신이 국가라며 왕을 선포한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체일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그들과 싸워야 한다면 언제든 칼을 들 준비를 했다. 그날을 위해서 몰래 준비한 장비들도 많았다.


“여섯개의 날개인데, 또 거미처럼 생겻는데,”

“아, 아니야 거끼까지.”


체일은 자신은 도감을 만드는 일은 하지 않을꺼 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듣기만해도 상상만 해도 헛구역질이 오르는데, 그것들을 자세히 관찰하는 일은 참 어려운 일이었다.


더 미친 건 그들은 사냥꾼들처럼 아이템을 얻기 위해 사냥을 하는 게 아니었다. 정보를 얻기 위해 일부러 생포하기도하고, 양육을 하기도 했다. 덕분에 개나 고양이, 그리고 앵무새처럼 인간과 함께 생활이 가능한 몬스터들도 있다는 소식을 알게 됐다.


그중 하나가 지금 체일의 팔을 감싸고 잇는 뱀과 같지만, 불꽃 같은 비늘을 날리고 있는 염뱀이었다.


“배고프지?”


이 게임 속의 존재들 같은 애들은 실제로 과학으로 이해하려고 하면 안 됐다. 염뱀은 실제로 붗꽃을 먹고 자랐다. 그래서 작은 화룻가에 불을 켜줘야 했고, 행복한 눈웃음을 지으며 불꽃을 먹고 자랐다.


염뱀은 그래서 인간과 함께 살아가며 정말로 상부상조하는 몬스터들이었다. 이런 반려몬스터들을 반려몬이라고 불렀는데, 귀엽고 예쁘고, 잘생긴 느낌의 반려몬들은 고가에 팔렸다. 도시에 사는 부자들 중에는 이런 반려몬을 거금에 사들이고 있다고 했다.


사냥꾼들도 그래서, 도감을 통해 가격이 비싼 반려몬들을 잡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들도 강아지처럼 양육자와 소통을 했다.


“이글아 맛있어?”


진하는 자신을 상대해주지 않는 체일에게서 잠시 떨어져 체일의 반려몬인 염뱀, 이글이에게 말을 걸었다. 이글이는 불꽃을 먹다가 진하를 보고 부르르 떨며 자신의 기분 좋은 감정을 표현했다.


“밥 먹을 땐 개도 안건드리다고.”


이제야 자신에게 말을 걸어주는 체일을 보며 눈웃음을 예쁘게 짓는 진하였다. 체일은 그런 모습을 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만약 자신을 구해준 백호무늬의 그 여인을 보지 못했다면 진하를 위해서 목숨을 받치고 말았을 것이었다. 가끔은 두 상상의 존재가 체일의 마음속에서 서로 자리를 차지하려고 싸우는 상상도 하고는 했다.


그러나 체일은 한 번 남자가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어야 한다고, 이미 각오한 일을 반드시 실행하려고 다짐했다.


“이글이, 참 귀여워.”


보통의 뱀이었다면, 그런 말을 했을 까 싶었다. 가끔 파충류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체일은 이글이가 보통의 뱀이었다면 절대로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었다. 그러나 진하의 말대로 이글이는 뱀과 달랐다.


그런데 귀엽다기 보다는 멋있는 쪽에 가까웠다. 비늘 하나하나가 타오르는 모습은, 그냥 캠프파이어를 할 때 실들이 타오르면서 긴 불꽃의 모습. 그 모습에서 여러 화염이 동시에 타오르는 모습에 가까웠다.


거기다 사람과 말도 통했다. 몬스터라 사람의 말을 직접 하는 건 아니었지만, 의사소통은 거의 세 살 아이 수준으로 했다.


“귀엽긴, 멋있는 거지.”


이글이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두 사람을 향해 다시 불꽃을 한 번 뿜어내더니, 남은 불꽃을 먹기 시작했다.


“자, 이거.”


지금 체일과 진하가 살고 있는 곳은 도시라기엔 작고, 시골이라기엔 큰, 그러나 공무원이 파견되지 않은 시골 마을과 도시의 중간 형태에 가까웠다.


상단이 빠지면 바로 몬스터들의 습격으로 인해 마을이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작은 규모였다. 마을의 30% 이상은 거의 상단이 차지하고 있었다. 상단이 먼저 사람들에게 도시로 이주할 것을 권했지만, 그 자체도 만만찮은 일이라 쉽지 않은 모양이었다.


체일의 입장에선 사람들이 모두 함께 도시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일이었다. 자신의 목표는 도시에 있었으니까.


이런 몬스터의 시대를 보지 못했지만, 역사 속 거인이었던 정약용 선생님도, 어떻게 해서든 서울에 붙어 있으라고 하셨고, 체일은 그 말을 실천하고 싶었다.


“그래서, 우리는 언제 연애를 시작해?”


갑자기 돌직구를 날리는 진하에게 당황한 체일이었다.


“연애라니.”

“말했잖아. 좋아한다고.”

“그거 나쁜거야. 좋아한다고 내가 무조건.”

“그럼 답이라도 하던가 나 싫어?”


체일은 어이없다는 눈빛으로 진하를 바라봤다.


“싫다고 하면 죽을 줄 알아.”


저런 눈빛과 말투로 말하는데 어떻게 직접적으로 싫다고 말할 수 있을까, 싫다고 하면 당자 억지로 팔과 다리를 봉인해 자신의 침실로 끌고 갈 기세였다.


“진하야. 세상은 넓고, 나 보다 좋은 사람은 많아.”

“어, 알아 그러겠지. 근데 난 니가 제일 좋아. 그러니까 너는 내꺼 하고, 나는 니꺼 하자.”

“… 왜 멋대로 정하는 건데.”

“니가 나를 멋대로 살려냈듯이. 이제 책임 져야지?”


체일은 속으로 살리지 말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가 사실 진하를 살려서 자신이 이 마을에 잠시 머물 수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원래는 백호무늬의 그녀를 찾기 위해서 도시로 가던 중에 길을 잃은 상태로 위험한 상태였다. 그러다 죽어가는 그녀를 발견했던 것이었다.


“큰일이야!!”


그때 마을의 호위를 서던 경비병 옆에 있기를 좋아하던 꼬마가 큰일 났다는 소식을 들고 마을 안으로 들어왔다.


“무슨 일이야?”


누군가 꼬마를 잡고 정확히 무슨 일인지 파악하기 위해 물었다.


“외지인이 왔어.”


외지인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다. 마을에 위협이 되는 존재, 도움이 되는 존재.


“어떤?”

“몰라, 근데 굉장히 세보였어.’

“세보였다고?”

“호랑이인데, 백색 무늬의 옷을 입고 있는 사람들이었어.”


순간 체일의 눈빛이 달라졌다. 곧 꼬마에게 다가 정확히 물었다.


“백호무늬?”

“백호가 뭐야?”

“흰 호랑이를 백호라고해.”

“어. 어. 맞아.”

“얼마나.”

“한 여섯명은 되어 보였어.”


사냥꾼무리, 그것도 백호단의 분대단위의 움직임이었다. 단순한 순찰일수도 있었고, 이 지역을 장학하고, 파악하기 위해 움직인 소-중대 중 하나의 분대일 수도 있었다.


체일은 서둘러 마을 경비 지역으로 달려갔다. 그 모습에 놀란 이글이와 진하도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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