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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론자 Feb 20. 2022

전역

작은 죽음

죽음이 코 앞이다
인생의 최종국면

지나간 그 모든 것들이
뿌연 주마등이 되어
휙휙 지나간다

몽롱해진다
나는 죽음에 도달했고
미래는 고갈됐다

모든 것이 한낱
꿈에 불과한 것인가
내 인생 도대체
무엇이 남은 건지

이대로 끝이라니
허무하다 허무해

전역,
모두에게 인사하고 나 홀로 떠나는 날
18개월의 또 하나의 인생을 청산하는 날

한바탕 꿈을 꾼 기분이었다

깨고 나니 얼떨떨했다
그러다가 죽음을 생각하게 됐다

어차피 한낱 꿈에 불과할 인생
지금을, 순간순간을 잘 사는 수밖에
그것 이외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적어도
"달콤한 꿈이었다"
"악몽에 허우적댄 게 아니었다"
라는 글을 적을 수 있도록

아무튼
열심히 살고 싶어졌다
나는 열심히 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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