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정상 자극(Supernormal Stimuli)’은 자연 상태의 자극을 월등히 뛰어넘도록 과장하여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자극을 의미합니다. 진짜보다 더 ‘과장된’ 가짜 모형이 본능을 더 강하게 자극한다는 개념입니다. 초정상 자극의 개념을 제시한 노벨상 수상자, 니코 틴버겐은 그의 실험에서 거위가 자신의 알은 내팽개치고, 알처럼 보이는 커다란 배구공을 먼저 구출하려 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비슷하게, 다양한 동물들이 초정상 자극에 반응하는 사례들이 관찰됩니다.
굴딱새는 자신의 알보다 훨씬 크고 비현실적인 크기의 모형 알을 더 선호해 품으려고 합니다. 큰은점박이갈매기는 어미의 부리 끝에 있는 붉은 점을 쪼아 먹이를 받아먹는데, 실제 부리보다 더 길고 붉은 막대기에 더 강하게 반응하여 먹이를 달라고 조르는 모습을 보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초정상 자극은 설탕이 듬뿍 든 음식, 고당도 음료, 포르노, 소셜 미디어의 ‘좋아요’나 댓글, 로맨스 영화, 스포츠 경기 등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이러한 자극들이 우리의 뇌와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경고가 커지고 있습니다. 로맨스 영화나 스포츠 경기 같은 엔터테인먼트가 초정상 자극으로 분류되는 이유는 ‘거울 신경 세포(Mirror neuron)’의 역할과 연관이 깊습니다. 거울 신경 세포는 우리가 화면 속 등장인물의 이야기를 마치 자신의 이야기처럼 착각하게 도와, 깊은 몰입을 유도합니다.
영화 속 주인공은 우리가 현실에서 겪어야 할 노력과 좌절, 낭만적인 사랑과 모험을 대신 경험합니다. 스포츠 경기는 우리의 몸을 움직이고 날뛰고 싶은 본능을 간접적으로 충족시킵니다. 더 나아가, 로맨스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은 현실의 일반적인 남자들보다 더 잘생긴 배우가 연기하고, 포르노의 여배우는 훨씬 더 섹시한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이러한 과장된 인물들이 펼치는 극적인 이야기는 우리 뇌에 더 강력한 자극을 전달합니다.
인류의 역사에서 디지털 환경이 존재했던 시기는 극히 짧습니다. 우리의 뇌는 아직 이러한 디지털 환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여성들이 로맨스 드라마에, 남성들이 화면 속 여성에 과몰입하고 흥분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실제로 알츠하이머에 걸리게 되면 사진이나 텔레비전 속 사람을 실제 사람과 구분하지 못하고 계속 말을 거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현실 속의 사회적 활동과 관계의 대부분을 화면 속 스포츠 경기나 드라마, 또는 SNS로 대체한다면, 몸과 마음은 점차 무감각해질 수 있습니다. 이는 삶의 경험과 감각을 잃어버리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움직이면서 세상을 탐험하고 학습해야 합니다. 운동과 결합되지 않는 일방적인 감각의 입력은 아이들 뇌의 발달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 앞서 말했던 거울 뉴런 세포는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내고 공감하는 마음 이론과도 관련되는데, 마음 이론과 올바른 감정의 발달을 위해서는 대면 상호작용이 필수적입니다.)
요즘 자극들은 점점 더 짜릿해져 갑니다. 기술을 통해 인공적으로 과장하고, 여러 가지 감각 자극들을 뒤섞어 제공하며(자극적인 것 위에 또 다른 자극 토핑을 추가), 같은 단위 시간에 많은 것을 전달하기 위해 압축하고(동영상 2배속 시청), 자극이 뇌에 더 빠르게 가닿고 흡수되게 만듭니다. 이제 휴대용 자극 자판기(도파민 자판기)인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을 느끼게 될 정도입니다.
구글, 메타 같은 IT 공룡 대기업은 알고 있습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극적인 정보 사료를 제공하여 사람들을 ‘가축화’시키는 방법을요. 또한, 사람이 어떤 자극에 열광하며, 언제 이성을 잃어버리는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초정상 자극을 경계하면서 도파민 레벨 수준을 관리해야 합니다. (하지만 정말 쉽지 않습니다.)
포르노 영화 촬영장에서 한 배우가 장면 도중 발기를 잃자, 이를 되살리기 위해 남자 배우는 발가벗은 여성에게서 돌아선 채 휴대폰을 들고 폰허브를 검색했다.
- 나비 효과, 존 로슨의 팟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