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6 하와이 할레아칼라

간단 여행기 4

by 호랑이아저씨

하와이는 참 할 말이 많은 곳이다.

앞으로 이 여행기를 계속 쓴다면 아마 20번은 더 나올 거다.

그만큼 인상깊은 곳이 많았고, 그만큼 많이 쏘다녔다는 의미다.


우리는 오하우(본섬과) 마우이를 방문했다.

하와이라는 이름도 멋있는데 마우이라는 이름은 더 멋지다.

더 뭔가 하와이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하와이 호놀룰루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마우이행 비행기를 탔다. 여기는 특이하게도 딱 정해진 시간에 타는 게 아니라

표가 있으면 그냥 앞에 있는 비행기를 탈 수 있는 구조다.


그래서 열심히 달려봤지만 탑승은 실패

한 40분 정도 더 기다려서 다음 비행기를 타고 마우이로 향한다.

정해진 좌석도 없다. 그냥 타면 된다.


마우이에 도착해서 가장 처음 한 일은 차를 빌리는 것

다음날 바로 할레아칼라 화산을 가야하기 때문이다.

애초에 마우이는 차가 없으면 이동이 너...무 어렵다.


운전은 어려운 게 없다. 널따란 도로가 쭉쭉 이게 아메리칸 스피릿이구나...


장을 보고, 하와이 공기를 느끼며 산책을 하고 다음날 아침을 준비한다.


할레아칼라 화산 정상까지는 차로 이동할 수 있다.

그렇다고해서 쉽다고는 안했다.

면허딴지 10년, 내 차가 생긴지 1년, 운전구력이 짧은 탓에

정신나간듯이 계속 이어지는 비탈길+급커브길에 정신이 혼미해진다.

올라갈 때마다 식생이 바뀌는 게 눈에 띈다.

해발 3000m, 지난 달에 다녀온 융프라우보다 1100m나 낮지만 밑에서 올라간 걸 생각하면

그 어느때보다 높은 높이를 이동했다고 봐야한다.


구름이 쫙 앞을 가리다가, 낮은 관목으로 바뀌곤 한다.

저 위로 이어진 길을 올려다보면 차들이 적당한 거리를 두고 줄지어 올라가고 있다.

저 멀리 붉은 바위 위에 새하얀 천문대가 꼭대기다.


그렇게 오르고 올라, 주차를하고 문을 열자마자 칼바람이 불어온다.

다른 데야 산이라도 주변에 더 있지... 여기는 마우이라는 섬 주변으로 태평양 밖에 없다.

바람이 부는 게 정상.

화산이 굳은지 아마 천년정도 밖에 되지 않은듯 거칠다

우리는 석양을 보러왔다.

그 어느때보다 맛있던 테이크아웃 누들과 라이스를 차 안에서 허겁지겁 먹고는

안챙겨왔으면 큰일날뻔한 패딩을 껴입고 석양스팟으로 향한다.


바람이 뒤에서 앞에서 부니 몸을 가눌 수 없다.

저 멀리는 정말 붉은 돌들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 밑으로는 구름이 다가렸다.


천문대 옆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서쪽을 바라본다.

우리도 바위틈에 몸을 숨기고 바람을 피하면서 서쪽을 바라본다.

한시간쯤 지났을까, 넘실대는 구름 밑으로 해가 들어간다.

안그래도 붉은 산이 더 붉게 변한다.


어떤 소원을 빌었는데 기억은 나지 않고

2025년 잘 보냈으니 아마 소원은 성취되었겠거니 싶다.

KakaoTalk_20260118_153519624.jpg 신혼여행이 2년만에 끝난 느낌, 구름 밑으로 해가 쏙 들어간다.

신혼여행으로 발리를 갔을 때 새벽에 바투르 화산 등산을 한 적이 있다.

일출이 정말 장관이었는데, 그것 말고는 사실 발리가 인상적이진 않았다.

하와이까지 날아와서 화산위에 자리잡고 석양을 보니

이제 신혼여행이 잘 마무리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3년 결혼식을 올리고 2025년까지 둘 사이에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불안했던 일들이 정말 많았고, 잘 이겨내서, 잘 마무리하게 된 것 같은 느낌


앞으로도 잘살아보지 뭐. 라는 마음을 갖고

내려올때는 내리막에 벌벌 떨면서 운전대를 잡았다.

내려오니 손에 땀이 흥건했다.

할레이칼라3.jpg 내려오는 길이 올라가는 길보다 더 무섭다 해까지 지면 보이는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