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여행기 3
하와이를 다녀온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다.
해수욕에 아주 푹빠져버려서
35도를 넘나드는 날이었음에도
집에 있기가 아주 좀이 쑤셨다.
4월쯤 영흥도를 갔던 기억이 좋았다.
기대도 안했던 십리포 해변과 산책로가
우리 마음에 아주 딱들었다.
그 때 기억이 좋아서 정말 뜬금없이
십리포로 해수욕가자는 결정이 내려졌다.
일요일 오전 8시였다.
애시당초 챙길 것도 많이 없었으므로
준비에 2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우리는 이런 바다를 기억했고 기대했다.
하지만 열심히 달려서 도착한 십리포는
우리 기억과는 아주 거리가 있었다.
분명 투명하고 푸르렀던 물이었는데 썰물과 맞물리면서...
흙탕물이 되어 있던 것.
심지어 미역이 둥둥 떠다니는...완전 미역 된장국 꼴이었다.
이걸 들어가야하나 말아야하나 내리쬐는 해 아래서
20분은 고민했다.
해는 높아지고... 모래는 뜨거워 지고...
심지어 썰물이 곧 막바지에 이를거라 지금 안들어가면
아무리멀리가도 발목까지밖에 안올거라는 노점 아줌마의 조언...선택지가 없지 않은가?
에잇 몰라 일단 들어가.
너의 선택은 빠르고 정확했다.
정말로 다섯 발자국 움직이면 미역이 걸리고
진흙이 일어 옷에 다 밸거같은 느낌이었지만
열심히 튜브타고 물장구치며 노니
또 별로 신경쓰이지 않았다.
그렇게 40분 빡세게 놀았을까?
이젠 정말 먼바다 나가지 않으면 물이 허벅지에도 닿지 않는 수준까지 오게된다.
1시간 넘게 달려와서 20분 고민하다 40분 놀고
다시 1시간 넘게 올라가게 생겼다.
하지만 일요일이니까. 봐주기로 했다.
우리는 몸에 붙은 미역을 떼면서
찰방거리는 해변을 걸어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