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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스 Apr 28. 2020

Track.41 떠날 수 없는 동유럽의 마지막 밤

헝가리 부다페스트 Track.41 안녕이라 말하지마 - 다비치


2019. 10. 25 (금)
체코 프라하 야간열차
헝가리 부다페스트 



익숙지 않은 장소에서 하룻밤을 보낸다는 건, 온전히 심신이 편한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덜컹거리는 야간열차 침대칸에서 창문을 바라봤을 때 보이는 햇살과 지나치는 풍경은 꽤나 잊지 못할 멋진 일었다. 오늘은 길 위에서 아침을 일찍 시작하는 하루가 되었다. 




    

부다페스트에 도착하니 시간은 아침 8시 40분, 숙소에 짐을 두고 부다페스트의 아침을 다녀보았다. 쌀쌀했던 프라하 날씨와는 다르게 부다페스트의 아침은 포근했다. 기온은 프라하보다는 높았는데, 시간이 지나 낮에는 조금은 덥다고 느낄 정도였다.      



부다페스트 포린트 환전한 뒤에 데악광장부터 천천히 걸어다녔다. 도나우강변을 따라 보이는 겔레르트 언덕, 부다왕궁, 세체니 다리, 어부의 요새, 그리고 국회의사당까지. 프라하가 벽돌로 지은 오래된 건물들이 많았다면, 부다페스트는 근대에 지어져 좀 더 크고 웅장한 건물들이 놓여있었다. 낮에 본 부다페스트는 야경의 진면모는 어떨지 더욱 기대감을 주었다.     



점심은 세계에서 가장 고풍스런 맥도날드가 있는 부다페스트 서역의 맥도날드로 가보았다. 기대가 컸던 탓일까, 생각보다는 큰 감흥은 없었다. 물론 일반적인 맥도날드와는 다른 인테리어였기는 하지만. 그리고 빅맥의 맛은 큰 차이가 없었다.      




점심 이후에는 그레이트 마켓 홀에 가서 이것저것 구경해보았다. 마켓에 들어가는 순간 살짝 매운내가 올라오는데, 파프리카 향이었다. 헝가리 사람들은 파프리카를 많이 먹고, 재배하는데, 파프리카 중 우리나라 고추처럼 매운맛이 나는 파프리카가 있었다. 파프리카가 헝가리 음식에 대부분 들어가기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헝가리 음식은 입맛에 잘 맞는다고 한다. 아, 그래서 굴라쉬가 졸인 육개장처럼 느껴졌던 것 같았다.     



마켓에서 나와 부다페스트의 로컬들 사이에서 뜨고 있는 카페를 가려했으나, 어제까지의 여독의 여파가 가시지 않는지 너무나 피곤했다. 야경을 위해서라도 숙소에 가서 잠시 눈을 붙인다는게 2시간이 되어버렸다. 해가 지고 있는 시점에 동행과 약속한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젤러 비스트로에서 저녁을 먹고선 본격적으로 야경을 보러 나갔다. 오늘 동행의 조합이 재밌었는데, 문과, 이과, 예체능이 각각 모인 조합이었다. 그러다보니 건물과 도시를 바라볼 때마다 느끼는 관점과 감흥이 조금씩 달랐는데, 마치 알쓸신잡 같은 통섭의 관광이 아닌가. 어떤 사람을 만나 도시를 바라보느냐에 따라 감흥의 폭은 달라지기 마련이다.      



프라하의 야경은 은은하게 퍼져 나가는 야경이라면, 부다페스트의 광경은 강하게 인상에 남는 야경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부다페스트의 야경이 좀 더 내게 감흥이 컸다. 가장 인상 깊은 곳은 어부의 요새로, 건너편에 보이는 국회의사당과 함께 찍는 사진이 가장 멋지게 나왔기 때문이다. 또한 어부의 요새의 원뿔 같은 모양은 마치 해리포터의 호그와트의 성마루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야경에 취한 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다보니 어느새 새벽 1시가 되었고, 새벽 1시를 기점으로 화려한 부다페스트의 야경을 비추던 조명은 맡은 임무를 다하였다. 일정상 1박만 머물렀던 부다페스트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다음에 온다면 매일 야경을 보면서, 조금은 여유롭게 카페도 가고, 파프리카가 듬뿍 들어간 헝가리 음식도 맛보고 싶다.      


오늘의 노래 제목처럼 안녕이라 말하고 싶지 않은 부다페스트의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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