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이 쪼그라들만큼
쨍하니 하늘은 맑았지만
20년 만의 추위라는 어느 날 아침. 상상도 못할 추위였지요
0도 이하로 떨어지는 날이 별로 없는 상하이 겨울인데
영하 8도라니.
그래도 전동차를 포기할 순 없습니다.
추우면 사람들이 자가용을 더 타고 나올테니 길은 두배로 막힐 게 뻔하니까요.
웃겨 보이는 전동차용 담요까지 뒤집어 썼지만
추위를 막을 수는 없네요
오돌돌 떨며 아침에 꼭 들르는 싱바커(星巴克- 스타벅스의 중국말) 로 들어갔습니다.
따뜻한 라떼가 더욱 필요한 아침
어, 분명 큰 사이즈라고 얘기했는데,
컵이 유난히 작아보여 큰 컵이 맞냐고 확인합니다. 다시 보니 그란데 사이즈 컵이 맞네요.
평소 배불리 마시던 그란데 사이즈 컵이 부족해 보일만큼, 아마 제가 춥긴 엄청 추웠나봐요.
거의 매일 만나지만, 무뚝뚝해 보이던 직원의 말
"그란데 사이즈 맞아요. 날이 너무 추워 컵이 쪼그라 들었어요 :)"
하하하 위트 있는 직원의 말에 까르르 웃다보니 몸이 풀려버렸네요
얼굴도 꽁꽁 얼어 말을 하기도 힘들었는데. 역시 웃음의 힘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