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뽕 위의 설교’

짬뽕을 먹을 때도 집에선 오빠의 입술을 통해 말씀이 흐른다.

by 보드미


“믿음은 교회 안에서만 자라는 게 아니라,
짬뽕을 먹을 때도, 차가운 방바닥 위에서도 자란다.”

<식탁 위의 복음 >
“오늘 말씀 뭐였어?”

“종교로는 안 된다. 오직 그리스도만 된다.
유대인 얘기 쫙하시는데,
내가 이번 주 내내 그 생각만 하고 있었잖아.
근데 목사님이 그걸 딱 치시더라고.
내 머리 뇌리를 그냥 쾅하고 때리더라니까.”

오빠는 젓가락으로 짬뽕을 휘저으며 말했다.
“말씀 듣는데, 갑자기 네 얼굴이 떠올랐어.”

“내 얼굴이 왜?”

“처음 너 만났을 때,
그때 속으로 ‘이건 핵폭탄이다’ 했다.
근데 아니더라.
알고 보니 원자폭탄이었어.”

나는 피식 웃었다.
“그게 욕이야, 칭찬이야?”

“둘 다지.
너 같은 사람 옆에 두면 내 속이 다 드러나.
하나님이 나 갱신시키려고 붙이신 거 같아.
내 체질, 내 고집, 내 의… 다 튀어나와.
그럴 때마다 말씀으로 ‘쾅!’ 하고 한 대 치신다니까.”

나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오빠를 봤다.
“그래서 오빠가 요즘 더 까칠했구나.”

“까칠한 게 아니라 갱신 중이야.
진짜 하나님이 나한테 ‘너 이대로는 안 된다’ 하시는 거 같더라.
근데 그 과정이 꼭 폭탄 맞는 기분이야.
네가 그 폭탄이야, 알아?”

“그래도 그 폭탄, 하나님이 던지신 거네.”

“그렇지.
네 덕분에 내 종교가 다 터졌어.
나 이제 확실히 알겠다 —
복음은 교회 건물 안에서만 듣는 게 아니야.
지금 이 식탁 위에서도,
짬뽕 국물 먹으면서도, 하나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짬뽕 국물을 한 숟갈 뜨며 조용히 말했다.
“그래서 하나님이 나를 오빠 옆에 붙이신 걸 수도 있겠네.”

오빠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너 없었으면 나 아직도 내 종교 속에서 살았을 거야.”

짬뽕은 식어가고, 대화는 점점 더 뜨거워졌다.
예배보다, 설교보다,
이 식탁 위의 복음이 더 현실 같았다.

“하나님은 폭발을 막지 않으신다.
그 폭발을 통해 복음을 터뜨리신다.”

* 나의 속마음

그날 난 알았다.
오빠가 내게 화내고, 버거워하고,
때로는 나를 감당 못해 흔들리는 모든 순간들이
결국 하나님이 하시는 갱신이었다는 걸.

내가 폭탄이라면, 그건 파괴의 폭탄이 아니라
하나님이 터뜨리시는 은혜의 폭탄이었다.

그래서 나는 더는 서운하지 않았다.
하나님은 늘 폭발 속에서 나를 만드신다


“삶은 예배의 장소다.
짬뽕을 먹는 집에서도, 어디에서도, 하나님은 말씀하신다.”


#가족 #대화 #교회 #식탁 #식사

작가의 이전글짬뽕이 식기 전에 나눈 진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