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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스 Apr 29. 2020

Track.42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이탈리아 로마 Track.42 길 - g.o.d


2019. 10. 26 (토)
부다페스트 공항(BUD) - 이탈리아 로마 공항(FCO) / Alitalia Airlines
이탈리아 로마 


생각보다 아담했던 부다페스트 공항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아침부터 분주히 준비하고선 공항으로 길을 나섰다. 부다페스트의 근엄했던 경치를 뒤로하고 공항가는 길은 황량하기도 한 썰렁한 벌판의 연속이었다. 하룻밤이라는 짧은 시간에 아직 안녕이라고 고하기는 아쉬운 도시를 마음에 두고 가기란 쉽지 않았다. 오늘은 이제 여행의 중후반부의 시작인 곳으로 향한다. 모든 길이 통한다는 곳, 로마로 향한다.      



부다페스트를 끝으로 여행의 중반부인 동유럽 여행을 마쳤다. 쌀쌀해진 날씨만큼이나 괜히 생각이 많아졌고, 감성적인 야경만큼이나 왠지 모르게 센치했던 동유럽 여행이었다. 모든 길이 통한다는 로마로 가는데 가장 먼저 떠올린 노래가 오늘의 bgm이 되었다.     



유럽여행을 하게 되면 기차든, 버스든, 비행기든 로마를 향하게 된다. 그만큼 교통의 요지이면서 모든 길의 종착점인 도시가 로마다. 하늘길을 달려가고 있는 동안 노래서 말하는 ‘길’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모든 길이 로마로 통하다면, 내가 가는 길은 어디로 통하는 걸까.     


여행을 하면서 길(Route)는 한국에서 생각하고 알아보고 여러번 시뮬레이션을 돌린 최적의 여행루트였다. 하지만 길(Route)는 출발지와 목적지가 정해진 길, 정말 루트일뿐. 우리 모두가 가는 길은 목적지를 알지 못하는 길(way)이 아닌가. 어디로 가고, 어떻게 가야 하고, 무엇을 위해 가야 하는지. 그 누구도 명확히 아는 사람이 있긴 한가.     



여행을 다니면서 많은 사람을 만났다. 국적, 나이, 성별을 막론하고 모두 각자가 가는 길은 달랐다. 아무래도 방학과 휴가시즌을 빗겨간 지금 시기에는 길에서 잠시 멈추고 생각이 많아진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어떤 사람들은 휴학을 택한 뒤 학업에 고민했고, 어떤 사람은 졸업한 뒤 진로의 답을 내리려 했다. 또한 누구는 제대 후 2년이라는 뒤쳐진 시간을 메울 방법을 강구하기도 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퇴사 후 자신의 커리어와 앞날을 찾아보려 잠시 시간을 내기도 했다. 나 역시 그런 사람들 중 한 명으로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 여행의 마디에서 찾아보고 있었다.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각자 다른 길을 살아왔던 이야기가 있다. 들은 이야기 속에는 수많은 길이 있고, 그 수많은 길에는 또 수많은 갈림길이 존재했다. 결국은 ‘선택’의 문제였다. ‘내가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 가장 어려운 최대의 난제를 우리는 평생에 걸쳐서 풀어가고 있던 거다. 누구도 정답이라 말할 수 없는 문제를.     


모든 길은 로마로 향하고, 로마의 모든 길은 테르미니역으로 향했다


모든 길이 통하는 로마라는 접점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알 수 없는 길을 오늘도 나는 걷고 있다. 로마에서 가는 길에는 어떤 사람들, 어떤 상황들, 그리고 어떤 생각을 마주할지가 궁금해졌다. 오늘은 로마로 오기까지가 꽤 진이 빠져서 숙소에서 쉬고 내일부터 나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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