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마지막 날

by 밥이누나

2025년은 결혼이라는 내 인생 가장 기억에 남는 일과 동시에, 마음은 조금 버겁고 힘든 날이 많은 한 해였다.

본의 아니게 병원을 자주 들락날락하고, 2026년에는 본격적인 과제가 남아있다는 것이 썩 유쾌하지 않다.

물론 지금까지 내 인생의 최고의 선택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지금의 배우자를 만난 것이다. 하루하루 진심으로 사랑하고 사랑받고 있으며, 남편은 그걸 실시간으로 느끼게 해주는 사람이라는 것이 모든 것을 상쇄한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순간순간 밀려오는 성취에 대한 불만족과 건강적인 부분이 끊임없이 나를 따라다니며 괴롭혔다.


여기서 성취에 대한 불만족이라는 것은 단순히 '일하기 싫다'는 개념이 아니다. 한 조직에서 12년 차가 되다 보니 연차에 맞는 역할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 역할에 내가 스스로 공감하질 못하다 보니 오는 어려움 같은 것이다. 돌파하려면 돌파할 수도 있었겠지만 더 이상 그러고 싶은 이유를 찾기가 어려웠다. 여기에다가 건강적인 문제까지 겹치니 정말 쉽지 않았다. 하지만 주어진 조건 내에서 적어도 나 스스로는 떳떳할 수 있게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미련은 없다. 작년 말부터 2025년까지 이어지는 고민을 통해 나는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가 너무도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마음깊이 깨닫기도 했다.


2025년 정말 감사했던 점은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진심 어린 위로와 공감, 할 수 있다는 응원 같은 것이 나를 웃게 했다. 얼마 전 연말파티 같은 곳에서 내년 목표 3가지를 적어보자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른 사람들을 쓱쓱 잘 적어내는데, 나는 3개를 채우기가 너무 어려워서 목표를 추천받기까지 했다. 쥐어짜 낸 목표로는 1) 주 2회 운동하기 2) 영양제 잘 챙겨 먹기 3) 식사 후에 산책하기였다. 모두 건강과 관련된 것들이다. 내년에는 조금 더 운동 횟수를 늘리면서 건강을 찾아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또 내 마음속에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내 삶에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같은 2025년 잘 가라!

미래에서 뒤돌아 봤을 때 2025년 한 해 동안 내 마음속에 수없이 일으켜진 물보라와 종잡을 수 없이 흔들렸던 파고들이 더 만족스러운 곳으로 나를 데려다 놓기 위한 과정이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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