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마저 그럴 줄 몰랐어!_ 죄책감 편

"무너진 밤, 그분이 다가오셨다."

by 치유 보드미

퇴근길 버스 안,

창밖에 비친 내 얼굴이 낯설다.

하루 종일 미간을 찌푸리고 살았다.

말투는 까칠했고, 마음은 예민했다.

그 사람에게 상처 주는 말을 내뱉은 건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끝까지 자존심을 꺾지 못했다.


버스 진동에 맞춰 머리가 흔들릴 때마다

내 안에서 누군가가 속삭였다.

“넌 왜 그렇게밖에 못 하니.”

그 말이 내 심장을 찍었다.

가슴이 답답해져서

하차 벨을 누르고 그냥 내렸다.


밤 공기가 차다.

가로등 아래에 멈춰 선 나는

길가에 떨어진 낙엽을 괜히 발끝으로 찼다.

“하나님, 또 실수했어요.

이번엔 정말 저 자신이 싫어요.”


기도하려 해도 목이 메었다.

‘이런 마음으로 무슨 믿음이야.’

‘너 같은 사람, 하나님도 지치셨을 거야.’

그 목소리는 내 생각이었을까,

아니면 어둠이 내게 속삭이는 조롱이었을까.


그때, 머릿속 어딘가에서 아주 조용하지만 확실한 말씀이 스쳤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막 2:17)


나는 걸음을 멈췄다.

길가에 세워진 상점 유리창에 비친 얼굴이 방금 전보다 조금 부드러워 보였다.


‘그래, 나 같은 사람을 부르신 거였지.’


잘해서가 아니라, 넘어져 있었기 때문에 그분이 다가오셨던 거였다. 버스 정류장 의자에 앉아 있던 내가

조용히 눈을 감았다.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후회가 소용돌이쳤지만, 그 위로 따뜻한 한 줄기 빛이 스며드는 것 같았다.


‘은혜’였다.


죄책감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그 위에 덮인 사랑이 더 강했다.


나는 가만히 속삭였다.

“하나님, 저를 이미 용서하셨죠?”

그리고 한참 동안, 스스로를 탓하지 않았다.


오늘은 그걸로 충분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그분의 용서는 내일이 아니라 지금이었으니까.


당신은 언제 가장 자신을 용서하기 힘들었나요?
그때, 하나님은 당신에게 어떤 말씀을 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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