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자 한 살인디 나만 보믄 무릎에 올라 온당께. 이름도 지어줬는디 요새는 저것이랑 같이 살제."
곁에 머물렀던 사람들도 하나 둘 떠나가고 큰 집을 홀로 지키며 살아갔다. 모든 살아있는 것으로 친구를 삼고 나름의 이름을 지어 주었다. 때론 말 못하는 강아지가 가장 친근한 벗이 되기도 했다. 세월이 흐르면 흐릿해지는 것들 가운데 하나가 이름이었다. 사람들은 이름 대신 할머니라고 불렀다. 언제부터인가 그것이 이름이 되어 버렸다. 살아가는 동안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고 또 불리는 것은 아직 내 삶에 젊음이 남아있다는 것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