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와 생각12
기록용이다.
인상적인 구절만 남겨둔다.
생각이 날 때마다 첨언을 남기고자 한다.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선 포용적인 경제제도가 필요하고, 포용적인 경제제도를 위해서는 포용적인 정치제도가 필요다는 것이 책의 핵심. 그 명제에 대한 증명을 수많은 사례를 통해 계속 해나가는 책이다.
1.
포용적인 정치, 경제 제도가 발전과 번영을 불러오고 지배계층만을 위한 수탈적이고 착취적인 제도는 정체와 빈곤을 낳는다는 것이다.
- 책의 핵심주제이다. 포용적이라 함은 다수의 주체가 정치에 참여할 수 있고, 단순 참여를 넘어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포용적인 경제제도가 필요한데 이는 포용적인 정치제도에서 기인하며, 포용적인 경제제도는 사유재산권의 보장, 자유로운 경쟁, 한마디로 내가 일한만큼 내 것을 가져갈 수 있겠다는 믿음을 보장하는 제도들의 총체다.
2.
소수 엘리트가 수탈적 제도(착취적 제도)를 고집하는 것은 경제 발전으로 가는 길을 몰라서가 아니라 포용적 제도가 불러올 창조적 파괴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는 것이다.
- 창조적 파괴 없이 '지속적' 경제성장은 없다.
- 창조적 파괴는 기존 생산수단의 변화를 필수적으로 가져오기 때문에 기존 엘리트 계층은 창조적 파괴에 대한 유인이 적다.
- 포용적 정치제도를 가진 국가라면 누구나 정치권력 내부로 진입할 수 있기 때문에 창조적 파괴가 오히려 장려될 것이다. 결국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할 수 있는 국가는 포용적인 정치제도를 가진 국가 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물론, 창조적 파괴 없이 '지속적' 경제성장은 없다라는 것이 참인 명제일때의 얘기다.
- 창조적 파괴가 없다면 지속적 경제성장은 없다 -> 지속적 경제성장이 있다면 창조적 파괴가 있다.
- 포용적인 정치제도를 가진 국가는 창조적 파괴를 용인한다.
- 창조적 파괴를 용인하지 않는다면 포용적 정치제도를 가진 국가가 아니다.
3.
같은 맥락에서 저자들은 수탈적 체제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중국의 고속성장은 지속될 수 없다고 본다.
- 레이 달리오는 다음 패권국으로 중국을 점찍었다. 하지만 여기서는 중국의 고속성장은 '수탈적 체제'가 끝나지 않는 이상 불가하다고 못박는다. 현실의 중국정치를 보면 엘리트 계층은 자신들의 권력을 내려놓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미 너무 많은 적을 숙청했고, 너무 많은 인민을 적으로 돌렸다. 거기다가 너무 많은 국가들에 반감을 심어놨기 때문에 엘리트는 자신의 생명을 걸고서라도 권력을 지켜내려고 할 것이다. 여기서 창조적 파괴를 용인하는 것은 혁명없인 불가능하다. 결국 중국의 고속성장은 막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게 내 의견이다.
- 최근 이란에서 반정부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이란 정부도 마찬가지다. 너무 많은 적이 있다. 권력을 내려 놓는 순간 권력계층은 저승행이다. 내려 놓을 수가 없다. 시민들에게 유혈혁명말고는 선택지가 없다.
4.
한 나라의 빈부를 결정하는 데 경제 제도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만, 그 나라가 어떤 경제 제도를 갖게 되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정치와 정치제도다. 정치 및 경제 제도의 상호작용이 한 나라의 빈부를 경정한다는 것이 우리가 제시하는 세계 불평등 이론의 골자다.
5.
실제로 미국 헌법이 시행된 직후인 18세기 후반에는 멕시코와 별반 다름없는 은행 체제가 슬슬 시동을 걸었다. 정치인들은 국가가 독점하는 은행 체제를 시도했다. 측근 및 후원자에게 독점권을 부여하고 그 대가로 독점에서 얻는 이윤을 나누어 갖길 바란 것이다. 곧 미국 은행들도 멕시코와 마찬가지로 자신들을 규제하는 정치인들에게 대출을 몰아주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이런 상황이 오래가지 못했다. 독점적인 은행을 만들려고 시도하는 정치인이라도 멕시코와 달리 선출직이어서 재선에 신경을 써야 했기 때문이다.
- 이게 제도의 힘이다. 어디나 권력을 독점하려는 방향으로의 유인은 존재한다. 다만, 제도는 언제나 그 길을 막아선다. 그것마저 무너뜨리면 제도를 지키고자 하는 시민들이 일어설 것이고, 시민을 해하게 되면 명분은 사라진다.
6.
오늘날 미국과 멕시코가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은 식민지 사회의 조직과 그 사회가 남긴 제도적 잔재가 끈질기게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7.
모든 사회는 국가와 시민이 함께 만들고 집행하는 정치·경제적 규율에 따라 제 기능을 수행한다. 경제 제도는 교육을 받고, 저축과 투자를 하며, 혁신하고 신기술을 채택하는 등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국민이 어떤 경제 제도하에서 살게 될지는 정치과정을 통해 결정되며, 이 과정의 기제를 결정하는 것이 바로 정치제도다.
8.
이 책은 한 나라의 빈부를 결정하는 데 경제 제도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만, 그 나라가 어떤 경제 제도를 갖게 되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정치와 정치제도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 오늘날 제도가 서로 다른 패턴을 보이는 이유는 과거 역사에서 그 뿌리를 찾아야 한다.
9.
가난한 나라가 가난한 이유는 권력을 가진 자들이 빈곤을 조장하는 선택을 하기 때문이다.
- 가난한 국민이 더 다루기 쉽다. 권력자의 시혜에 의지하게 만드는 것이 그들의 목적이다. 북한이 생각난다. 때로는 좌파를 지지할 경우 배급견이라고 매도해버리는 일부 사람들의 언행이 생각나기도 한다. 한편으로, 중국은 조금 다르다는 생각도 든다. 중국은 빈곤을 조장하기보다는 어떻게든 경제성장률을 이끌어내려한다.
10.
경제 제도가 포용적이라는 것은 사유재산이 확고히 보장되고, 법체제가 공평무사하게 시행되며, 누구나 교환 및 계약이 가능한 공평한 경쟁 환경을 보장하는 공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뜻이다. 포용적 경제 제도는 또한 새로운 기업의 참여를 허용하고 개인에게 직업선택의 자유를 보장한다.
- 우리나라 경제제도가 포용적인지 살펴봐야 한다. 충분히 포용적인가? 정치는 포용적인 방향으로 많이 변화되었으나, 아직은 일부 산업군에서 민간에 포획되어 완전한 경쟁체제를 보장하고 있진 못하다. 우리나라의 면허제도를 손봐야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라이센스를 지니고 있다는 것은 단순히 그 업역에서 최소한의 기준을 달성했다는 것으로 봐야하지 그것 자체가 밥을 먹여줘서는 안된다. 그렇게 되면 경쟁은 후퇴하고, 길드마냥 자신들만의 성벽을 쌓아 창조적 파괴를 막아낼 것이기 때문이다.
11.
포용적인 경제 제도가 도입되면 경제활동이 왕성해지고 생산성이 높아지며 경제적 번영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사유재산권의 보장이다.
12.
다원주의와 포용적 경제 제도 간에는 당연히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이 포용적 경제 제도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이 다원적 정치제도뿐 아니라 중앙집권체제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 중앙집권이 안되어 있는 상태에서 다원주의라면 분열일 뿐이다. 권력은 하나여야 한다. 하나의 경제제도가 유지되려면 하나의 권력이 있어야 한다.
13.
우리는 충분히 중앙집권화되고 다원적인 정치제도를 포용적 정치제도라고 부를 것이다. 두 조건 중 하나라도 충족하지 못한다면 착취적 정치제도라 할 만하다.
- 포용적 정치제도의 조건 = 다원적 정치제도 + 중앙집권화
14.
포용적 경제 제도 및 정치제도를 반대하는 이면에는 창조적 파괴에 대한 공포가 숨어 있다.
- 창조적 파괴는 권력의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
15.
전성기의 소련과 마찬가지로 중국 역시 고속 성장을 경험하고 있지만, 여전히 착취적 제도하에서 포용적 정치제도로 이행할 기미가 거의 보이지 않는 정부의 통제를 받아 가며 이루어지는 성장이다. 중국의 경제 제도는 포용적이 되려면 아직 멀었다고 할 수 있다. 중국에서 한국과 같은 변혁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겠지만, 그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다.
- 여기서 그럼 한국은 어떻게 변혁이 발생하게 되었는가? 착취적 경제제도에서 포용적 경제제도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중앙집권적이며, 다원적 정치제도가 확립되어야 한다고 했다. 다행히도 중앙집권은 동아시아의 오랜 전통이다. (다른 국가들의 경우 중앙집권 자체가 불가한 곳도 있다) 다원적 정치제도는 군부독재에서 민주화 시기로 넘어오는 그 지점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그게 언제일까? 어떤 과정을 거쳤을까? 왜 우리는 가능했을까?
16.
착취적 정치제도 하에서 성장이 가능한 두 가지 경우 모두 중앙집권화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17.
결정적 분기점에서 전개되는 사건의 결과는 역사의 무게에 따라 달라진다. 당대의 힘의 균형은 물론 정치적 실현 가능성을 경정하는 것은 기존의 정치·경제 제도라는 뜻이다. 하지만 그 결과는 역사적으로 미리 정해진 필연이 아니라 우발적인 것이다.
18.
(오스만제국에 대하여) 창조적 파괴에 대한 두려움과 이내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밀려날 것이라는 엘리트층의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해 개혁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착취적 제도하에서 달성한 성장은 포용적 제도하에서 창출된 성장과는 성격이 사뭇 다르다. 그 성격상 창조적 파괴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기술적 진보 역시 제한적인 수주에 그친다. 따라서 착취적 제도를 통한 성장은 단명하고 만다.
19.
착취적 제도는 두 가지 이유로 지속 가능한 기술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는 사실을 가장 중요한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경제적 인센티브가 결여되어 있고 엘리트층의 반발이 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단히 비효율적으로 사용되던 자원을 공업에 모조리 재분배하고 나니 국가가 명령으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득이 거의 남지 않았다. 그러자 혁신의 결여와 부족한 경제적 인센티브로 더는 전진이 불가능해졌고 소비에트 체제는 결국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20.
(인센티브 구조) 목표 생산량이 달성되면 상여금을 받았는데... 결국 적당히 생산하는 것이 늘 목표를 달성하고 상여금을 받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게다가 상여금은 달마다 지급했다. 오늘을 희생해서 내일 더 많이 얻자는 것이 혁신이지만 바로 코앞의 성과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는 뜻이다.
21.
역사 속에서 착취적 제도가 빈번하게 등장하는 이유는 그만큼 이면의 논리가 탄탄하기 때문이다. 제한적인 번영을 이룩하면서도 소수 엘리트의 손에 그 결실을 쥐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22.
중국 역시 공산당 통치하에 있기 때문에 착취적 제도하의 성장을 경험하는 또 다른 사례일 뿐이며 포용적 정치제도를 향한 근본적인 정치 변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질 리 만무하다.
23.
로마 지도층은 바쁘게 살고 고분고분한 평민을 원했다. 따라서 기둥을 옮기는 것과 같은 일거리가 필요했다. 무상으로 제공하던 빵과 서커스 등 오락거리와 함께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보완책이었던 것이다. 특기할 만한 것은 이 두 가지 사례가 모두 공화정 몰락 직후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24.
양말 짜는 틀은 엄청난 생산성 향상을 가져올 만한 혁신이었지만 창조적 파괴 역시 불가피했던 것이다.
25.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사용하려면 새로운 인물들이 필요했다. 면직물 산업이 급속도로 팽창하자 모직물 산업은 치명타를 입는다. 전형적인 창조적 파괴의 양상이었다. 창조적 파괴는 단순히 소득과 부만 재분배하는 것이 아니다. 실력자들이 정치적 파문을 우려해 윌리엄 리의 발명품을 달가워하지 않았던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창조적 파괴는 정치권력 또한 재분배한다.
26.
잉글랜드가 경제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상업이 급속도로 팽창한 덕분이었다. 에스파냐와 포르투갈에 비하면 잉글랜드는 대서양 무역에서 후발주자였지만 무역과 식민지 관련 사업에 비교적 광범위한 계층이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에스파냐에서는 새로운 경제적 기회가 왕실의 배만 불려주었지만, 잉글랜드에서는 신흥 상인 계급도 수혜를 입었다. 잉글랜드에서 초기 경제 환경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 바로 이 상인 계층이었으며 절대왕정에 반대하는 정치연합의 보루 역할을 한 것도 이들이었다.
27.
(프란츠 1세) 짐이 원하는 것은 박식한 학자가 아니라 선량하고 정직한 시민이다. 그대들의 과업은 그런 젊은이를 양성하는 것이다. 짐을 섬기는 자라면 명령에 따라 가르쳐야 한다. 이에 반대하거나 다른 생각을 하는 자라면 물러나거나, 짐이 물러나게 할 것이다.
28.
프란츠 황제가 산업화 증기기관차 철도에 반대한 것은 근대 경제 발달에 수반되는 창조적 파괴를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그에게 무엇보다 중요했던 것은 체제를 유지해주던 착취적 제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자신을 지지하는 기존 엘리트층의 이권을 보호하는 일이었다.
29.
포용적 정치·경제 제도가 마련되려면 일정 수준 중앙집권화가 이루어져 정부가 법과 질서를 강제하고, 사유재산권을 보장하며, 필요할 때 공공 부문에 투자를 감행해 경제활동을 장려할 수 있어야 한다.
30.
(나이지리아에 대하여) 한 명이라도 더 많은 노예를 붙잡아 팔기 위해 온갖 법과 관습이 왜곡되고 변질되면서 중앙집권화에도 대단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물론 일부 지역에서는 그 덕분에 강력한 정부가 등장하기도 했지만 그래봤자 다른 지역을 공격해 노예를 붙잡는 게 이들의 주된 존재 이유였다. 콩고왕국 자체가 내전으로 몰락하기 전까지 아마도 최초로 백성을 노예로 팔아넘긴 아프리카 정권이었을 것이다.
31.
(호주) 매질이나 추방으로도 효과가 없자 대안이라고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군인인 간수에게는 납득하기 어려운 개념이었다. 죄수는 죄수일 뿐, 노동력을 팔거나 재산을 가질 수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주에서는 일해줄 다른 사람이 없었다. 물론 뉴사우스웨일스 수립 당시 100만 명에 가까운 원주민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워낙 광활한 대륙에 흩어져 살았고 뉴사우스웨일스에는 이들의 착취를 기반으로 하는 경제를 일으킬 만큼 충분한 수의 원주민이 살지 않았다. 호주에서는 라틴아메리카 방식이 통할 리 없었던 것이다. 결국 간수들은 궁극적으로 영국에서보다 한층 더 포용적인 제도로 이어지는 길을 선택했다.
32.
오늘날 우리가 목격하는 세계 불평등의 뿌리는 바로 이런 제도적 확산에서 비롯된다. 일부 예외가 있긴 하지만 19세기에 시작된 산업화 및 기술 변화의 조류에 몸을 실었던 나라가 오늘날에도 잘사는 반면, 그렇지 못했던 나라는 여전히 가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33.
오늘날 국가가 실패하는 원인은 착취적 경제 제도가 국민이 저축이나 투자, 혁신하겠다는 인센티브를 마련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착취적 정치제도는 착취로 득을 보는 세력의 권력을 강화해주는 식으로 이런 경제 제도를 뒷받침해준다. 착취적 정치·경제 제도는 그 구체적인 내용은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를지 몰라도 국가가 실패하는 근본 원인일 수밖에 없다.
34.
착취적 제도 하의 경제성장이 모두 그렇듯이 아르헨티나 역시 창조적 파괴나 혁신을 수반하지 않았다. 당연히 지속될 수도 없었다.
35.
아르헨티나에서는 선거를 치르고 정부도 민중이 선출했지만, 정부는 사유재산권을 무시하고 아무런 책임도지지 않고 시민의 재산을 몰수할 수 있다.
36.
북한 정부는 사유재산과 시장경제에 반대하는 공산 독재정권이다. 그렇다고 암시장까지 통제하기는 어렵다. 암시장에서는 현금으로만 거래된다. 중국 화폐 등 외화도 상당 부분 손바뀜이 일어나지만 대부분 원화를 사용한다. 화폐 개혁은 암시장을 이용하는 자들을 징벌하기 위한 조치였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들의 정권을 위협할 만큼 부자가 되거나 강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가난하게 내버려 두는 편이 더 안전하기 때문이다.
37.
오늘날 국가의 정치·경제적 실패를 극복할 수 있는 해법은 착취적 제도를 포용적 제도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악순환에서 벗어나야 하므로 결코 쉬운 일도 아니다. 하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며 과두제의 철칙이 불가피한 것도 아니다. 제도 내에 포용적 요소가 이미 어느 정도 존재한다거나, 기존 정권에 대한 투쟁을 이끌 광범위한 연합세력이 있다거나, 아니면 역사의 우발성만으로도 악순환의 고리는 끊어질 수 있다.
38.
(메모) 누군가 착취당하지 않는다면 풍요를 누리는 자들은 거기에 상응하는 상당한 대가를 치러야 했을 것이다. 모두가 착취당하지 않기를 마음으로는 바라지만 소비 습관에서는 망설여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39.
우리 이론의 요체는 포용적 정치·경제 제도와 번영의 관계다. 사유재산권을 보장하고,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마련하며, 신기술과 기능에 대한 투자를 장려하는 포용적 경제 제도는 소수가 다수로부터 자원을 착취하기 위해 고안되고, 사유재산권을 보장해주지 못하거나 경제활동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못하는 착취적 경제 제도에 비해 경제성장에 훨씬 더 유리하다. 포용적 경제 제도는 포용적 정치제도에서 힘을 얻으며, 결국 서로 지탱해준다. 포용적 정치제도는 다원주의적 정치 권력을 고루 분배하고 법과 질서를 확립할 수 있도록 일정 수준 이상의 중앙집권화를 달성하며 안정적인 사유재산권의 토대를 마련하고 포용적 시장경제를 뿌리내리게 한다.
40.
착취적 제도하의 성장은 두 가지 이유에서 지속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첫째, 지속적 성장은 혁신이 있어야 하는데, 혁신은 반드시 창조적 파괴를 수반하기 때문이다. 창조적 파괴는 경제적인 면에서 옛것을 새로운 것으로 갈아치울 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기성 권력 기반을 뒤흔들기 마련이다. 착취적 제도를 장악한 엘리트층은 창조적 파괴를 두려워한 나머지 이를 거부하기 때문에 착취적 제도하의 성장은 어쩔 수 없이 단기에 그치고 만다. 둘째, 착취적 제도를 장악한 이들이 사회 전체를 희생시켜가며 자신들의 배를 채울 수 있으므로 착취적 제도하의 정치 권력을 탐내는 이들이 많아져 수많은 집단과 개인이 권력 투쟁을 벌이게 된다. 그 결과 착취적 제도하의 사회에는 정치 불안을 초래할 만한 강력한 요인이 많아진다.
41.
모든 일이 그렇지만, 간단한 해법을 도출해내려는 시도만큼이나 최악의 실수를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난 몇십 년 동안 중국의 성공적인 성장 경험을 바탕으로 ‘권위주의적 성장’모형을 정책적 대안으로 고려한다면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이다. 이런 제안은 분명 오해의 소지가 있다. 지금까지 중국의 성장은 또 다른 형태의 착취적 정치제도하의 성장에 불과하며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42.
중국의 경제 제도가 소련보다 한층 포용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의 정치제도는 여전히 착취적이다. 중국 공산당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전체 정부 관료와 군사력, 언론은 물론 경제 대부분을 틀어쥐고 있다. 중국 인민은 정치적 자유를 거의 누리지 못하고 정치과정에 참여할 기회 역시 대단히 제한되어 있다.
소련에서 그러했듯이 착취적 정치제도 하에서 중국의 성장 경험은 지금까지 다른 지역에 비해 그만큼 뒤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한결 수월했던 것이다.
43.
더 나은 정책과 제도를 채택하도록 가난한 나라를 윽박질러 경제 성장을 엔지니어링하려는 국제기구의 시도가 성공적이지 못한 이유는 왜 애초에 그릇된 정책과 제도가 존재했는지에 관한 올바른 이해가 부족하고, 오로지 가난한 나라의 지도자가 무지하다고만 여기기 때문이다.
44.
지난 반세기 내내 수천억 달러가 ‘개발’원조 명목으로 전 세계 여러 정부에 흘러 들어갔지만 대부분 아프가니스탄의 사례처럼 부대비용과 부정부패로 낭비되기 일쑤였다.
45.
첫째, 해외원조는 오늘날 전 세계에서 목격되는 국가 실패에 대처하는 데 그다지 효과적인 수단이 아니다. ...포용적 정치·경제 제도가 필요하다. ... 문제의 뿌리가 제도에 닿아 있기 때문에 수혜국의 제도라는 테두리 안에서 주어지는 해외원조는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둘째, 포용적 정치·경제 제도를 발전시키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에 기존의 해외원조 흐름을 최소한 그런 발전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사용하는 것이 도움되리라 믿는다. ... 그보다는 권력에서 밀려나 있던 집단이나 지도자를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시키고 폭넓은 계층의 인민에 힘을 실어줄 수 있도록 해외원조를 사용하고 집행하는 것이 훨씬 더 유망한 대안일 것이다.
46.
성공한 혁명의 공통점은 굉장히 광범위한 사회계층이 권한 강화에 성공했다는 사실이다.
47.
(중국 관련) 정치 개혁 속에서도 당의 지도력을 잃지 않으려면 세 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 첫째, 당이 군을 장악한다. 둘째, 당이 공산당 간부를 장악한다. 셋째, 당이 언론을 장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