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29
유독 맨발인 아이들이 많았던 그 마을에 신발을 지원하고 싶어 아이들의 발 사진을 찍고 싶었다. 음중구를 처음 보는 그 마을 아이들은 내가 무서운 지 낯선 지 쉽사리 다가오지 못하다가, 사진 찍자고 카메라를 드니 그제사 다가온다. 원하는 대로 동그랗게 모여 서게 한 뒤 발 사진을 찍었다. 그새 한 아이가 사진을 슬긋 보곤, 맨발의 친구에게 말했다, “야, 너 맨발 찍혔다”라고. 아이들은 깔깔 웃고, 맨발의 그 아이는 나랑 눈 마주칠 때마다 민망하고 부끄러워했다.
큰 실수를 해버렸다.
나에게는 아이들의 맨발이 안타까운 마음이라도 있었던가. 그저 맨발 사진을 잘 찍으면 모금을 해서 신발을 줄 수 있겠지라는 생각뿐. 그 아이는 너무나 밝게 웃고 있었는데, 내 헐벗은 배려가, 생각뿐인 사진 한 장이, 그 아이를 부끄럽고 민망하게 만들었다. 상처받은 마음이 새 신을 신는다고, 팔짝 뛰어 볼 수 있을까. 못 할 짓을 해버린 내 생각이 부끄럽고 민망한 날.
음중구: 외국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