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이의 성장과정
본인은 한화이글스의 팬이다. 하지만 오늘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한화이글스가 좋다거나 뭐 이런 이야기는 아니다. 한화이글스 소속 '하주석' 선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우선 글을 시작하기 전 간단한 이미지를 살펴보자
1. 매우 유명한 짤로 팀이 이기고 있는데 본인 경기가 풀리지 않아서 방망이로 내부 환경 정화? 활동을 하고 나서 수베로 감독에게 뒤지게 혼나는 하주석
2. 심판 판정 불만으로 쌍욕을 하며 헬멧을 집어던지는 하주석. 던진 헬멧은 튕겨져서 코치 머리에 명중.
나무 위키를 들여다보면 한화이글스 선수 중에는 특이하게 사건 및 사고 섹션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는 하주석이다.
https://namu.wiki/w/%ED%95%98%EC%A3%BC%EC%84%9D
한화이글스가 지금이야 1위를 달리고 있다지만, 나는 머리 털나고 한화가 1위 하는 걸 처음 본다. 평생 한화이글스를 응원했지만, 경기를 보면서 이길 수 있다는 마음보다는 마음을 비우는 날이 훨씬 더 많았다.
평소 과격한 행동을 정말 싫어하고, 저런 식으로 본인의 분을 표출하는 것에 대해서 이해할 수도, 이해하고 싶지도 않은 나에게 하주석 선수는 싫은 대상이었다. 그를 바라보면 늘 '대체 왜 저럴까'라는 생각이 앞섰다. 야구선수라서 어쩔 수 없이 만날 수밖에 없어서 그렇지, 내 주변에 있었다면 당장에 손절했을 것만 같다.
사실 난 늘 그랬다. 누군가가 선을 넘는 행동을 한다는 생각이 들면 최대한 티 안 나게, 즉각적으로 거리를 뒀다. 지금도 그렇다. 불편한 관계를 지속하는 것보다 상대방에게 시나브로 내 존재감을 지워내는 쪽이 훨씬 편하다. 더 이상 어리다고 하는 나이도 아니라서 그럴까? 솔직히 관계가 이어지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도 없다.
내 성격대로라면 저런 하주석 선수를 만나지 않는 게 맞는데, 한화이글스 팬이라는 이유만으로 또다시 그를 만나게 됐다. 그는 미워도 다시 한번 기회를 준 한화이글스의 유니폼을 입으며 2025년 시즌을 맞이했다.
* 하주석 선수는 결국 FA 미아가 되지 않고 한화이글스와 계약을 하며 위와 같은 자필 메시지를 남기게 된다.
'팬 여러분 항상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드립니다.'
팬 여러분께 항상 죄송하다던 하주석 선수. 지금까지 보여준 면면들이 있기에, 감사함보다 죄송함이 앞섰던 하주석 선수가 이게 웬일인가? 이번 시즌 야구를 보다 보면 그가 변한 것 같다.
변한 점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선 낯빛이 변했다. 한화이글스 유튜브까지 재미있게 보는 나로서는 요즘의 하주석 선수는 얼굴이 변했다. 예전에는 어딘가 모르게 날카로워 보이고, 까칠한 느낌이었는데 요즘의 하주석은 그런 야성미는 가지고 있지만 조금 더 부드러운 얼굴이 된 것 같다. 김경문 감독께서 '밝게 하자'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고 하는데, 본인의 기록보다는 오직 팀의 우승을 바란다는 인터뷰가 생경하게 느껴진다.
또 타석에 들어섰을 때의 태도가 예전과는 달라 보인다. 예전에는 넘치는 승부욕을 주체하지 못해서 이글거리는 욕망, 승부욕만 남은 것 같았는데, 요즘은 몸 쪽으로 날아오는 공도 웬만한 건 피하지 않고 맞아서라도 출루하겠다는 긍정적인 투지가 보인다. 또 결정적인 순간에 적시타를 쳐주거나, 번트를 대거나 어떻게든 해보려는 모습이 예전에 그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다. 삼진을 당했을 때도 예전처럼 화를 내기보단 아쉬는 표정으로 뒤돌아서는 모습이 자꾸 그를 응원하게 만든다.
어릴 적 나는 사회적으로 성숙해 보이는 생각을 갖기 위해 나름 부단히 노력을 했던 것 같다. 어린 날에는 잘난 척을 할 수도 있고, 조금 이기적이거나 미성숙하게 굴어도 괜찮았던 것 같은데 지나치게 스스로를 혹독하게 몰아붙인 것 같아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못내 아쉽다.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그렇게 행동한 덕에 사건사고 없이 무탈히 잘 지나간 것도 같지만, 지금 하주석 선수가 잘하기를 진심으로 응원하는 입장에서 굳이 스스로에게 너무 엄격하게 대할 필요는 없었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하주석 선수는 선발 고정으로 나오지 않고 선발경쟁을 해야 하는 입장이라 매 경기 볼 수는 없다. 한화이글스가 현재 리그 최강 투수자원을 보유했을 뿐만 아니라 리베라토, 문현빈, 노시환, 채은성 같이 팀의 중심타선이 잘해주고 있는 게 정말 기쁘다. 부모님도 한화이글스의 찐 팬인데, 한화가 잘해주는 것은 어떻게 보면 대리 효도를 해주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지금 상황에서 하주석 선수는 더 이상 주인공의 포지션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화이글스의 오랜 팬으로서 성숙해진 하주석 선수가 선수생활 후반기를 아름답게 꽃 피우길 진심으로 바란다.
한화이글스 금쪽이 출신 하주석 선수 파이팅!
한화이글스 통합우승을 향해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