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25일]
독일을 선두로 우리나라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을 시작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어냈지만 아직 4차 산업혁명은 개념이 모호하며 정확한 정의를 내리기 어렵다. 그래서 여전히 과학기술계의 폭넓은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의 변화를 읽어내는 중요한 키워드인 것은 분명하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세계는 급변하고 있다.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정확히 살펴보고 상황을 판단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가 우리나라에서 전면에 등장하기 시작한 배경에는 ‘알파고’가 있다. 알파고의 등장과 함께 인공지능과 인간의 바둑 대결은 인류 역사의 중요한 변곡점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인공지능이 뛰어들어 인공지능이 인간과의 대결에서 조금씩 앞선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인간의 지성에 도전하는 인공지능의 존재가 가져온 충격은 실로 대단하다.
곧 누구나 인공지능과 결합한 로봇 기술이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낼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아마도 인공지능과 로봇의 결합, 인터넷과 사물의 결합, 사물과 사물의 결합, 사물과 인간의 결합, 인간과 인간의 결합이 변할 것이다. 인공지능은 인류에게 전례 없던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지금 당장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순식간에 변화시킬 것인가? 모든 과학기술이 겪었던 바와 같이 인공지능도 ‘검증’이 필요하다. 가격과 품질이 맞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기술도 실생활에 적용되기 어렵다. 혹독한 검증 과정을 거쳐야 실제로 채용이 되며 변화에 참여할 수 있다. 모든 과학기술은 처음에 ‘장밋빛 전망’이 있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산업혁명의 기본 틀은 과학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을 전제로 한다. 흥미롭게도 4차 산업혁명을 설명하는 자료에는 알려진 대부분의 최첨단 과학기술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어쩌면 앞으로도 모든 최첨단 과학기술이 모호하게 4차 산업혁명의 일부로 함몰되어 표현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주체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방법이 아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과학기술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산업혁명의 본질에는 과학기술이 있어야 한다.
과학은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과학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원리를 이해하고 자연을 활용하는 방법을 배운다. 과학을 바탕으로 기술이 발전할 수 있다. 아인슈타인은 ‘상상이 지식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과학은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과정이다. 아직 규명되지 않은 새로운 세계를 개척하려면 언제나 상상이 중요하다. 앞으로 다가올 산업혁명은 당연히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것이며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이므로 과학적 탐험이 필요하다. 과학기술이 바탕이 되어야 온전한 산업혁명을 이룰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한 축을 이루는 3D 프린팅이나 나노기술은 물리, 화학, 생물, 재료공학, 화학공학, 기계공학, 제어공학 등 학문 간 통섭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각 학문의 발전을 기초로 하여 학문 간 소통과 개입이 있어야 원천기술이 확보될 수 있다. 로봇을 예로 살펴봐도 로봇 기술은 자동차나 항공기처럼 모든 과학기술이 총망라된 대표적인 학문 융합의 결정체다. 로봇을 제대로 개발하려면 소재부터 기계, 전자, 프로그램, 통신, 나아가 인공지능까지 모든 과학기술을 응집해야 한다. 작은 나노로봇이나 곤충 로봇에서부터 인체 모방 로봇까지 로봇 공학의 범위와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산업혁명을 이끌어 내는 길은 기초과학과 응용과학을 꾸준히 지원하고 풍부한 도전의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다.
지금은 변화의 시작 직전이다. 물방울이 물 표면 위에 떨어지기 직전의 모습과 떨어진 후의 모습은 완전히 다르다. 하나의 변화가 가져올 파급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 혁명이라고 하는 것은 모든 물방울이 한꺼번에 떨어져 전체의 동시적인 변화를 가져올 때를 말한다. 수많은 시도와 성공이 발판이 되어 산업혁명을 이룰 수 있다. 앞으로 산업혁명을 꿈꾼다면 넓고 수많은 모험의 세계를 바라볼 수 있는 과학적 안목이 있어야 한다. 파인만은 ‘이름을 아는 것과 진짜 아는 것은 전혀 다르다’고 했다. 4차 산업혁명 또는 미래 새로운 과학기술의 이름을 안다고 하여 진짜 그것을 아는 것은 아니다. 진짜 그 정체가 무엇이고 그것이 가져올 파급효과가 무엇인지 전문가를 통해 정확히 살펴보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과학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구호 없이도 언제나 그렇듯 자발적으로 발전할 것이며 사회 전반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로봇과 인공지능, 인터넷과 사물의 결합으로 사물과 사물, 사물과 인간, 인간과 인간의 관계가 재정립될 것이다. 자연과 인간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물론 과학기술이 가져올 변화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것이 될 것이다. 스마트폰이 없던 세상과 지금의 세상은 전혀 달랐다. 앞으로 과학기술의 발전을 통해 인류가 경험하는 세계는 전혀 상상하지 못한 세상이 될 것이다.
과학기술이 가져올 변화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