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비난의 거울]
비난은 곧 자기 고백이다.

당신이 오늘 던진 비난의 화살은 어디를 향했나요?

by BNIBNI


비난은 곧 자기 고백이다

[오늘은 비난의 거울]

부제 : 당신이 오늘 던진 비난의 화살은 어디를 향했나요?



투명한 마을의 차가운 거울

모든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얼굴에 '거울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이 마을의 규칙은 기묘했어요. 자신의 얼굴은 평생 볼 수 없지만, 타인의 가면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나 상대방의 결점은 누구보다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답니다.

그 마을에는 가장 매끄럽고 차가운 거울 가면을 가졌다고 자부하는 ‘유리'라는 소녀가 살고 있었어요. 아침마다 광장에 나가 사람들의 거울을 살피는 일은 그녀의 중요한 일과였지요.

"저 사람의 거울엔 탐욕의 얼룩이 묻었네." "저 친구는 질투 때문에 거울이 누렇게 변했어. 정말 추하다."

날카로운 손가락으로 누군가의 결점을 지목할 때마다, 사람들은 부끄러워하며 고개를 숙였지요. 타인의 사소한 흠집을 찾아내는 데 천부적인 그녀는, 자신이 정의롭고 완벽하다고 믿었어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그녀의 거울은 더 눈부시게 빛나는 것만 같았거든요.


숨 막히는 그림자

그러던 어느 날, 마을 변두리에서 낡고 허름한 거울을 쓴 한 노인을 만났습니다. 그의 거울은 너무나 지저분해서 그 안에 무엇이 비치는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였지요. 그녀는 불쾌한 표정으로 노인을 향해 독설을 내뱉었지요.

"당신처럼 게으르고 추악한 사람의 거울은 마을의 수치예요! 당장 그 비겁한 가면을 씻어내지 못할까요?"

그 순간이었습니다. 노인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쏘아 올린 바로 그 찰나, 유리는 가슴이 턱 막히는 것 같은 통증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상한 일이 벌어졌어요. 그녀의 얼굴을 덮고 있던 매끄러운 거울 가면 위로 '우지끈'하며 금이 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떨어진 유리조각들 안에 흉칙한 무언가가 보였습니다. 놀랍게도 노인의 거울 속에 비친 것은 노인의 추함이 아니었어요. 그것은 노인의 얼굴에 씌운 추함이 아니라, 유리가 오랫동안 자신의 가슴 깊은 방에 가두고 굶겨온, 흉측하게 말라비틀어진 자신의 그림자였습니다. 그녀가 타인을 비겁하다고 욕할 때마다, 사실 그녀 안의 비겁함이 요동치고 있었던 것이지요.


깨어진 가면 뒤의 진실

금이 간 가면 사이로 뜨거운 숨결이 새어 나왔고, 유리는 답답함에 몸부림쳤어요. 타인을 비난할 때 썼던 그 단단한 논리들이 이제는 자신의 숨통을 조르는 올가미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아... 내가 저 노인에게 던진 돌이, 사실은 나를 향하고 있었구나.'

유리는 떨리는 손으로 금이 간 자신의 가면을 더듬거리며, 손가락질하던 자신을 한참동안 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평생 자신을 지켜준다고 믿었던 그 견고한 거울 가면을 스스로 찢어냈습니다. '쨍그랑' 소리와 함께 가면이 바닥으로 추락했어요.

가면이 사라진 자리에는 완벽한 거울 대신, 눈물에 젖은 작고 연약한 진짜 얼굴이 있었습니다. 그 얼굴은 결코 완벽하지 않았고, 때로는 비겁했으며, 때로는 누군가를 지독히 질투하기도 하는 평범한 인간의 얼굴이었습니다. 하지만 가면을 벗어던진 순간, 유리는 난생처음으로 시원한 바람이 자신의 뺨을 스치는 것을 느꼈습니다.

타인을 비난하던 그 격렬한 목소리가 잦아들자, 그 자리엔 자신을 향한 깊은 연민과 이해가 피어났습니다.

유리는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타인의 눈 속에 비친 오류는 사실 자신이 외면하고 싶었던 영혼의 얼룩이었음을요. 모든 비난은 곧 자기 고백이었다는 사실을 말이지요.


[이 이야기는 칼 융이 말한 '그림자 투사'라는 오래된 지혜를 '거울 가면'이라는 상상력으로 풀어낸 작은 우화입니다.]


brunch_yuri_bareface_realization (2).png 타인의 대한 판단의 자기가면을 벗어던져라!



[에필로그]


헤르만 헤세는 말했습니다. "우리가 타인을 비난할 때 그 목소리가 격렬할수록, 실은 우리 자신의 결함을 덮어 감추려는 무의식적인 시도가 숨어 있다." 오늘 당신이 누군가에게 던진 비난의 문장들을 가만히 거꾸로 읽어보세요. 그 문장들 속에는 혹시 당신이 스스로에게 차마 하지 못했던, 가장 아픈 고백이 숨어 있지는 않나요? 타인의 실수가 유독 눈에 가시처럼 박힌다면, 그것은 당신의 영혼이 보내는 간절한 신호일지도 모릅니다. "나도 사실은 이런 부분이 있어. 나를 좀 봐줘."라고 말이죠. 타인의 가면을 찢기 전에, 내 안의 그림자를 먼저 품어줄 수 있는 용기가 우리를 진정으로 자유롭게 합니다. 가면 뒤에 숨겨진 당신의 진짜 얼굴은, 생각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따뜻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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