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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현 Jul 25. 2023

면접

면접

2023.7.19. 수

생애 두 번째 면접을 70에 본다. 감개무량하다.

젊은 시절 섬유회사 면접 시 아버님 고향을 왜 묻는지 갑자기 생각이 안 났다. 영어를 1년 안에 마스터할 수 있냐 해서 한국말도 잘 못하는데 쉽지않다했다. 술은 잘 먹냐 해서 자신 있다 했다. 떨어졌다. 그리고 쭈욱 나랑 어울리지 않게 사장만 하다가 은퇴 후 돈을 벌어야 되는 시점에 아내가 다니엘 기도 들어가는 날 동작구청에 일자리 알아보러 갔다. 일은 반나절 정도 하고 싶은데 별 없었는데 구청 가니 그런 알자리가 의외로 많아서 등록하니 문자에 면접이 줄 줄이다. 어쩐지 친구가 돈 100선에서 몇 시간 몸으로 때우는 일을 늘 한다 해서 부럽기만 했는데 내일 면접 합격 시 나도 도전할 수 있다. 벌써 기운이 빠진다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딸이 면접의 요령을 말해준다. 이 일 잘할 수 있으세요? 물으면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대답하란다. 난 아마 처음 하는 일인데 그동안 남들 시키면 잘하던데 시키기만 했지 잘할는지 모르겠네요! 하려고 했는데 일단 자신 있게 얘기하란다. 거짓말 아닌가? 위선 아닌가? 그게 필요하다고 때 맞춰 알려준다. 아내도 청소보다 노인들 샤틀 버스 태우는 것 도우미는 보람도 있을 것 같다며 힘을 실어 준다. 벌써 다리에 힘이 빠지고 졸리다. 낮에 잘 안 자는데 폭염에 축구도 잘했는데 왜 이럴까? 피곤하네 내일이 기대된다. 일하게 되면 가끔 결근할 수 있을까? 그것을 질문하고 싶다. 가보자. 지금부터 잘까? 너무 일찍 일 시작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조금 돈 더 주는 빌딩청소는 먼저 이런 쉬운 일을 경험한 뒤 하면 좋겠다. 내 생애 이런 날이 오다니! 원래 이런 일에 적성이 맞을지도 모른다. 사장은 심리적으로 스트레스가 많았다. 몸으로 때우는 일에 다시 한번 도전해 본다. 50살에 우유배달 해 봤을 때 추워서 힘들었었는데 힘들지 않을까 걱정되지만 돈이 필요하니 해야 되고 잘했으면 좋겠다. 말년을 어찌 100세까지 살아가나 걱정했었다. 주식을 해서 살면 좋은데 쫄밋할수 있다. 일단 몸으로 할 수 있을 때까지 하는 게 안정감이 있다. 3년 정도는 괜찮겠지. 어쨌든 취직하면 길이 보인다. 그 길을 알려주려고 다니엘 기도하기까지 작정기도 일 년이 넘도록 주님이 오래 참으셨는지 모른다. 역시 주님이시다. 괜찮을듯하네요. 감사해요. 내 몸을 주께 드립니다. 테니스 강력한 드라이브를 어찌 넣을까 고민했는데 여기 힘을 쓰겠습니다. 취미생활도 병행하면 희망사항입니다.

한 시간 후면 면접 보는데 갈 것이다 그리고 볼 것이다. 잘 됐으면 바라며 머리가 삐친걸 물 묻혀 피려니 안 하던 짓이라 어색하다. 할 말 없고 주님이 길을 인도하시며 나를 도우시길 바라며..

반바지는 쫌 그렇지. 덥다만 면접인데..

시간이 맞는 게 맘이 편안했다. 기다리는데 4명이 불려 나간다. 여자 2 남자 2 면접 시작된 듯. 나의 경쟁자는 2명 더 있다. 다 붙여줄는지.. 웃으며 아가씨가 15분 기다리라며 이름 체크하고 대략 2명 정도는 안 온 것 같구나. 에어컨이 시원하다. 폭염인데

집보다 시원하다. 면접은 싱거웠다. 잘 안 들렸다. 가만있어도 되고 면접으로 우열을 가리기는 그렇고 나중에 나오면서 면접 경험 있는 분에게 물으니 기초연금 안 받으면 안 되고 아파트 살아도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한다. 그래도 떨어질 이유가 없다시펐다. 자격이 아예 안되는 것은 아니고.. 한데 떨어졌다고 통보가 왔다. 그것 참. 쉽게 되는 줄 알았는데 힘이 빠진다. 할 수 없지. 청소면접도 그런가? 한번 오라면 가보자. 몇 번 면접 보면 길이 열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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