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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스 May 08. 2020

Track.45 성지의 중심에 서다

이탈리아 바티칸 Track.45 Mood Indigo - Cheeze

2019.10.29 (화)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 
바티칸 반일 오전투어 


로마 - 바티칸을 가르는 국경벽 앞 박물관 입구는 투어업체 미팅포인트였다. 오른쪽은 바티칸 박물관 커피



어제에 이어 오늘도 아침부터 길을 나섰다. 어제가 이탈리아 로마를 떠나 남부로 향했다면, 오늘은 로마 중심으로 향해본다. 로마의 중심, 그 중에서도 가톨릭의 중심 성지인 바티칸으로 향했다. 종교라는 건 무릇 교리와 오랜 역사, 그리고 다양한 문화작품이 공존하기에 바티칸에서도 투어를 통해서 정보를 얻으며 돌아보았다.





반일투어에 나서기 위해 아침 일찍 Ottaviano역에 모여 바티칸 박물관 앞에서 기다렸다. 바티칸 박물관 앞에는 내가 듣는 투어 업체뿐만 아니라 여러 투어 업체들의 미팅포인트로 사용되고 있었다. 내가 속한 투어 업체가 가장 이른 시간에 모였기에 가장 먼저 줄을 서고 있었다. 바티칸 박물관 입장을 
기다리는 동안 시스티나 예배당에 그려진 그림들의 설명을 들었다. 왜냐면 시스티나 예배당에서는 사진 촬영과 더불어 투어설명이 불가능하기때문이다. 시스티나 예배당에 무엇이 있냐면? 바로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가 천장에 그려져 있는 곳이다!





바티칸으로 입장해 작품을 둘러보면 바티칸은 미켈란젤로라는 거장의 작품을 축으로 이뤄져있었다. 천지창조가 있는 시스티나 예배당 천장화, 최후의 심판, 피에타 등 괴팍한 괴짜였던 미켈란젤로의 예술적 향연들이 곳곳이 펼쳐진다. 





미켈란젤로만큼이나 뛰어난 인물 라파엘로의 작품들도 바티칸을 수놓았는데, 가장 유명한 건 역시 아테네 학당이었다. 입장권에 있는 그림이나 조각은 그 미술관에서 가장 핵심 of 핵심 작품으로 손꼽는다. 바티칸 입장권에 있는 그림이 바로 아테네 학당으로, 하늘을 가르키는 플라톤과 지상을 가르키는 아리스토텔레스가 그려져 있다. 가톨릭의 성지이자 중심인 가톨릭에서 종교화가 아닌 아테네학당의 그림이 입장권에 그려져 있다는 건, 하늘 중심의 종교와 인간 중심의 과학 사이의 끝없는 대립과 차이, 그리고 간극을 좁히는 과정이 인간의 역사였다는 걸 의미한 게 아닐까 싶다.



시스티나 예배당에 들어오자 설명으로 들었던 천장화가 펼쳐졌다. 미켈란젤로가 얼마나 이 그림을 완성하는데 힘들었을까 하는 점이었다. 이거 그린 걸 감안한다면 그의 괴팍한 성격은 이해해줘야 할 것 같다. 잠깐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목과 허리가 뻐근하니 말이다. 천장에 유화를 바르며 작품을 완성한 미켈란젤로의 천재성과 더불어 작품에 대한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티칸에 오면 시스티나 예배당에서 기도하고 오기가 여행 중 버킷리스트였는데, 잠깐동안 자리에 앉아서 짧은 기도를 드리고 왔다. 가톨릭의 중심에서 기도를 드리는 건, 비단 천주교인을 뛰어넘어 그저 한 인간으로서 신이라는 존재에게 말을 건네는 작은 행동이라 생각한다. 이뤄줄 지는 신의 마음이지만, 그래도 사람이 전하는 대화의 시도를 마다하지 않는게 신의 심정이지 않을까.





오전 바티칸 투어를 끝내고서는 바티칸 투어에서 만난 동행들과 어제 남부투어에서 만난 동행들과 같이 모여 다녔다. 로마 구석구석을 함께 돌아다녔는데, 순서대로 스페인 광장, 트레비 분수, 판테온을 다녔다. 트레비 분수에서는 다들 그렇듯 소원을 빌며 동전을 뒤로 던졌다. 두 번 던져 로마에 다시 돌아오길 바라는데, 얼른 지금의 시국이 끝나고 찾아가고 싶다. 



판테온에서는 내부에서 바라본 천장의 완벽한 구모양에 감탄했다. 파리 판테옹이 더 크고 화려하다면, 로마 판테온은 오리지널이 가지고 있는 원조가 지닌 아우라가 느껴졌다. 야경과는 다른 낮의 판테온은 주황빛 위용을 드러낸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티라미수도 한 입 먹고, 저녁도 같이 먹다 보니 야경을 보러 가기로 했다. 로마 야경도 보며 동행들과 함께 다니니 어느새 로마의 밤에 찾아온다. 어제와 오늘 만난 사람들과 함께 다니니 로마의 밤이 더 아름답게 보인다. 역시 사람들과 함께 다니는 시간이 혼자 다니는 시간과는 다른 느낌을 가지게 한다. 


동행들 중에 예상치 못한 인연도 만나고, 세상은 좁다는 걸 실감하면서 로마에서의 하루가 이렇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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