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공작일보

올해는 어떤 옷이 유행할까요?

개성이 제일 중요해요

by 보부장

중국에 살면서 가장 맘 편한 것 중 하나는 “아무도 내 옷차림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워낙 남의 일에 무관심하기로 유명한 중국 사람들인데요, 이러한 점은 패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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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겨울부터 한국에서는 뽀글뽀글 플리스 소재의 심플한 점퍼가 유행인 것 같았어요. 인터넷 광고에서도, 한국 TV 프로그램에서도 죄다 앙상한 두 다리 위로 과하게 부푼 뽀글뽀글 점퍼를 입은 사람들의 모습이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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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중국에서는 그다지 뽀글이 점퍼가 눈에 띄지 않습니다. (아, 한국인들이 많이 생활하는 상하이 한인촌에서는 물론, 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눈에 똭 띄는 패셔니스타들)


중국사람들은 쉽게 유행을 타지 않더라구요. 편리함과 내가 좋아하는 것이 옷차림의 가장 중요한 기준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제가 중국에서 근무하던 여성복 회사의 영업부에서는 여름 시즌마다 영업부에서 디자인실에 특별한 요청을 했지요.

다양한 프린트의 하늘하늘 날리는 원피스를 열 가지 이상 기획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패션과 유행에 가장 민감한 20-30 대 여성을 대상으로 하던 브랜드였기에 이런 요청은 당황스러웠습니다. 올해는 이런 원피스가 유행 아이템이 아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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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젊은 여성들은 살랑살랑바람에 날리는 시폰 소재로 만든, 관리도 편하기 여성스러운 실루엣의 원피스를 아주 좋아해서, 그런 류의 원피스 판매가 아주 좋았거든요. 영업부 입장에서는 잘 팔리는 옷을 만들어 달라고 하는 것이 당연한 요청이었지만, 트렌드의 중심에 서 있는 디자이너들은 유행에 관계없이 제품이 팔린다는 사실에 아주 괴로워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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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상하이 길거리에선 “내가 좋으면 그만” 콘셉트의 옷차림을 아주 쉽게 만나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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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중국 사람들의 특성상, 체형의 특수상황과 귀차니즘 성격 때문에 옷을 맛깔나게 챙겨 입지 못하는 저는 옷 챙겨 입기가 얼마나 편한지 모른답니다. 사시사철 길이와 두께만 다른 스트라이프 티셔츠에 청바지, 운 동화한 벌이면 준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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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특성상 유행에 민감한 때도 있었지만, 이젠 저도 올해의 트렌디 칼라가 무엇인지 히트 아이템이 어떤 스타일인지 잘 알지 못합니다.

최신 유행 아이템으로 멋지게 차려입은 한국 사람들을 보면 참 예뻐 보이기도 하지만 다들 똑같은 모습에, 좀 재미없기도 합니다.


하나같이 다른 개성을 가진 중국 사람들의 패션이 더 재미있긴 하답니다. 상대방을 깜짝 놀라게 할 정도만 아니라면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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