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받지 못하는 몸:
오빠는 늘 현실적인 사람이다.
그는 데이터를 근거로 말한다.
약 시간, 수면 주기, 음식 섭취, 운동 패턴까지 —
모든 게 수치로 관리되어야 한다는 듯 말했다.
그의 말엔 틀린 게 없었다.
하지만 내 몸은, 그 계산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파킨슨을 앓은 지도 오래다.
때로는 약이 잘 들고, 때로는 전혀 듣지 않는다.
누워 있다가도 문득 손끝이 떨리고,
밥을 먹다 보면 갑자기 삼켜지지 않는다.
그때마다 나는 스스로를 다그친다.
‘이건 의지의 문제야. 네가 정신을 붙들면 괜찮아질 거야.’
하지만 몸은 그렇게 간단히 따라오지 않는다.
그날 오빠의 톡이 도착했다.
“너 판단 하나가 지금의 결과를 초래한 거야.”
단호하고, 냉정한 문장이었다.
그 아래에는 그가 얼마나 절제하며 살고 있는지,
내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그리고 ‘언제까지 이러고 살 거냐’는 문장이 이어져 있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너무 잔인했다.
그는 모른다.
내가 잠들기 전 몇 시간 동안 몸이 굳어
움직이지 못한 채 눈물 흘렸다는 걸.
그가 말하는 ‘습관’의 문제는
나에게는 ‘신경의 고장’이란 걸.
그래서 설명할 수가 없다.
설명해도, 결국엔 핑계로 들릴 테니까.
나는 노력 중이다.
하지만 그는 ‘노력의 흔적이 없다’고 말한다.
나는 버티는 중이다.
하지만 그는 ‘변화가 없다’고 말한다.
“내가 언제까지 너의 동역자가 아니라 쌍머슴으로 살아야 하냐.”
그 말이 마음을 찔렀다.
그의 피로도 이해된다.
나 역시 하루에도 몇 번씩 무너졌다가,
다시 일어나야 하니까.
하지만 몸의 고통은 설명으로 닿지 않는다.
신앙으로 버티는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하나님께만 중얼거렸다.
“하나님, 저를 오해하지 않게 해 주세요.
오빠의 눈에는 내가 멈춘 사람처럼 보여도,
주님은 제 심정을 아시잖아요.
여전히 싸우고 있다는 걸, 아시잖아요.”
이 싸움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하나님은 알고 계신다.
내가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는
그 순간순간의 진심을.
* 혹시 당신도 누군가의 오해 속에서
‘아니야, 난 아직 싸우고 있어’
라고 마음속으로 외쳤던 적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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