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인연’이란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허해진다.
“가족 빼고는 다 시절인연이니까
사람 일에 넘 마음쓰지 마라,
인연은 적을 수록 안전한거다.”
*0대에 알게된 10가지에 꼭 들어가는 말들이다.
가끔 상처받을 때도 있지만 그래도 진행 중인 모든 만남이 시절일 뿐이라는 데에는, 암만해도 결말을 다 알아버린 영화처럼 맥이 빠진다.
난 인연이 ‘벽돌’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인연이란 의미가 크건 작건 시간 지나면 휘발될 수 있는, 바람 같은 건 아니다.
어떤 인연은 바람같았음 하지만 뜻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밉든 곱든 다 저마다의 빛깔과 의미를 갖고 내인생의 일부가 되어가는 것이다.
‘다 시절인연’이니 연연하지 말라는 말에 지난 상처가 치유되지도, 좋은 인연만 쏙쏙 뽑아낼 눈이 생기지도 않는다. 득도하려면 아직 멀었나보다.
모든 인연은 벽돌처럼 무겁게 오고 또 뺄 수 없는 벽돌이 되어 어떤 형태로든 내게 남는다.
가치판단을 할 수 없는, 그저 다 나의 일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